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궁경부암 백신과 관련하여 해외 부작용에 대한 근거 없는 낭설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공유되어 학부모들에게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그러나 백신의 경우에는 백신과 관련 없는 사례가 오인되어 예방접종을 기피하는 현상으로 이어진다면 그 결과는 심각한 질환의 발생 혹은 유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실제로 1970년대 일본에서는 백일해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되어 백일해 백신 접종률이 80%에서 1976년 10%까지 떨어졌다. 그 결과 1979년에는 백일해가 1만3000여 건 발병하고 41명의 영아가 사망하였다. 백신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예방접종 자체를 기’피하게 만들어 감염질환을 더 유행시킨 것이다.
질병관리본부 자궁경부암 백신 국가예방접종 사업은 선진국 도입 사례와 국내 자궁경부암 역학 및 예방의 필요성을 분석, 검토하여 내린 결과다.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하는 여성이 국내에서만 매년 900여 명에 이른다는 것을 생각하면 늦었지만 환영할 정책이다.
필자는 자궁경부암 백신을 포함한 다양한 백신의 예방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하고 접종해 온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로서 백신의 안전성을 의심하는 이들에게 자궁경부암 백신접종은 효과적으로 자궁경부암과 사람유두종바이러스로 인한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 강조하고 싶다.
국내에서 국가예방접종에 사용되는 자궁경부암 백신은 두 가지로, 백신에 포함된 유전형으로 인한 자궁경부상피 내 종양 또는 자궁경부상피 내 선암에 대한 효능은 98% 이상이며 그중 하나는 생식기 사마귀에 대한 효능이 100%에 가깝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의 백신 안전성 글로벌 자문위원회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접종된 2억 원 이상의 사례를 확인하여 백신이 효과적이고 안전하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WHO 백신 안전성 글로벌 자문위원회에서는 불충분한 근거를 바탕으로 안전하고 효과적인 예방접종을 기피하는 것은 백신을 통해 예방 가능한 사람유두종바이러스 감염을 젊은 여성들에게 노출시킴으로써 오히려 질병이 발생할 수 있는 위해를 끼치는 일이라고 우려를 표명하였다.
세계 각국 보건기관이 과학적 검증을 통해 내린 결정은 외면하면서 ‘카더라 통신’을 따르며 접종을 기피하는 행태가 현명한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보다 먼저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국가예방접종으로 도입한 국가에서는 질병 예방 효과가 꾸준히 입증되고 있다. 호주와 미국에서는 자궁경부암 백신을 국가예방접종으로 도입한 이후 접종을 완료한 여학생에서 자궁경부 전암 발병률 감소 효과와 백신에 포함된 바이러스 유형 감소 효과가 나타났다.
자궁경부암과 같은 치명적인 감염질환으로부터 소중한 우리 딸들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세계적으로 65개국에서 국가예방접종으로 도입하고 2억 건 이상 접종되었다는 입증된 사실을 신뢰할지, 확인되지 않은 루머만을 믿고 불안해할지, 현명한 부모들이 전문의와 상의해 슬기로운 선택으로 자녀의 건강한 미래를 지켜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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