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의 게임사를 공격적으로 인수하며 모바일 강화를 선언했던 블루홀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블루홀은 지난 2015년부터 모바일 중심의 개발 조작을 표방하며 공격적인 개발사 인수작업을 진행했으며, 지노게임즈, 피닉스게임즈, 스콜, 마우이게임즈 등을 차례로 인수하면서 블루홀 얼라이언스를 구축했다. 또한, 테라 IP를 중심으로 다수의 모바일 게임 개발에 착수하면서 올해 내 10여종의 모바일 게임을 출시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가 불과 2달 밖에 남지 않은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목표 달성은 쉽지 않은 상태다. 현재 블루홀이 출시한 게임은 이상균 PD가 주도하는 내부 개발팀에서 만든 엑스에이전시와 블루홀피닉스가 네오위즈게임즈를 통해 글로벌 출시한 리오 올림픽 2016, 자체 개발작이라고는 하지만 과거 출시됐던 1인 개발자 작품을 리뉴얼한 레이드마스터까지 총 3종이며, 오는 11월 15일 출시 예정인 데빌리언을 포함해도 4종 뿐이다.
특히, 넥슨과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던 황철웅AD의 테라 세계관 기반 언리얼엔진4 프로젝트 T2(가제)는 올해 하반기 출시가 목표였지만 아직 스크린샷 한장도 공개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블루홀에 확인 결과 개발을 중단하고 팀을 재정비하는 상황이며, 넥슨의 올해 라인업에서도 제외됐다. 넷마블에서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한 블루홀스콜의 테라:다크스콜은 개발 중이라고는 하나, 아직까지 아무런 정보도 공개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개발팀의 상황에 따라 게임 출시 일정이 조금씩 미뤄지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긴 하나, 다수의 프로젝트의 일정이 동시에 밀리고 있다는 것은 일부 개발팀 만의 문제라고 보기는 힘든 상황이다.
이미 출시된 게임들의 성적도 심각하다. 블루홀 얼라이언스를 구축하기 전에 공개했던 미니돔과 엘린원정대의 실패는 논외로 한다고 해도 지난해 야심차게 공개했던 블루홀피닉스의 리듬액션게임 하이파이브는 이미 순위권 밖으로 사라진지 오래며, 올해 초 오투잼과의 콜라보레이션 이후 별다른 활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오래된 게임의 순위 하락은 일반적인 일이지만, 출시 직후에도 매출 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은 리듬 액션 게임을 대표하는 디제이맥스 개발진의 차기작이라는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 결과다.
또한, 기존에 없었던 개성을 담은 실험적인 게임인 이상균 PD의 엑스에이전시도 독특하다는 평가를 받긴 했지만 예상대로 대중적인 인기로 이어지지 못했다. 출시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레이드마스터 역시 이미 출시됐던 1인 개발자의 게임을 리뉴얼한 버전이기 때문에 성과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블루홀피닉스의 리오 올림픽2016은 천만 다운로드를 달성했지만, 장르의 한계로 인해 인상적인 매출을 기록하지는 못했다. 그나마 블루홀피닉스의 볼링킹은 글로벌 런칭으로 성과를 거두면서 하이파이브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하긴 했으나, 블루홀에 인수되기 전에 선보였던 게임인 만큼 블루홀 얼라이언스의 성과라고 보기는 힘든 상황이다.
이렇다보니 11월 15일 출시 예정인 데빌리언만이 블루홀이 올해 내놓을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유행하고 있는 PC 온라인 인기작을 모바일 게임으로 옮긴 사례이며, 최고 수준의 글로벌 퍼블리싱 실력을 갖추고 있는 게임빌이 퍼블리싱을 맡았기 때문이다. 데빌리언은 리니지나 뮤급의 IP라고는 볼 수는 없지만 디아블로를 연상케 하는 손 맛 있는 액션으로 게이머들의 주목을 받은 바 있으며, 게임빌 입장에서도 별이 되어라 이후 주력이 될 만한 모바일RPG가 없는 상태인 만큼 마케팅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데빌리언 모바일이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면 블루홀의 향후 모바일 사업 전략에 대폭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테라급은 아니지만 데빌리언 역시 블루홀의 주력 IP이며, 모바일 퍼블리싱 분야에서 탑클래스인 게임빌과 함께해서도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그토록 자신하고 있던 게임 개발력의 문제로 귀결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데빌리언 모바일이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면 T2와 테라:다크스콜 역시 수정 작업으로 인해 출시 시기가 예정보다 훨씬 더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블루홀의 관계자는 “여러 회사를 인수하면서 초반 1년은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그리고 모바일 게임 시장의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에, 개발 기간도 늘어나고 더욱 신중해질 수 밖에 없었다”며 “올해 10종까지는 힘들지만, 아처 듀얼 등 몇가지 신작들을 12월에 선보일 계획이며, 테라 콘솔 버전, 배틀 로얄 모드 창시자 브렌든 그린을 영입해서 만드는 배틀 로얄, 테라 IP의 VR 게임 등 모바일 분야에만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신작을 준비 중이니 곧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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