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망한 한국인 10명 중 3명은 암으로 인해 세상을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암 사망률은 10년 새 12.7%나 높아졌다. 고령화로 암 발병률이 높은 40대 이상 인구가 늘어났고,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대장암과 췌장암 발병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전체 사망자의 27.9%가 '암' 때문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사망자 27만5859명 중 암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7만6885명으로 전체의 27.9%를 차지했다. 암은 통계청이 사망원인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83년 이후 33년째 한국인의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했다. 1983년 당시 암 사망률(인구 10만 명당 사망자 수)은 72.1명이었으며, 사망원인 2위는 뇌혈관 질환(67.5명)이었다. 지난해 암 사망률은 150.8명으로 10년 전인 2005년(133.8명)보다 12.7%(17.0명), 1983년보다는 109.2%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사망원인 2위인 심장 질환 사망률(55.6명)의 3배 수준이기도 하다.
통계청과 의학계에 따르면 의학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암 사망자가 계속 늘어나는 원인은 고령인구의 지속적인 증가에 있다. 특히 40대(47.0명)를 기점으로 암 사망률은 60대 330.6명, 70대 799.1명, 80세 이상 1438.6명 등 나이가 많아질수록 급증했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암 사망률은 최근 증가폭이 둔화됐지만 여전히 증가 추세"라며 "과거에는 암인지도 모르고 사망한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진단 기술이 발달하면서 암 사망자가 늘어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 대장암, 췌장암 사망률 높아져
지난해 암 사망률은 폐암(34.1명), 간암(22.2명), 위암(16.7명), 대장암(16.4명), 췌장암(10.7명) 순으로 높았다. 최근 10년 새 암 질환별 사망률을 보면 폐암(5.9%포인트), 대장암(4.3%포인트), 췌장암(3.8%포인트)은 증가한 반면 위암은 5.8%포인트 하락했다. 대장암과 췌장암은 서구화된 식습관의 영향으로 최근 발생 환자가 늘면서 사망률도 덩달아 올라간 것으로 분석된다. 위암 발생은 사회적으로 위생 수준이 올라가면서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정규원 국립암센터 암등록사업과장은 "한국인이 많이 걸리는 위암, 간암은 감염에 의한 위염과 간염이 악화돼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암 사망자를 줄이려면 운동이나 식습관 개선 이외에 철저한 감염 예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령대별로는 30대는 위암, 40~50대는 간암, 60대 이상은 폐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남자의 암 사망률(187.3명)이 여자(114.4명)보다 1.6배 높았다. 한편 지난해 10대 사망원인으로는 암 이외에 심장 질환(55.6명), 뇌혈관 질환(48.0명), 폐렴(28.9명), 자살(26.5명), 당뇨병(20.7명), 천식 등 만성 하기도 질환(14.8명), 간 질환(13.4명), 운수 사고(10.9명), 고혈압성 질환(9.9명)이 지목됐다.
한편 10대~30대에서는 자살이 사망원인 중 1위로 집계돼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살 사망률은 10대 4.2명, 20대 16.4명, 30대 25.1로 높아지는 경향이 보였다. 10대와 20대에서는 자동차 사고가 사망원인 2위였고, 암은 3위에 그쳤다. 30대에서는 2위가 암, 3위가 자동차 사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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