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은 사물이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 네트워크를 말한다. 지금도 다양한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지만, 일부분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5G 시대가 되면 모든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그야말로 매시브(massive)한 환경이 만들어진다.
이런 사물인터넷 세상에서 우리가 알던 자동차도 5G에 연결되어 새로운 개념의 이동 수단이 된다. SK텔레콤과 BMW는 11월 15일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에서 5G 시대 자동차는 어떤 모습일지 미리 엿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향후 연구개발을 통해 자율주행 자동차를 선보이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5G 커넥티드 카 'T5'도 공개됐다.
T5는 5G 시험망을 통해 작동하는 커넥티드 카다. SK텔레콤은 24만 평방미터에 달하는 BMW 드라이빙센터에 5G 시험망을 에릭슨과 공동으로 구축했다. 데이터 송수신 속도는 20Gbps이며, 지연 속도는 1/1000초다.
커넥티드 카는 현재의 4G가 아닌 5G를 바라보고 있다. 무엇 때문일까? 여기엔 5G가 가지고 있는 2가지 중요한 성능 때문이다. 예를 들어 통신을 통해 브레이크 신호를 커넥티드 카에 보냈다고 해보자. 일단 신호가 중간에 유실되는 일이 없이 커넥티드 카에 전달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지연 시간이 없어야 한다. 브레이크 신호를 보냈는데, 1초 후에 차량에서 브레이크가 작동된다면 이미 사고가 날지도 모르다.
데이터를 100% 전달하고, 지연속도는 거의 실시간이 되어야 하는 것. 5G의 지연속도는 4G보다 10배 더 낮은 1/1000초다. 5G는 빠른 전송 속도뿐만 아니라 이런 미션 크리티컬한 영역으로 말미암아 자율주행에 쓰이게 된다.
차량이 이렇게 5G 망에 연결되면 자율주행은 더욱 완벽해진다. 가고자 하는 모든 곳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특정 지역에 사고가 났다면, 주변 차량이 이를 파악해 다른 차량에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도시 진입 시에는 주차 공간 정보를 미리 확인할 수 있게 되며, 차에서 내리면 알아서 주차해준다. 차량 이동 중에는 업무 공간으로, 휴식 공간으로 쓰이게 된다. 더는 우리가 알던 자동차가 아니게 되는 셈.
이번에 공개된 T5에는 5G 통신망의 초고속, 초저지연 특성을 바탕으로 ▲V2X 기술과 영상인식 센서를 활용해 장애물을 피하는 것은 물론 ▲신호등, 도로, CCTV 등 차량 주변 사물들과 실시간 소통하는 다채널 IoT 커뮤니케이션 ▲4K 멀티뷰 영상 및 360도 VR 영상 송수신 ▲무인 조정 드론 활용 조감(Bird’s eye view) 시스템 등이 적용되어 있다. 현장에서도 이런 기술을 직접 시연을 통해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아직은 초기 시스템이라 2대의 차량과 1대의 드론이 전부이긴 했지만.
이번 T5 시연에 대해 SK텔레콤은 필드 환경에 5G 테스트 망을 깔아 서비스를 얹었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있다. SK텔레콤 최진성 종합기술원장은 "초저지연시간, 안정성을 보여줄 수 있는 유스케이스는 자율주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아직은 맛보기 정도이지만 새로운 차원의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유스케이스를 선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5G 기본 표준은 2018년 상반기쯤으로 예상하고 있다. 상용화는 2020년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직은 갈 길이 멀다. 게다가 미리미터파에서 어떻게 커버리지를 넓힌 것인지도 해결되어야 할 과제다. 미리미터파는 전파 도달 거리가 엄청 짧기 때문에 24만 평방미터에 달하는 BMW 드라이빙센터에 5G 테스트 망을 깐 것만으로도 쉽지 않았을 테다. 이를 해결할 기술로 안테나 빔포밍, 빔 트래킹 등이 개발되고 있다. SK텔레콤 이정봉 인프라 부문장은 "3G, 4G에서도 기술 진화 과정 속에서 커버리지를 만들어 냈다"며 "5G에서는 결국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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