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99%를 위한 그래픽카드, AMD 라데온 RX 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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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8월 17일 11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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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매니아 중에는 그래픽카드 욕심이 많은 경우가 제법 있다. 그래픽카드 업그레이드는 체감 성능의 향상 정도가 크기 때문이다. 몇몇 최신 게임은 최소 40~50만원대 이상의 고가 그래픽카드가 없으면 제대로 플레이가 힘든 경우도 있다.

하지만 생각을 해보자. 시중에서 서비스 되고 있는 전체 게임 중, 1%도 되지 않는 저런 일부 게임을 즐기기 위해 많은 비용을 투자하는 건 아무래도 효율이 좋지 않다. 사실 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랑 받는 건 리그오브레전드(LOL)이나 스타크래프트2, 오버워치와 같은 대중적인 온라인 게임들이다. 이런 게임들은 e스포츠의 주요 종목이기도 하며, 10~20만원 사이의 그래픽카드만 있어도 아주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하다.

XFX 라데온 RX 460 (출처=IT동아)
XFX 라데온 RX 460 (출처=IT동아)


AMD에서 새로 발표한 라데온 RX 460은 이런 시장을 노리고 있다. 메모리 2GB 버전 109달러, 4GB 버전 139달러에 출시된 이 제품은 2016년 8월 현재 국내 시장에서 10만원대 중반에 팔리고 있다. 1%가 아닌 99%의 소비자를 위해 나왔다고 하는 이 제품의 면모를 살펴보자.

10만원대 제품이지만 최신기술 다수 적용

라데온 RX 400 시리즈(코드명 폴라리스)는 4세대 GCN(Graphics Core Next) 아키텍처(기반기술), 그리고 기존의 28nm 공정보다 훨씬 정교해진 14nm 제조 공정을 작용했다는 점이다. 공정이 미세화되면 성능과 소비전력, 발열 등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AMD는 라데온 RX 460의 TDP(열설계전력)은 75W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상위 제품인 라데온 RX 470(120W) 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고 경쟁 제품이라고 할 수 있는 엔비디아의 지포스 GTX 950(90W) 보다도 저전력이다. 때문에 AMD 레퍼런스 규격 제품은 아예 보조전원 포트가 없었다. 하지만 시중에 출시된 각 제조사의 RX 460 중에는 오버클러킹이 된 제품이 많은 탓인지 보조전원 포트를 추가한 제품이 상당수다. 리뷰에 이용한 XFX의 제품도 6핀 전원 커넥터 1개가 달려있다. 이 정도면 시중에서 널리 쓰는 정격 400~500W 수준의 일반적인 파워서플라이로도 무리없이 구동 가능할 것이다.

AMD 레퍼런스 규격의 사양 (출처=AMD)
AMD 레퍼런스 규격의 사양 (출처=AMD)


라데온 RX 460은 10만원대 제품이지만, 최신 아키텍처가 적용된 제품이라 상위 제품인 라데온 RX 470/480과 마찬가지로 다이렉트X 12(DirectX 12)나 벌칸(Vulkan)과 같은 최신 기술을 다수 지원한다. 물론 라데온 RX 460의 주 용도인 대중적인 온라인 게임들은 대부분 다이렉트X9나 10과 같은 기존 기술 기반으로 구동되기 때문에 이런 최신 기술을 적극 이용할 기회는 별로 없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하위 모델에도 미래지향적인 기술을 적용한 것 자체는 두 손 들고 환영할 일이다.

의외로 큰 크기? 제조사마다 차이 있어

라데온 RX 460는 본래 그다지 큰 그래픽카드가 아니었다. 이달 초 AMD에서 공개한 레퍼런스(표준규격) 제품의 경우, 제품 길이가 15cm 정도에 불과했으나, 현재 시중에 판매 중인 각 제조사의 라데온 RX 460 중에는 길이가 20cm에 달하는 것도 많다. 이번 리뷰에 이용한 XFX 제조의 제품 역시 길이가 20cm 정도다. 하지만 쿨러 길이기 길 뿐이지 기판 자체는 17cm 정도다. 오버클러킹에 대비해 냉각성능 및 정숙성을 강화하기 위한 설계다.

XFX 제품의 뒷면 (출처=IT동아)
XFX 제품의 뒷면 (출처=IT동아)


리뷰에 이용한 XFX의 제품은 디스플레이포트(DP)와 HDMI, 그리고 DVI를 각각 1개씩 갖추고 있다. 탑재된 DP는 1.4 HDMI는 2.0 버전이므로 60Hz 주사율(1초당 화면 전환 수)로 부드럽게 구동하는 4K UHD(3840x2160)급 초고해상도 콘텐츠도 표시가 가능하다. 물론 라데온 RX 460의 성능으로는 게임까지 4K UHD 해상도로 원활하게 즐기기가 쉽지 않겠지만, 2D 콘텐츠나 동영상이라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

GPU-Z로 살펴본 XFX 라데온 RX 460 (출처=IT동아)
GPU-Z로 살펴본 XFX 라데온 RX 460 (출처=IT동아)


AMD 레퍼런스 규격의 라데온 RX 460은 14개의 연산 유닛을 가지고 기본 1090MHz, 최대(부스트 모드) 1200MHz로 구동하는 GPU 외에 7000MHz로 구동하는 2GB 혹은 4GB 용량의 GDDR5 메모리(128bit)를 탑재하고 있다. 리뷰에 이용한 XFX 제품은 레퍼런스 규격과 대동소이 하지만 최대 GPU 클럭이 1220MHz로 약간 오버클러킹 된 상태로 출고되는 4GB 메모리 제품이다.

출력 인터페이스 구성 (출처=IT동아)
출력 인터페이스 구성 (출처=IT동아)


지포스 GTX 950과의 성능 비교


제품의 대략을 살펴봤으니 다음은 직접 성능을 체험해 볼 차례다. 테스트 시스템은 인텔 코어 i7-6700K(스카이레이크) CPU에 아벡시아 DDR4 LED 메모리 16GB(4 x 4GB) 기반의 윈도우10 64비트 PC다. 라데온 RX 460(4GB)의 비교 대상은 조텍에서 제조한 엔비디아 지포스 GTX 950(2GB)이다. 2016년 8월 현재 인터넷 최저가 기준, 라데온 RX 460(4GB)는 16만 9,000원, 지포스 GTX 950(2GB)는 18만 6,000원에 팔리고 있다.

테스트 시스템과 지포스 GTX 950 (출처=IT동아)
테스트 시스템과 지포스 GTX 950 (출처=IT동아)


라데온 RX 460 4GB 버전이 지포스 GTX 950(2GB) 보다 2만원 정도 더 저렴하며, 라데온 RX 460 2GB 버전이라면 이보다도 2만 원 정도 더 싸게 살 수 있다. 가격이 더 높은 지포스 GTX 950이 좀 더 나은 성능을 내긴 하겠지만 그 차이가 어느 정도인지가 관건이다.

3DMark 벤치마크

우선 시스템의 전반적인 3D 그래픽 성능을 측정해 점수를 매기는 3DMark 벤치마크를 구동, 가장 일반적인 테스트 모드인 Fire Strike, 그리고 최신 기술인 다이렉트X12가 적용된 Time Spy 모드를 이용해 이용해 성능을 가늠해봤다.

3DMark 벤치마크 (출처=IT동아)
3DMark 벤치마크 (출처=IT동아)


테스트 결과, Fire Strike 모드에서 라데온 RX 460은 지포스 GTX 950에 비해 10% 정도 낮은 점수를 기록했지만 다이렉트X12 기반의 테스트인 Time Spy 모드에선 거의 비슷했다. 당장 쓸 수 있는 능력보다는 잠재적인 능력이 좋다고 해석할 수도 있겠다.

게임 구동 테스트


벤치마크 결과와 실제 게임 구동 결과는 다를 수도 있다. 몇 가지 게임을 직접 구동해 보며 성능을 가늠해 봤다. 이번 테스트에서 이용한 모든 게임은 화면 해상도를 1920 x 1080으로, 그래픽 품질을 '최상'으로 높이고 구동(수직동기화 기능은 해제) 했다. 화면 해상도나 그래픽 품질을 낮추면 초당 프레임은 더 올라가지만, 테스트를 위해 이런 설정을 했다. 초당 프레임의 평균이 30 프레임 전후라면 불편 없이 게임 플레이가 가능한 수준, 60 프레임 이상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쾌적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LOL 테스트 (출처=IT동아)
LOL 테스트 (출처=IT동아)


우선 꾸준한 인기 게임인 '리그오브레전드(LOL)'을 구동해봤다. 3:3으로 20여분 정도 플레이해보며 평균 프레임을 측정해보니 라데온 RX 460과 지포스 GTX 950은 거의 비슷한 수준의 성능을 냈다. 다만, 장면 상황이 바뀔 때 프레임의 변동폭은 지포스 GTX 950이 좀더 적었다.

스타크래프트2 테스트 (출처=IT동아)
스타크래프트2 테스트 (출처=IT동아)


예전만은 못하지만 아직도 e스포츠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스타크래프트2’도 구동해봤다. 특정 경기 상황을 담은 리플레이 파일을 이용, 한창 전투가 진행되고 있는 완전히 동일한 상황에서 측정되는 구간의 프레임을 확인했다. 측정 결과, 지포스 GTX 950이 라데온 RX 460 대비 확연하게 높은 프레임을 기록했다. 물론 라데온 RX 460도 쾌적한 플레이 자체는 가능하다.

오버워치 테스트 (출처=IT동아)
오버워치 테스트 (출처=IT동아)


최고의 인기 게임인 ‘오버워치’도 플레이해봤다. 20여분 정도 대전을 이어가며 평균적인 프레임을 측정해봤다. 측정 결과, 라데온 RX 460는 지포스 GTX 950에 비해 약간 낮은 프레임을 기록했다. 블리자드에서 개발한 게임에서 라데온 시리즈가 최적화가 덜 된 것은 아닌가 의심해 볼 만 하다.

검은사막 테스트 (출처=IT동아)
검은사막 테스트 (출처=IT동아)


온라인 RPG 중에서도 제법 높은 사양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진 ‘검은사막’도 플레이해봤다. 마을과 필드를 오가며 20여분 정도 플레이하며 평균 프레임을 측정해보니 이번에도 라데온 RX 460이 지포스 GTX 950에 비해 10% 정도 낮은 성능을 발휘했다.

AOS테스트 (출처=IT동아)
AOS테스트 (출처=IT동아)


마지막으로 테스트해본 게임은 다이렉트X12를 온전하게 지원하는 '애쉬스 오브 더 싱귤러리티(Ashes of the Singularity)’다. 게임 내에서 제공하는 벤치마크 기능을 이용, 성능을 측정했는데 지금까지의 결과와는 다르게 라데온 RX 460이 지포스 GTX 950보다 확실히 높은 성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다이렉트X12 지원 게임이 그다지 없는 것이 AMD 입장에선 아쉬울 것이다.

시스템 소비전력 비교

소비전력은 어떨까? 시스템 전체의 소비전력을 실시간으로 표시하는 파워서플라이를 이용, 3DMark 구동 시 가장 높은 부하가 걸리는 구간에서의 수치를 기록해봤다.

소비전력 측정 (출처=IT동아)
소비전력 측정 (출처=IT동아)


측정 결과, 라데온 RX 460이 지포스 GTX 950에 비해 한층 적은 전력을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층 정교해진 14nm 미세공정을 도입한 성과라고 할 만 하다.

쓸 만은 하고 잠재력도 있지만…


10~20만원 사이 그래픽카드 시장은 주목도가 그다지 높지는 않지만, 판매량 자체는 대단히 많다. 최소한의 투자로 게이밍이 가능한 PC를 꾸리고자 하는 알뜰파 소비자가 이런 제품을 많이 찾으며, PC방에서도 일부 수요가 있다. 지포스 GTX 950이 거의 지배하고 있던 이 시장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것 자체로도 라데온 RX 460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

특히 최신 기술인 다이렉트X12 기반 콘텐츠에서 좋은 성능을 발휘한다는 것은 대단히 인상적이다. 다만, 기존 기술 기반으로 개발된 콘텐츠에서의 성능이 기대를 뛰어넘는 수준은 아니라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라데온 RX 460은 돈 값은 하는 제품이지만, 시장의 판도를 뒤집기 위해선 좀 더 강력한 '한 방'이 필요할 것 같다.

동아닷컴 IT전문 김영우 기자 peng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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