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신작 게임 성공의 법칙, 30%는 독보적이어야 한다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11월 10일 17시 49분


최근 '데스티니 차일드'가 인기의 정점을 찍으면서 또 다시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이 요동치는 모양새입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다운로드 수 10만 명+ 로 표시되어 있었는데 최근 50만 명으로 표시된 것을 보면 '데차'의 다운로드 수가 그다지 높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수백만 다운로드를 이룬 게임들도 매출 1위를 달성하지 못하는 현실에서 '데차'의 1위 진입은 많은 점을 시사해줍니다.

데스티니 차일드(제공=넥스트플로어)
데스티니 차일드(제공=넥스트플로어)

흔히 모바일 게이머 분들이 '아 진짜 다 똑같은 게임이고 할 게임이 없다'는 말씀들을 많이 하시는 걸 들어보셨을 겁니다. 게이머분들은 할 게임이 없어서 걱정이고, 게임 개발사들도 '성공이 너무 어렵다'며 푸념하고, 시장이 소강상태에 빠지고 있는 게 아니냐 걱정이 되기도 한 즈음입니다.

그런 현실에서 나온 '데스티니 차일드'의 성과. 한 번 되짚어볼 필요가 있겠더라구요.

모바일 게임 전문가분들과 얘기를 나눠보면 그렇습니다.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신작 게임을 낼 때, 최소 30%는 확연히 진보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세상에 완전히 다른 게임이란 건 없습니다. 그리고 완전히 다른 게임이 성공할 가능성도 거의 없죠. 때문에 같은 70%에, 확고한 차별점 30%를 잘 배합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인데요.

'데스티니 차일드'만 봐도 그런 이론에 매우 충실해보입니다. 플레이해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게임은 3-4년 전에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 등장했던 카드 배틀 게임 장르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그때 유행하던 장르의 게임이 이제 나왔는데 어째서 사장되지 않고 이만큼 성공한 것일까요.

김형태 대표(출처=게임동아)
김형태 대표(출처=게임동아)

물론 국내 최고의 일러스트레이터 중 한 명인 김형태 대표의 끈적한 그림체가 이슈를 불러온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그정도의 요소로 매출 1위는 가능하지 않습니다. 플러스알파 정도인 것이죠.

'데차'는, 단적으로 '한 단계 진보되어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줍니다. 카드 배틀 시스템을 채용했으면서도 기존의 카드 배틀 게임들 보다 훨씬 생동감있고 감각적입니다. 각종 기술, 스토리 진행방식, 연출 모든 면에서 한 단계 진일보 했지요.

그래서 전투가 지루하지 않습니다. 적당히 지루해질때쯤 전략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장치가 나오죠. 요즘 RPG들이 어느정도 자동으로 지켜보다가 한 번씩 조작해주는 패턴이 그대로 녹아있는 거라 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여기에 딜러와 힐러, 탱커, 서포터라는 조합까지. 기존의 RPG 게이머들이 거부감없이 달려들 수 있도록 고도의 장치가 숨어있는 것입니다.

큐라레 마법도서관(출처=게임동아)
큐라레 마법도서관(출처=게임동아)

이와 비슷한 예는 또 찾을 수 있지요. 스마일게이트의 김용하PD가 진두지휘하는 '큐라레'를 보세요. '큐라레'도 카드 배틀 게임이지만, MMORPG에서나 구현 가능한 복잡하고 심도깊은, 유기적인 전투 시스템을 도입해 차별화를 이뤄냈지요. 때문에 현재까지 유일하게 살아남은 카드 배틀 게임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PS4 등의 콘솔 시장에도 진출했고 말이죠.

최근 등장하는 게임 중에서도 이런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쿵푸팬더3'의 경우 '레이븐' 식의 액션에 '도탑전기류' 게임의 육성과 BM을 섞어놨지요. '쿵푸팬더'라는 유명한 IP와 함께 인기있는 두 장르를 잘 섞어내어 차별점을 이뤄냈습니다. 결과는? 액션RPG의 경쟁이 너무나 치열한 국내 시장에서 매출 10위권에 안착하는 성과를 이뤄내었습니다.

433의 삼국블레이드(출처=게임동아)
433의 삼국블레이드(출처=게임동아)

향후 출시되는 게임들에도 요러한 차별 포인트는 찾아볼 수 있습니다. 실험작으로 그칠지 새로운 트렌드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예를 들어 433에서 올해 안에 출시를 예정하고 있는 액션스퀘어의 '삼국 블레이드'는 전형적인 액션RPG 장르에 한 단계 저 진일보를 위하여 '내정 시스템'을 추가했습니다.

단순히 치고박는 것이 아니라, 과거 '클래시오브클랜'처럼 자신만의 영지가 있고 서로 뺐고 뺐기는 전략성을 추가해넣은 것이죠. 언리얼을 활용한 화려한 그래픽과 함께 내정이라는 30%의 차별점을 고민한 것입니다.

게임빌의 '데빌리언'도 비슷하죠. PC온라인 게임 '데빌리언'에 인기가 있었던 변신 시스템과 또 하나의 차별점으로 PC 온라인 게임 '테라' 캐릭터들을 삽입하기로 했고, '애니팡3' 역시 회전 레이저포로 30%의 차별점을 선보였습니다.

이처럼, 국내에서 성공했거나 성공할 가능성이 있는 게임들은 대부분 특별한 무언가를 가지고 있습니다. 시스템이든, 그래픽이든, IP이든 30%의 진보된 차별점을 확실히 가지고 있죠.

'시장 때문에 똑같은 게임을 만들 수 밖에 없다'고 푸념하는 개발사들, 실제로 상위권에 올라간 게임들을 자세히 살펴보세요. 그들은 어떤 것이든 하나 정도는 특별한 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조건 마케팅으로 밀어부치던 시대는 지난 것 같습니다. 이제 본연의 게임성을 강화하고 '재미를 위한 차별성'을 갖춰야 성공하는 시대가 온 것 같습니다.

매번 똑같은 스마트폰 게임이 질린다는 게이머들이 정말로 시장을 떠나기 전에, 개발사에서는 새로운 차별점에 더욱 고민을 둬야할 때가 됐다고 봅니다. 게임업계에 불변의 진리가 하나 있지요. '재미있으면 통한다' 라는. 그 말을 다시 한 번 새겨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동아닷컴 게임전문 조학동 기자 igela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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