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지개발로 철거 위기에 놓인 경기도 하남시 구산성당을 원형 그대로 이전해 보존하기 위한 '구산성당 원형보존 실행위원회(이하 위원회)'가 발족됐다. 이 위원회에는 구산성당 신자, 시민, 학자들이 참여하고 민간 공익재단 엔씨소프트문화재단이 후원하고 있다. 이전 예정일은 10월 초다.
위원회는 2일 "구산성당을 통째로 들어 이전하는 원형보존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밝히고, 특별 홈페이지를 일반에 공개했다.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구산성당을 힘을 모아 구하자는 의미의 'save our gusan'을 주소로 하는 이 홈페이지는 구산성당이 걸어온 길, 원형보존 프로젝트, 기부후원과 공감 댓글 등으로 구성됐다.
구산성당 원형보존프로젝트 홈페이지에 따르면, 구산성당이 위치한 경기도 하남시 미사지구에 대규모 택지개발 사업이 추진되면서 2001년 향토유적으로 지정된 구산성지는 보존 결정이 났지만, 구산성당은 보상철거되는 것으로 결정이 났다. 하지만 철거 일이 다가오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져 갔고 역사적 의미와 종교적 가치를 후손에게 물려줘야 한다는 울림으로 발전해 구산성당을 원형 그대로 이전해 보존하자는 결정이 난 것이다.
구산성당을 원형 그대로 이전해 보존하자는 결정이 나면서 풀어야 할 과제도 생겼다. 우선 성당 건물 원형이전에 필요한 최소 비용 3억 8천 5백만 원은 모금 활동으로 충당해야 한다. 또한 목조가 아닌 시멘트 벽돌 건물을 원형 이전하기는 국내에선 이번이 처음이어서 기술적 난관도 남아 있다.
김봉기 구산성당 주임 신부는 "지금 우리시대는 경제논리가 늘 우선이다 보니, 환경이나 역사와 문화적 가치가 외면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180년 전 자발적 신앙 모임에서 출발해 마을 주민들이 직접 돌을 날라 60년전 완성한 구산성당은 종교적 역사적 가치를 모두 담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기 구산성당 신자 대표는 "철거 예정 일이 얼마 남지 않아 이전 비용은 모금을 통해 충당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으로 이전 작업을 시작했다"면서 "많은 시민들의 관심과 후원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에 살고 있는 한 시민은 성당이 철거될 수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100만원을 보내왔고 홈페이지에는 종교를 떠나 우리 선조들의 문화유산으로 구산성당이 잘 보존되기를 기원한다는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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