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운동하기 좋은 계절로 꼽히지만 고혈압이 있거나 무릎 관절이 약한 만성 질환자가 건강수칙을 지키지 않으면 다칠 위험이 큰 만큼 주의해야 한다. 특히 산에 오를 때는 체력 안배에 신경 쓰면서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동아일보DB
여름 내내 더위를 핑계로 미뤘던 등산, 달리기 등 야외 운동을 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그래서 가을은 ‘운동의 계절’로도 불린다. 하지만 잘못된 운동 자세나 습관, 자신의 체력과 질환은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운동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 등산할 땐 ‘4-3-3’ 요령을 기억
단풍이 지는 10월은 등산객이 가장 붐비는 시기다. 안전한 등산을 위해서는 등산 1개월 전부터 미리 체력을 길러두는 게 좋다. 운동을 3주 이상 하지 않으면 근력이나 심폐지구력이 10∼30% 감소한다. 이 때문에 과거 경험만 믿고 무리하게 운동하다간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로 운동할 시간을 내기 힘들다면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대신 계단을 꾸준히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등산 당일 식사는 2, 3시간 전에 평소 3분의 2 정도만 먹는 것이 좋다. 소화 부담을 줄이고 소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운동 시간이 긴 등산은 특히 체력 안배가 중요하다. ‘4-3-3 체력 안배요령’을 기억해두면 좋다. 체력의 10분의 4는 올라갈 때, 10분의 3은 내려올 때, 나머지 10분의 3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아껴두라는 의미다. 급격한 경사면을 오를 때 체력 소모를 줄이려면 지그재그로 오르면 된다. 1시간 등산 후 10분 휴식을 규칙적으로 지키는 게 좋다.
김원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초보자라면 등산은 3시간을 넘기지 않는 게 좋다”며 “등산에 익숙하더라도 중장년층은 속도를 조절하는 게 좋다. 심장이 조여 오거나 맥박이 빨라진다고 느끼면 즉시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허리 디스크 환자는 등산보다 걷기
만성 질환자들은 자신의 상태에 맞는 운동법과 강도를 선택해야 한다. 고혈압 환자는 등산 전 혈압을 확인하고 완만한 코스로 무리하지 않아야 한다. 당뇨병 환자는 공복 상태에서 산에 오르는 것은 피해야 한다. 미리 식사를 하는 게 좋다. 운동 중간에 혈당 조절을 위해 간식을 섭취해줘야 한다. 발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조심하고 꽉 조이는 신발은 피한다.
관절염 환자는 하산할 때 무릎에 충격이 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힘이 빠졌다고 터벅거리지 말고 평소보다 무릎을 더 구부린다는 느낌으로 내려와야 무릎과 허리에 주는 충격을 줄일 수 있다. 가급적이면 경사도가 낮은 코스를 추천한다. 등산 도중 무릎 통증을 느낀다면 시원한 음료수나 물에 젖은 수건으로 마사지해주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허리 디스크 환자는 무리하면 운동이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 평지를 걷는 게 좋다.
김동환 강동경희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평소 관절염, 뼈엉성증(골다골증)을 앓고 있다면 등산 시 넘어지기만 해도 골절로 이어질 수 있다”며 “주치의와 상담해 등산 여부, 맞는 코스를 선택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 걷기, 달리기 전 스트레칭은 상하체 골고루 해야
걷기와 달리기를 할 때는 자세가 중요하다. 고개를 숙이고 걷거나 달리면 목과 어깨 근육에 무리를 주기 때문에 고개를 세운 채 전방을 응시하는 게 바람직하다. 걸을 때 팔꿈치를 고정시키고 걷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이 자세는 등 근육을 경직시킬 수 있기 때문에 팔과 어깨의 긴장을 풀고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게 좋다. 어깨는 항상 엉덩이와 일직선이 되도록 펴야 한다. 단, 과도하게 신경을 써서 어깨를 펴기보다는 힘을 빼고 자연스러운 자세를 유지하는 게 좋다.
잘못된 신발 선택은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잔디 위를 걷거나 달리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대다수 사람은 아스팔트 같은 딱딱한 바닥에서 운동하기 때문에 자신의 발에 꼭 맞는 신발을 신어야 한다. 굽이 높은 신발은 피해야 한다.
부상을 예방하려면 준비 운동과 정리 운동이 필수적이다. 걷기나 달리기는 하체 근육만 사용한다고 오해하기 쉽지만 하체는 물론이고 허리, 팔까지 골고루 사용한다. 운동에 앞서 10분가량 상하체를 골고루 스트레칭 해주는 게 좋다. 운동이 끝나면 바로 멈추기보다는 가볍게 걷거나 뛰는 정리 운동을 해주면 더 효과적이다. 정리 운동은 운동 직후 나타날 수 있는 저혈압을 막고 체내에 젖산을 빠르게 제거해 피로감을 덜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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