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서 ‘글로벌 니코틴 포럼’… 담배연구 학자 등 500여 명 모여
전자담배 효과-부작용 관련 토론
지난달 17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글로벌 니코틴 포럼’에서는 담배를 연구하는 학자와 담배 제조사,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모여 전자담배의 효과와 부작용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지난달 17일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의 메리엇호텔 콘퍼런스홀에서는 ‘글로벌 니코틴 포럼(GNF)’이 열렸다. 전 세계에서 담배를 연구하는 학자, 시민단체 관계자, 담배 제조사 관계자 50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은 2박 3일간 진행된 포럼에서 기존 담배의 유해성과 그 대안으로 전자담배의 긍정적 효과를 주장했다.
스위스에서 온 모이라 질크라이스트 박사(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 연구개발실)는 “전자담배는 궐련담배와 비교했을 때 배출되는 유해물질이 5%에 불과하다”며 “만족도는 궐련담배와 흡사하기 때문에 금연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에서 온 닐 매키게이니 박사(영국 물질용도연구센터·CSUR)는 “전자담배의 위험성을 과대평가해 이를 규제한다면 사용자들은 더 해로운 궐련담배로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전자담배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안전성이나 금연효과에 대한 찬반양론이 충돌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폭발사고 위험이나 니코틴 앰폴의 안전성 문제 때문에 전자담배에 대한 여론이 부정적이다. 여기엔 제대로 검증이 안 된 중국산 전자담배의 난립이나 일부 중소업체에서 마구잡이로 만든 위험한 니코틴 농축액이 유통되는 탓도 있다.
반면 찬성하는 학자들은 “전자담배조차 피우지 않는 것이 건강엔 가장 좋지만, 모든 사람이 100% 금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궐련담배 흡연자들을 전자담배로 옮기도록 유도하는 것이 차선책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유해성 감소(Harm Reduction)’라는 개념을 내세운다. 전자담배가 기존 담배보다 건강에 덜 해롭기 때문에 이를 장려해야 한다는 뜻이다.
클라이브 베이츠 박사(영국 카운터팩추얼컨설팅)는 “담배의 가장 해로운 물질은 니코틴이 아니라 흡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타르 등 연소물”이라며 “태우지 않고 열로 덥히는 방식의 전자담배는 연소과정이 없어 유해성이 낮다”고 말했다.
한편 던힐을 생산하는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는 영국 남부 사우샘프턴에 있는 연구소에서 전자담배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연구소에서 만난 세라 쿠니 BAT 과학협업소통담당총괄은 “2013년부터 약 5억 파운드(약 7500억 원)를 연구에 투자하고 있다”며 “세포실험 등을 거쳤을 때 전자담배가 궐련담배보다 훨씬 해악이 적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관련 연구가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포럼에 참석한 문옥륜 서울대 보건대학원 명예교수는 “한국은 금연과 흡연 중 양자택일만 있을 뿐 심층적인 연구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전자담배의 효과나 유해성에 관한 실증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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