“목성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Welcome to jupiter).” 4일 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목성탐사선 주노(Juno)가 보내온 메시지를 받은 제트추진연구소(JPL) 연구진들 사이에서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왔다.
NASA는 5일 0시 2분(현지 시간) 트위터를 통해 우주탐사선 주노가 목성 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는 소식을 전 세계에 알렸다. 비밀에 싸여 있던 목성 내부구조를 밝힐 탐사가 시작된다는 신호탄이다.
주노는 제작과 발사에 1조 원이 넘게 투입된 초대형 사업이다. 2011년 8월 발사돼 장장 27억 km를 날아가 목성에 도착했다. 목성까지 거리가 워낙 멀어 주노는 2013년 지구의 중력도움(스윙바이)을 받아 목성까지 날아갈 수 있었다. NASA의 주노 프로젝트 책임자인 릭 나이바켄은 5일 오전 1시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주노가 목성 궤도에 진입한 경로는 너비가 10km 이내에 불과했다”며 “이걸 성공했다는 건 믿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감격했다.
현재 목성은 지구와 약 8억7000만 km 떨어져 있어 전파 신호가 도달하는 데 48분가량 걸린다. 이 때문에 주노는 목성 궤도에 진입할 때 NASA와의 통신 없이 내장 컴퓨터의 인공지능 기능으로 궤도 진입을 시도했다.
주노는 2003년 퇴역한 목성탐사선 ‘갈릴레오’ 이후 두 번째로 목성 궤도에 진입하는 탐사선이다. 주노는 갈릴레오보다 시야각이 훨씬 넓고 해상도가 높은 카메라를 장착하고 있고, 갈릴레오는 가지 못했던 목성의 극지방을 탐사한다.
주노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그동안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목성의 내부 구조를 밝히는 일이다. 과학자들은 목성 내부에 무겁고 단단한 핵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실제로 확인한 적은 없다. 주노 탐사를 통해 핵의 존재 여부와 조성 상태를 알면 목성의 탄생 원리를 밝힐 수 있다. 목성은 태양계 최초의 행성으로 추정되고 있어 목성의 생성 과정을 알면 다른 행성 또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영준 한국천문연구원 행성과학그룹장은 “목성의 내부 구조를 확인하면 행성 생성 과정을 둘러싼 여러 가설 중 어떤 것이 옳은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노는 앞으로 1년 8개월간 목성 주위를 37바퀴 돌며 가까이는 4200km까지 접근해 목성의 내부 구조를 탐사할 계획이다. 목성의 두꺼운 구름층을 뚫고 수백 km 속까지 관측이 가능한 장비를 탑재하고 있어 대기의 성분과 온도, 압력, 순환 등을 연구할 수 있다. 목성의 대적반(표면에 있는 소용돌이)과 띠, 그리고 띠 사이사이에 있는 수많은 작은 소용돌이 등이 목성 대기의 물리적 특성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밝힐 계획이다.
주노가 탐사 임무를 완수할 때 최대 걸림돌은 목성의 강한 방사능이다. 갈릴레오 탐사선도 목성의 강한 방사선 때문에 2002년 카메라가 고장 나 결국 탐사를 중단한 바 있다. 주노는 인류의 우주 탐사 역사상 태양전지만을 이용해 가장 멀리 날아간 탐사선이다. 이전까지는 2012년 인류 첫 혜성 탐사선 ‘로제타’가 세운 7억9200만 km가 최장 거리였는데 올 1월 주노가 그 기록을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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