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통증의 오해와 진실…원인부터 정확히 진단해야 치료법도 달라져
비수술 통증치료는 의사의 경험도 중요해
날씨가 추워지면 몸이 움츠러든다. 그중에서도 허리근육이 가장 위험하다. 조금만 삐끗해도 염좌나 신경 손상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 한 번 다치면 몇날 며칠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도 많아 어느 때보다 척추 관리가 필요한 시기이다.
국민 4명 중 1명꼴로 겪는다고 알려진 허리통증은 ‘국민통증’으로 불릴 만큼 심각한 만성통증질환이다. 근육통이나 인대 손상 등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은 비정기적으로 통증이 찾아오는 만성질환으로 이어진다. 이는 보행 장애, 성기능 장애 등 심각한 후유증을 낳기도 한다. 하지만 허리통증이 만성화되고 여러 장애를 낳는 만큼 통증의 원인이 정확히 인지되고 치료되는 경우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허리통증의 제대로 된 원인을 찾지 못해 환자들이 잘못된 치료를 받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는 의미다.
허리통증=디스크, 잘못된 인식
일반적으로 허리통증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질환이 허리디스크다. 디스크는 허리통증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환이지만 모든 허리통증 환자들이 디스크로 인해 통증이 유발되는 것은 아니다. 가령 디스크의 수핵이 탈출되어 통증이 일어나는가 하면, 노화로 인해 척추뼈가 두꺼워져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통증이 발생하는 척추관협착증이 원인일 수도 있다. 이러한 통증질환은 조금씩 증상이 다르지만 일반 환자가 알아차리기엔 매우 미묘한 차이이므로 결국 통증전문의의 정확한 원인 판단이 필요하다. 문동언 통증의학 전문의는 “허리통증의 원인은 디스크 자체, 신경, 근육과 인대, 관절, 뼈 등 매우 다양하다. 통증 치료를 하기 위해선 허리디스크가 원인인지, 수핵 탈출이 원인인지 등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인에 따라 치료법도 달라야
허리통증의 원인은 크게 신경 압박, 수핵 탈출, 디스크 파열이 있다. 영상장비와 전문의의 세심한 진찰을 통해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허리통증 치료는 디스크가 원인인지, 아닌지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진다. 디스크 자체가 원인이면 ‘고주파수핵감압술’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신경뿌리가 압박되는 것이 통증의 원인이라면 ‘추간공신경차단치료’나 ‘신경성형술’이 적용된다. 추간공신경차단치료는 영상유도장치를 통해 염증이나 부종이 있는 신경 주위에 가는 바늘로 약물을 주입해 신경의 염증을 줄이고 신경 흥분을 정상화시켜 통증을 완화하는 시술이다. 디스크 내의 수핵 변성이나 탈출로 통증이 생긴 경우에는 ‘고주파수핵감압술’을 해야 한다. 이 시술법은 통증치료를 위한 새로운 치료법으로 휘어지는 특수 카테터(도관)를 디스크 내 수핵에 삽입한다. 삽입된 카테터는 고주파 플라스마 에너지를 발생시키고 탈출된 디스크를 응고시킨다. 후에 무해한 산소나 이산화탄소 등으로 기화시켜 배출하는 방식이다. 기존 추간공신경차단치료나 신경성형술과 달리 스테로이드나 다른 약물은 주입하지 않으므로 부작용이 없다. 고주파수핵감압술은 추간공신경차단이나 신경성형술 등을 시행했음에도 허리통증이 지속되는 환자나 허리통증과 다리 저림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나는 환자에게 특히 효과가 뛰어나다.
이 밖에도 허리통증은 진단에 따라 다양한 치료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 신경 유착이 심한 경우에는 ‘경막외유착박리술’이 있다. 심한 디스크 탈출이나 급성 디스크 파열에는 ‘추간공내시경레이저술’이 효과적이다.
정확한 진단이 선행되어야
이처럼 허리통증은 증상이나 원인별로 치료법이 다르기 때문에 치료 과정에서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이 ‘정확한 진단’이다. 이에 대해 문 원장은 “정확한 진단이란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촬영(CT)와 같은 첨단영상장비는 물론이며 철저한 문진, 촉진으로 환자가 말하지 않은 증상까지 포착해내는 전문의의 임상경험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또한 “진단 결과에 따라 시술을 할 때에도 영상장비로 정확한 위치를 확인해서 약물을 투입해야 환자가 만성통증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대부분의 병원에서 비수술적 통증치료를 할 때 척추와 신경, 인대 등의 복잡한 해부학적 구조를 고려하지 않고 영상장비에만 의존하여 시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시술을 하면 정확한 부위에 약물이 삽입되지 못하고 그냥 ‘뿌려 지는’ 방식이 돼 시술의 정확도가 떨어지기 십상이다. 이에 대해 문 원장은 “간단한 신경주사 치료라 하더라도 영상장비에만 의존하면 실제 환자에게 맞는 시술을 할 수 없다”며 “가령 카테터를 주입했는데 실제보다 협착이 심하거나 선천적으로 척추 뼈가 붙어 있는 상태라면 정확한 위치에 삽입이 어려울 때도 있는데 이럴 때 그냥 약물을 주변에 뿌리는 방식으로 치료하면 시술 후에도 통증이 조절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허리통증과 같은 비수술적 통증치료는 무엇보다 정확함이 중요하다. 원인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정확한 부위에 시술을 해야 효과가 높기 때문에 의사의 감각, 임상경험, 비수술적 치료에 대한 연구 업적 등을 고려해 병원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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