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스마트폰 없어도 똑똑한 스포츠 스마트워치, 가민 포러너 235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9월 21일 16시 02분


웨어러블, 그 중에서도 스마트워치만큼 시장 도입 초기에 시행착오를 많이 겪은 제품은 없을 것이다. 어떤 제품은 너무 시계 같이 평범해서, 또 어떤 제품은 스마트폰과 차별성이 없어 오히려 구매가치가 떨어진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정말로 많은 업체들이 이 시장에 도전했다가 탈락했지만, 실질적으로 성과를 거둔 업체는 분명 있다. 애플이나 삼성전자, 그리고 미국의 가민(GARMIN)이 대표적이다. 애플이나 삼성전자가 화려한 디자인이나 다양한 기능을 강조한 반면, 가민은 스포츠 및 피트니스 분야에 특화된 제품임을 내세워 시장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신제품인 포러너 235(Forerunner 235) 역시 이 분야에 특화된 제품이다. 운동을 돕는 기능에 충실하고, 스마트폰과의 연동 없이 자체적으로도 충분히 제 몫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다소 밋밋한 디자인, 하지만 납득할 만

애플이나 삼성전자의 스마트워치에 비해 가민의 제품은 디자인이 다소 밋밋하다는 평이 많았다. 사실 포러너 235 역시 화려한 디자인은 아니다. LCD 화면 역시 밝기나 해상도가 딱히 뛰어나진 않다. 39만 9,000원(부가세 포함)이라는 가격을 생각해 본다면 더욱 '본전' 생각이 날 수도 있겠다.

가민 포러너 235 (출처=IT동아)
가민 포러너 235 (출처=IT동아)

하지만 실제로 사용해보고, 제품의 특성을 파악해 보니 납득 못할 수준은 아니었다. 운동을 하면서 화려한 디자인의 금장시계를 찬다면 더욱 어색할 것이다. 처음에는 다소 투박해 보이던 각종 조작 버튼 역시 위치가 적절한데다 누르기도 편해서 호감이 생겼다.

게다가 튼튼하다. 사용 중에 몇 번 긁히기도 했는데 화면은 멀쩡했고 가장자리에만 약간 흠이 남는 정도였다. 5 ATM 수준의 방수 기능도 있어서 착용한 상태에서 샤워나 가벼운 물놀이도 가능하다. 여기에 무게도 42g으로 가벼우니 장시간 차고 운동을 해도 그다지 부담이 없었다.

동봉된 교체 가능 밴드 (출처=IT동아)
동봉된 교체 가능 밴드 (출처=IT동아)

밴드 역시 적절하다. 고무 재질이지만 촉감은 끈적하지 않고, 의외로 통기성도 좋아서 땀 흘리는 운동 중에도 그다지 불쾌하지 않았다. 참고로 포러너 235에는 2종류의 밴드가 제공된다. 리뷰에 이용한 제품의 경우, 기본적으로 레드 컬러의 밴드가 달려있지만 맘에 들지 않으면 블랙 컬러 밴드로 사용자 스스로 동봉된 육각 드라이버로 교체가 가능하다. 포러너 235는 레드 컬러 외에 민크, 핑크 컬러의 제품도 팔린다.

우수한 배터리 효율, 한 번 충전으로 일주일 거뜬

제품 후면에는 녹색 빛을 내는 맥박 센서가 달려있다. 차고 있으면 손목의 맥박을 측정, 운동량 계산의 정확도를 높인다. 그리고 그 옆에는 충전용 단자부가 있다. 가민 포러너 235는 일반적인 마이크로 USB 포트가 아닌 집게 모양의 단자를 물린 후 외부의 USB 충전기에 연결해 충전한다. 방수 처리를 위해 이런 설계를 한 것으로 추측된다.

본체 후면의 맥박 센서 (출처=IT동아)
본체 후면의 맥박 센서 (출처=IT동아)

배터리는 상당히 오래가는 편이다. 완전히 충전을 한 상태에서 매일 30분~1시간 정도 운동하는 패턴으로 이용을 했는데, 5일 정도 지난 후에 29%의 배터리 잔량이 남은 것을 확인 했다. 대략 일주일 정도 충전 없이 이용이 가능할 것 같다.

충전을 위한 집게형 USB 케이블 (출처=IT동아)
충전을 위한 집게형 USB 케이블 (출처=IT동아)

화면의 밝기나 해상도를 다소 희생시켜서 배터리 효율을 높인 것 같기도 하다. 물론, 보고 이용하는 데는 지장이 없으며, 주변 밝기 때문에 화면이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백라이트 버튼을 누르면 된다. 아무튼 '화면발'이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지만 이용에 문제는 없고 배터리가 오래 가니 큰 불만은 없다.

스마트폰 연동으로 부가 기능 이용 및 기능 확장은 가능

화면이 좀 심심하다면 스마트폰과 블루투스 연동을 한 후에 전용 앱인 가민 커넥트(Garmin Connect)를 이용, 커넥트 IQ 스토어를 통해 새로운 대기 화면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초기 상태에선 평범한 디지털 시계 밖에 없지만 커넥트 IQ 스토어에는 아날로그 시계, 캐릭터 시계, 기능성 시계 등, 수 십여 가지의 대기 화면이 올라와 있다.

다양한 대기 화면의 다운로드가 가능 (출처=IT동아)
다양한 대기 화면의 다운로드가 가능 (출처=IT동아)

커넥트 IQ 스토어에는 대기 화면 외에도 보조용 앱이나 위젯(나침반, 스톱워치, 스마트폰 카메라 리모컨, 달력 등)의 콘텐츠도 다운로드가 가능하므로 이를 통해 포러너 235의 기능 확장이 가능하다. 콘텐츠 중에는 가민에서 직접 올린 것도 있고 이용자가 직접 창작한 콘텐츠도 있으니 점차 늘어날 것이다. 다만, 이러한 콘텐츠를 무한정으로 다운로드 가능한 것은 아니며, 설치 가능한 슬롯 수(4개)는 정해져 있다.

가민 커넥트 IQ 스토어
가민 커넥트 IQ 스토어

그 외에 스마트폰과 가민 포러너 235를 연동한 상태에서 전화나 문자, 메신저(카카오톡, 라인 등)의 수신 알림을 받을 수 있으며, 가민 커넥트 앱을 통해 운동 기록의 확인 및 스케줄 관리, 다른 이용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등이 가능하다. 다만 이런 스마트폰 연동 기능은 다른 스마트워치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차별성이라 할 수 없다. 가민 포러너 235는 스마트폰의 연동 없이도 충실한 운동 보조 및 기록 관리를 할 수 있는 것이 최대의 장점이다.

스마트폰은 놓아두고 운동에만 신경 쓰자

포러너 235는 앞서 소개한 손목 심박수 센서 외에 가속도 센서와 GPS / 글로나스 겸용 위성 기반 위치 추적 기능을 내장하고 있어 세세한 운동 능력 기록이 가능하다. 최대 200시간 분량의 데이터 기록이 가능하기 때문에 굳이 스마트폰 연동을 하지 않아도 성능이나 기능적으로 불만이 없다. 그리고 이렇게 포러너 235 내부에 저장된 데이터는 스마트폰 근처에 접근하면 블루투스를 통해 자동으로 가민 커넥트 앱에 동기화, 기록이 되므로 따로 신경 써서 관리할 필요가 없다.

본체에 저장된 운동 분석 기록 (출처=IT동아)
본체에 저장된 운동 분석 기록 (출처=IT동아)

실제로 가민 포러너 235를 손목에 차고 며칠 동안 조깅을 해봤다. 조깅 중에 스마트폰은 당연히 가져가지 않았다. 이래야 운동에 집중이 잘 된다. 한 아파트 단지 주변을 돌면서 약 1시간 동안 5.33km 정도를 달렸는데, 평균 심박수 분당 154회, 평균 걸음 수 분당 125보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를 통해 총 674칼로리 정도를 소모했음을 알 수 있었다.

스마트폰 연동을 하면 좀 더 자세한 데이터 분석이 가능
스마트폰 연동을 하면 좀 더 자세한 데이터 분석이 가능

이 기록을 스마트폰의 카민 커넥트 앱에서 다시 확인해보면 좀 더 자세한 정보를 알 수 있다. 특히 오래 전부터 GPS 관련 제품이 주력이었던 가민의 제품답게 위치 추적 기능이 항목이 대단히 우수하다. 조깅을 하며 지나간 경로가 지도에 표시되는데, 자그마한 어린이 놀이터 주변을 몇 바퀴씩 돌던 기록까지 정확하게 추적해 기록되어 있을 정도다. 그 외에도 누것 오르막, 하강 고도, 최저 해발과 같은 고저차 정보까지 기록되어 있는 것이 눈에 띈다.

달리기 외의 운동에 활용하기에는 아쉬움도 있어


다만, 러닝, 조깅, 등산, 자존거와 같은 달리기 계열의 운동에서 매우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GPS 기반 기기의 특성 상, 실내 운동이나 줄넘기와 같은 제자리에서 하는 운동을 할 때는 상대적으로 정보가 정확하지 않은 것이 아쉽다.

수영장에서의 활용 (출처=IT동아)
수영장에서의 활용 (출처=IT동아)

포러너 235를 착용하고 실내 수영장에서 1시간 정도 수영을 해봤는데, 측정된 평균 심박수를 기반으로 250 칼로리를 소모했다고 기록되었다. 필자가 체감한 운동량에 비하면 너무 적은 수치가 아닌가 싶다. 대신 포러너 235의 충실한 방수기능은 확인할 수 있었다.

제법 쓸 만한 손목 위의 스포츠 트레이너

가민 포러너 235는 디자인이 화려하거나 기능이 다양한 스마트워치는 아니다. 그런 걸 원한다면 애플이나 삼성전자의 제품을 추천한다. 하지만 오로지 운동, 특히 그 중에서도 달리기에 관심이 많으며, 그 분야에 있어서 아주 체계적이고 정확한 관리를 해줄 수 있는 스마트워치를 맞는다면 대단히 만족도가 높을 것이다. 굳이 스마트폰과 연동하지 않아도 기본적인 운동 보조에 지장이 없는 것도 장점이다.

가민 포러너 235 (출처=IT동아)
가민 포러너 235 (출처=IT동아)

그리고 이런 제품을 손에 넣음으로 인해 운동을 더 하고자 하는 동기 유발이 될 수도 있겠다. 실제로 필자는 평소에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았지만, 제품 리뷰를 위해 거의 일주일 내내 매일 30분~1시간 정도의 운동을 했다. 나름 체계적인 관리를 받고 있다는 느낌이 괜찮아서 앞으로도 계속 이 제품을 활용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한국에 정식 출시된 가민 포러너 235의 가격은 39만 9,000원이다. 해외 버전의 제품을 직구하면 이보다는 몇 만원 더 싸긴 하다. 가민의 한국 유통사 측에서는 부가세 및 한글화 여부까지 고려하면 해외 제품을 직구하는 것보다는 한국 정식 유통 제품을 사는 것이 결과적으로는 이득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선택의 소비자의 몫이다.

동아닷컴 IT전문 김영우 기자 peng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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