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이 뜨긴 했나 보다. 각 분야의 후속 논의가 뜨겁다. 인공지능 시대의 교육에 대한 담론도 분출 중이다. 창의성과 상상력의 중요함에 누가 토를 달까만, 무엇을 어떻게 고칠지는 백가쟁명 중이다. 서술식 평가 확대와 코딩 교육이 나오더니, 입시에서도 수시의 확대인지 수능으로의 회귀인지 주장이 엇갈린다.
많은 이들이 수학 교육을 지식 전수 과정으로 오해한다. 그런 거 인공지능이 더 잘한다고? 미래에 안 쓸 거라고? 이건 생각연습인데. 배우고 나서 잊어도 뭐가 문제랴. 아이들은 세상의 다양한 문제에 접근하는 생각의 힘을 얻어 나간다. 일상을 벗어난 ‘멍 때리기’만으로 없던 창의성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진 않는다. 빈약한 콘텐츠에 기반해서는 토론식 수업과 자기주도 학습으로도 뻔한 생각의 틀을 벗어나기 힘들다.
우리가 갈라파고스가 아니니 선진국의 변화 방향에서 뭔가 보이려나 했는데, 엉뚱하게도 후발국의 사례가 눈에 들어왔다. 얼마 전 참석한 베를린의 학회에서 8명의 수학자와 건축가 및 과학 큐레이터로 구성된 우루과이 팀을 만났다. 유일한 건축가는 수학자와의 흔치 않은 협업 사례를 소개하는 발표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팀장 격인 여성 수학자는 공립학교 학생 전원에게 노트북 컴퓨터를 무상 지급하는 우루과이의 교육 실험을 소개했다. 매사추세츠공대(MIT) 니컬러스 네그로폰테 교수의 저가 디자인에 기반을 둔 모델이지만, 한 국가의 모든 공립학교 학생들에게 노트북을 배포하는 발상이라니. 아이들은 초등학교 입학할 때 도시락 모양의 단단한 노트북을 지급받아서 함께 6년을 보낸다. 유년기 기억이 얼마나 강렬한가. 아이가 성년이 되어 회상할 때 분명히 등장할 만한 소품이다.
급격한 교육환경의 변화를 교과과정에 녹여내는 일이 간단할 리가 없다. 교사들은 이게 웬 봉변인가. 교육의 세대 차이가 큰 시대라서 기계치 교사가 많을 수밖에 없는데, 컴퓨터를 들고 나타나는 제자들을 맞으며 당혹스러워할 교사들을 연상해 보라. 그럼에도 10년이 안 된 이 프로그램의 효과는 선명하다. 당장 구글 소프트웨어 챌린지에서 우루과이 학생들의 프로그래밍 실력과 활약이 대단하다.
새로운 교육환경을 수학교육에 활용하는 실험도 시도되고 있다. 수학 개념의 시각화 및 체험을 가능하게 해주는 이매지너리 프로그램을 전국 모든 아이의 노트북에 깔았다. 방정식을 즉시 그림으로 표현해서 해를 구하는 과정을 눈으로 이해시킨다. 기하학적 모양을 소리로 표현해서 수학적 방식으로 노래를 만들게 한다. 말 그대로 ‘보고 듣는’ 수학이다.
이런 방식이 새로운 건 아니고,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국가 공교육 시스템의 한 부분으로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하고 활용하다니. 모든 학생에게 이런 체험 방식의 교육을 시도하는 것도 용감하고. 전통적인 수학 교육에 비해 새로운 방식이 모든 아이들에게 효과적이라는 증거는 아직 없다. 하지만 상당수의 아이들에게 흥미를 유지하게 하는 효과는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부모들은 자신이 평생 본 적도 없는 컴퓨터를 매일 들고 다니는 자식이 자기와는 다른 인생을 살 거라고 믿는다. 교육에 적극적이지 않던 전통적인 삶의 방식도 바뀔 수밖에. 이 아이들 중에서 미래의 과학자와 기술자가 나올 것이다. 일상을 기록하는 연습에서 시작하여 수준 높은 문학작품을 창조해내는 작가도 나올 것이다. 베를린에서 우루과이 건축가가 소개했듯이, 기하학적 방식으로 아름다운 조형물을 설계해 내는 디자이너와 건축가도 출현할 것이다.
100년의 큰 계획을 그리고 있는 후발국 우루과이의 교육 실험은, 어쩌면 나라의 미래에 대한 자신감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성공한 것 아닐까. 우루과이보다 경제 사정이 훨씬 좋은 우리나라에서 이런 교육 실험을 못 할 이유는 전혀 없다. 최근에 시작된 코딩 교육과 연계해 수학을 흥미롭게 가르치는 방식으로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하고 활용해 보면 어떨까. 실험과 체험은 수학에서도 통한다.
댓글 4
추천 많은 댓글
2016-08-06 06:06:11
교육 문제를 논할 처지가 아닌 사람이 교육관련 글을 쓴 걸 보고 아침부터 로그인을 했다. 이 글을 보니 박형주 교수는 신문 아니라 아파트 엘리베이터 벽보 쓸 국어실력도 안 된다. 정말 첨삭지도를 해 주고 싶은 욕망이 불끈 솟게 만드는 글이다. 학자 맞는지?
2016-08-06 21:59:30
내가 이해하기로 없는데서 어느날 하늘에서 뚝 창의성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거지. 생각교육이라는 것을 통해 창의성을 발휘한다면 수학은 가장 좋은 생각교육의 틀을 제공하는다는 취지의 글이겠다.
2016-08-06 06:08:52
많은 이들이 수학 교육을 지식 전수 과정으로 오해한다. 그런 거 인공지능이 더 잘한다고? 미래에 안 쓸 거라고? 이건 생각연습인데. 배우고 나서 잊어도 뭐가 문제랴. 아이들은 세상의 다양한 문제에 접근하는 생각의 힘을 얻어 나간다. --> 전형적 횡설수설이다 논리실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