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구렁이, 인공부화 성공…이번엔 21마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25일 19시 17분


환경부 지정 Ⅱ급 멸종위기종인 구렁이가 인공 부화에 성공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치악산국립공원사무소에서 구렁이 어미 2마리가 지난달 20일과 31일 각각 알 12개와 9개를 낳아 총 21마리의 구렁이 새끼를 인공 부화했다고 25일 밝혔다. 현재 구렁이 새끼 21마리는 평균 40㎝까지 자랐고, 생육상태는 좋은 편이다.

치악산사무소는 2009년부터 국립공원연구원, 종복원기술원, 강원대 등과 협력해 구렁이 증식·보호를 위한 질병치료, 유전자원 분석 연구 등을 벌여왔고, 2013년 새끼 12마리를 최초로 인공 부화하는 데 성공한 데 이어 3년 만에 2배에 이르는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치악산사무소는 부화율을 높이기 위해 최적 온도(27~28도)와 습도(80% 이상)을 유지하는 인공부화기를 자체 제작해 활용했다. 2013년 인공 부화한 12마리 구렁이 새끼 가운데 현재 8마리는 죽고 4마리만 살아있다.

구렁이는 과거 산림 지역과 물가 등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지만 잘못된 보신 문화로 인해 불법 포획과 서식지 파괴가 늘면서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해 2012년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지정됐다. 다람쥐, 청설모, 쥐와 같은 설치류와 새(알)을 주로 먹으며, 큰 놈은 2m로 국내 뱀 중 가장 길고 수명은 20년 정도다. 4월 동면에서 깨어나 활동을 시작하고, 5∼6월 짝짓기하며, 7~8월 산란한다.

서인교 치악산국립공원사무소 자원보전과장은 "이번에 부화한 구렁이새끼는 자연 적응이 가능한 단계까지 인공 증식장에서 관리된 뒤 치악산국립공원 내에 방사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임현석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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