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로 인한 스마트폰 발화 사건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폭발 위험이 없는 배터리 제작의 길을 열었다.
구종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물질구조제어연구단 책임연구원 팀은 국제 공동 연구진을 꾸려 기존 액체전해질 대신할 겔(gel) 형태의 전해질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액체전해질은 잘 흘러내리는 성질로 인해 폭발의 위험이 있다.
연구진은 100도의 온도에서 이온성 액체와 리튬염을 혼합한 뒤 다시 상온에 둬 겔 형태로 제작하는 간단한 공정을 개발했다. 이렇게 제작된 전해질은 겔 형태라 흐르지 않아 누액의 문제가 없다.
또 연구진은 고체 상태인 겔 전해질 안에 4.37nm(나노미터·1nm는 10억 분의 1m)의 일정한 간격을 둔 층상구조를 만들어 효율적인 이온전달이 가능하도록 했다. 액체상태에서는 이온이 방향성 없이 퍼져나가지만 규칙적인 구조를 만들면 원하는 방향으로만 이온이 움직이기 때문에 배터리의 출력을 더 높일 수 있다.
구 연구원은 "별도의 시약 첨가 없이도 물리적인 방식으로 겔 전해질을 제조할 수 있다"며 "기존 액체전해질의 불안정성 문제를 개선해 향후 전기자동차나 대용량에너지저장시스템(ESS)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성과는 재료분야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스(Advanced Materials)' 9일자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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