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조조전]은 같은 하나의 게임을 두고도 게이머의 평가가 엇갈리는 것처럼 조영준 기자와 조광민 기자가 서로 다른 시각으로 접근해 설전을 펼치는 코너입니다. 코너의 특징 상 일부 비표준어와 문어에 어울리지 않는 표기가 나올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방대한 우주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탐험하는 재미로 무장한 게임 ‘노맨즈스카이’가 지난 9일 한국어 버전으로 국내에도 정식 발매됐다. 영국의 인디 게임 개발사 헬로게임즈가 개발한 이 게임은 출시에 앞서 거대한 은하계에서 1800경 개에 달하는 방대한 행성을 탐험하는 재미와 우주에서 펼쳐지는 전투 등 거대한 우주의 스케일을 담아낸 콘텐츠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되며, 많은 게이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실제로 게임이 출시된 이후에는 대표적인 PC 게임 유통 플랫폼인 스팀에서 동시 접속자 수 21만 명을 기록하는 등 초반에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개발사인 헬로게임즈의 말 바꾸기, 스케일에 비해 턱 없이 부족한 콘텐츠, 단순 반복이 전부인 게임 방식 등 여러 문제로 많은 게이머에게 혹평을 듣고 있다.
조광민: 이야. 8월 말이면, 아침 저녁으로는 어느 정도 시원해야 되는데 아직도 너무 더워. 아직도 출근할 때마다 육수를 한 2리터씩은 흘린다니까.
조영준: 진짜, 내가 머리털 나고 이렇게 더운 여름은 처음인 것 같다. 내 기억에 1994년인가? 그때도 엄청 더웠는 데 지금은 그때랑 비교도 안되게 더워, 지금은 집에 에어컨도 있는데 덥다니까? 물론 에어컨은 고오급 장식 품이니까 말이지. 허허허
조광민: 더워서 나온 이야기 인데 말이지. 님 노맨즈스카이 해봤지?
조영준: 노잼스스카이.... 노오~재엠~스으~스카아~이이!!!!
조광민: 해봤구나.
조영준: ㅇㅇ 희대의 통수게임이자 노잼의 표본.다시는 나와선 안되는 희대의 낚시 게임!!! 난 이런 게임을 바라고 산게 아니라고!!!!
조광민: 그렇게 심한 정도 인가? 난 그래도 나름 재미 요소가 보이긴 하던데?
조영준: 님. 세상의 그 어떤 게임도 재미가 없게 나오지 않아요. PS3용 희대의 초 울트라 명작 ‘지아이조도’ 세 시간만 해봐 재미요소 찾을 수 있을 걸. 근데 더운거랑 노맨즈스카이랑 뭔 상관이야?
조영준: 어디서 개수작이야. 이거 기자 생활 하더니 아주 못된 거만 배웠어? 그리고 그게 어디를 봐서 자연스러워 차라리 DOAX3를 하자고 해야지. DOAX3는 흔들거리는 재미라도 있지! 그래도 뭐 둘다 망겜이라는 것은 똑같네.
조광민: 그럼 자연스럽게 오늘 조조전 주제는 노맨즈스카이로 왔네.
조영준: 아니 이게 어디가 자연스러워. 여튼 하기로 했으니 이야기 좀 해봄세. 이 게임에 어디가 재밌다는거임? 도대체? 썰좀 풀어봐요.
조광민: 평범한 30대 직딩임. 출근을 위해서 오늘도 지하철에 몸을 실었는데 눈 앞에 평소 꿈 꾸던 이상형이 있는 거랄까?.
조영준: 아니. 누가 그런 썰 풀으래? 그런거 말고 노맨즈스카이가 뭐가 재미있었는지 좀 얘기해봐.
조광민: 아 미안 더워서 미쳤나봐. 게임에 대해서 천천히 이야기를 해보자고. 뭐가 그렇게 급한가? 우주급 스케일 게임이라 할 이야기가 많다네 친구.
조영준: 자꾸 말 돌리지 말고 이야기를 하라니깐. 그래 답답하니 내가 먼저 시작한다. 난 노맨즈스카이를 PC로 했어. 그리고 게임을 켜자 마자 내 눈이 이상한가보다 하고 눈만 꿈뻑꿈뻑 감았다 떴다 했다니까? 이게 2016년에 나온 게임인가? 내가 지금 닌텐도 위로 게임을 하고 있는건가?라는 생각이 들더라니까. 게다가 최적화는 얼마나 개판인지 그래픽카드 제조사들이 급하게 드라이버 업데이트 해줘서 그나마 할 수 있게 됐어.
조광민: 이야. 1800경 개 행성이 등장하는 게임에서 무슨 그래픽 타령이야. 이 정도 수준의 오픈월드는 구현된 적이 없고 스케일이 어마어마하니 그래픽이야 일부 포기하는 것 어쩔 수 없지. 생각해봐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게임도 '위 스포츠'야. 그게 그래픽 때문에 성공했나? 그건 아니자너.
조영준: 그래 스케일을 고려했을 때 그래픽 구린거는 그냥 넘어가자고. 근데 그래픽 안좋은 것만 문제가 아니야. 님은 PS4로 게임 했다며. PC는 그나마 FOV 값을 조절할 수는 있더라. PS4 버전은 스샷만 봐도 답답하더라. 게임이 답답한 게임이라고 시야도 그렇게 설정했나봐.
조광민: 와 그부분은 나도 인정. 게임 하는데 되게 답답하더라고.
조영준: 그래 그래픽 자체도 안좋고, 색감도 어딘가 이상해서 비호감인데 시야까지 갑갑하니 아주 죽을 맛이야 게임 하는 내내. 그리고 그래픽만 안좋고 다른 게임성이 아주 훌륭하면 말을 안하겠어. 그래픽은 게임의 다양한 재미 요소 중 하나니까. 근데 이 게임은 죄다 마음에 안들어.
조광민: 뭐가 그렇게 마음에 안들어? 나는 탐험하는 거 재미있던데. 1800경 개에 달하는 행성이 함수 값에 의해서 각기 다른 독특한 생태계를 구축하고, 다른 모습으로 구현돼서 다음 행성으로 넘어가고 우주를 누비는 재미는 있더라. 그리고 처음으로 발견한 행성이나 발견물 등에 이름도 붙일 수 있고. 나는 내가 발견한 것마다 죄다 영어로 ‘조’라고 이름을 붙였지.
조영준: 1800경 개 그것도 개발사가 주장하는거고, 세 볼 수가 없어서 증명은 힘든데. 뭐 진짜로 1800경 개 있다고 치자. 근데 나는 이 게임 하면서 행성 5개만 가보니까 벌써 질리더라.
조광민: 왜? 나름 재미있는 부분은 있지 않음? 행성 마다 달라서? 위성을 가진 행성도 있고, 살고 있는 동물도 조금씩 다르고, 채취할 수 있는 자원 모습도 다르고, 또 어디는 방사능도 있더라. 난 이 게임 하면서 탄소가 이렇게 중요한 물질인 줄 처음 알았어. 탐험하는 재미는 있다니까?
조영준: 그거 진심임? 내가 느낀건 이 게임 1800경 개의 행성이 존재한다고 하는데. 결국 그냥 몇 개 빼고는 다 똑같은거 같아. 행성이 그냥 겉보기에 만 다르고 행성에서 할 수 있는 것 그냥 똑같더라. 그냥 탄소 채취하고, 철 채취하고 하다가. 우주로 나가면 우주에서도 자원 채취하고, 점점 고급 자원을 채취하면서 우주선도 사고하는게 게임의 전부로 보여.
조광민: 우와 씨. 게임 정확하게 봤네. 그게 노맨즈스카이가 주는 재미 아님? 점점 고급 자원을 채취하면서 다른 행성으로 넘어가고, 또 탐험하고, 발견물에 이름 붙이고 이런게 탐험이 주는 재미가 아니겠음? 이게 노맨즈스카이 재미요소고.
조영준: 근데 그 과정을 재미있다고 느끼는 사람이 진자 광민씨처럼 많을까? 내가 봤을 때는 많지 않아. 그냥 복붙한 동식물에 자원, 그리고 색만 다른 행성에서 그저 SCV처럼 자원만 채집하는 하는게 무슨 재미가 있어. 이 과정이 재밌으면 몬스터 한 마리 잡으면 경험치 1주고, 레벨업하는데 경험치 2만은 필요한 노다가 RPG도 재밌게 할 걸? 어후 생각만해도 토나오네.
조광민: 에이 뭐 그 정도까진 아니지 그래도.
조영준: 아니 그리고 우주에 나가면 뭐가 다른가? 게임 시작할 때 불시착한 행성에서 우주선 고쳐서 우주로 나갈 때 잠깐 희열은 있었는데 결국 똑 같은 것의 반복이 전부이다 보니까. 우주도 별볼일 없었다는 것을 깨닫고 나면 한숨만 나오더라. 마치 300개 메뉴가 있다는 뷔페에 갔는데 300개 메뉴가 죄다 김치로 만들어진 것을 깨달은 기분이랄까? 이런 거지 갓 담근 김치, 적당히 익은 김치, 조금 신김치, 묵은지, 물에 씻은 김치, 볶은 김치, 돼지고기 넣고 볶은 김치, 참치 넣고 볶은 김치 등만 300개 있는거야. 이러니 안 답답한가.
조광민: 음. 그래도 나는 노맨즈스카이가 더 나아 질거라고 생각해. 물론 기대에 못미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은 맞아. 그래도 탐험이 주는 기본적인 재미는 있어. 어떤 행성을 가면 어떤 환경이 펼쳐져 있을까? 또 어떤 자원을 얻어서 장비를 업그레이드하고 못가던 곳에도 가보고 하는 그런 재미들 말이지.
조영준: 근데 그게. 잘 나왔어야 말이지. 계속 말하지만 이건 대부분의 행성이 복붙 수준이야. 애초에 게임 용량이 그나마 PS4 버전이 6기가 조금 넘고, PC판은 그거 절반도 안되는 수준이야. 함수 값으로 랜덤하게 행성을 만들어내도 한계가 명백한 복붙이 나오게 되어있어 게임이. 또 이것만 문제인가? 전투 해봤어? 전투.
조광민: 전투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사실 나도 탐험 영역을 제외한 다른 부분은 후한 점수를 주기가 어렵더라. 행성에서 펼쳐지는 전투는 거대한 놈이건 조그마한 놈이건 패턴이 아주 단순해서 밋밋하고, 센티넬은 왜 있는지도 모르겠는데 자원 막 캐면서 환경을 파괴하면 짜증나게 괴롭히더라.
조영준: 님도 잘아네 전투 답 없는거. 근데 더 큰 문제는 뭔 줄 알아? 이 개발사가 사기 수준으로 게임을 출시 했다는 거야. 처음에는 트레일러 보면 대규모 함대전 같은 것도 있는데, 실제 게임에는 이런거 코빼기도 안보이더라. 이거 사기 아님? ‘헤일로5’ 대 우주 대영웅 마스터 치프 분량 적다고, 숨막히는 추격전 이거 과대 광고라고 게이머들이 울분을 토했는데. 노맨즈스카이는 그냥 사기 수준이야. 소송이라도 걸어야 돼.
조광민: 그래 물론 나도 전투가 게임의 가치를 더욱 떨어뜨렸다고 봐. 오히려 없었다면 지금보다 나았을지도 모르지. 그래도 노맨즈스카이가 새로운 도전을 한 작품이잖아 누가 이런 스케일의 게임을 실제로 만들려고 했겠어. 헬로게임즈의 도전을 좀 높게 사주고 싶기는해.
조영준: 이런 스케일의 게임이 왜 안 나왔는지 노맨즈스카이 보니까 이해되더라 노답이야 이건 답이 없어. 차라리 트레일러로 사기라도 치지 말던가. 뭐 하늘을 날으는 생물?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AI? 수 많은 우주선을 만드는 재미? 그딴거 없어 이 게임에는!!! 그냥 똑같은 행성에서 똑같은 자원 채취하고 똑같은 우주선 만드는게 끝이라고! 진짜 이 게임은 역사에 길이 남을 희대의 사기 마케팅이야! 요즘 마이티넘버 9도 그렇고 왜이리 사기치는 게임들이 많은거야?
조광민: 그래 영준씨 이야기처럼 트레일러랑 출시된 게임이랑 달라서 많은 게이머들이 공분하고 있더라. 나도 게임을 만들다 말았구나 할 정도의 느낌을 받았는데. 앞으로 조금씩 나아지지 않을까? 꾸준한 패치가 이뤄지면 좋은 게임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기본 콘셉트가 워낙 좋은 것 사실이잖아?
조영준: 그래 뭐 ‘디아3’도 욕 엄청 먹다가 지금은 갓겜 수준으로 평가 받는 것처럼, 패치가 게임을 좋게 만들어 준다고 쳐보자. 근데 이건 ‘디아3’랑은 좀 달라. ‘디아3’는 애초부터 그렇게 만들었고, 다 만들어서 출시한거야. 근데 얘는 님이 이야기한 것처럼 만들다 만 수준이야. 더 좋게 게임을 패치해주는 거랑 만들다 만 것처럼 느껴지는 게임을 출시 한다음에 보강하는건 다른 얘기야. 그리고 이 게임 6만 원 돈이야. 6만 원이면 이면 위쳐3 고티 에디션도 사. 치킨도 3마리 반이상을 먹어. 돈을 이만큼 받아 먹고 게임 완성을 이따위로 해? 지들이 트레일러에 넣은 콘텐츠마저 없이? 진짜 참을 수가 없다. 영국 개발사 개발자들을 300종의 김치가 있는 김치 뷔페로 초대해서 음식을 대접하고 싶다. “왜 못 먹겠니? 이게 니가 만든 노잼스스카이’랑 똑 같은 느낌이란다”라며 말도 해주고.
조광민: ㅎㅎ. 뭐 여튼 나도 탐험을 제외한 부분이 아쉬운 건 인정해 그래서 빠른 패치로 게임이 더 나아지길 바라고 있고, 실제로 앞으로 패치 리스트 보니깐 꽤 괜찮아 보이는 것도 있고 말이지.
조영준: 어휴 보살이네 보살. 그리고 트레일러에 있는 콘텐츠가 실제 게임에 없는 것만 문제도 아니야. 얘들 출시 전까지는 마치 멀티플레이가 있는 것처럼 설명을 했어. 근데 출시 하루전에 멀티플레이 없다고 하더라. 이게 말이 됨? 그냥 능력이 부족한 것을 제대로 보여준 거지 꿈만 엄청 크게 갖고 말이야. 게다가 지들이 게임 완성했을때는 SNS 자랑질까지 했는데 게임을 미완성 수준으로 내는게 개발사가 게이머들에게 할 짓인가?
조광민: 그래. 말 바꾸기는 나도 진짜 아니라고 생각했어. 정치 9단 인줄. 한국와서 정치인 해도 되겠더라. 게다가 최근에는 DLC를 무료로 줄 것처럼 이야기했던 것도 성숙하지 못했던 발언이라며 철회 했다더라. 실망이 크긴 크더라 나도. 그나마 패치로 게임이 나아지는 것을 기대하고 있는 입장인데. 완성된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 돈을 더 들여야 한다면, 그건 아닌거 같다고 봄 나도.
조영준: 그럼 슬슬 결론을 내려볼까? 광민씨도 그럼 결국에는 탐험을 제외한 부분은 아쉽고 별로라는 얘기네?
조광민: 그렇지. 탐험은 나는 나름 재미있게 즐겼지만, 다른 요소는 스케일에 비해 채워진 콘텐츠가 턱없이 부족해서 아쉽더라. 뭐 총 정리를 하면 거대한 스케일에 전율 했고, 각기 다른 행성을 탐험하는 재미도 있었지만, 이게 전부인 게임이랄까. 아직은 미완성으로 보이는 게임이 빠른 시일내 완성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이 게임이 가진 가치와 도전의 의미는 매우 퇴색 될 것으로 봐.
조영준: 일단 한마디만 할께. “헬로게임즈, 게임을 이렇게 만들고 헬로우하신가? 앙?" 그리고 요즘 들어 점점 통수 게임이 늘어나는데 이것만 알아뒀으면 해. 게이머들은 바보가 아니고 이전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계속 이런 통수게임을 죽을 때 까지 깔꺼라고!
동아닷컴 게임전문 조광민 기자 jgm21@donga.com / 조영준 기자 zoroast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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