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주년 맞은 크루셜, 소비자 바라보기는 '앞으로도 계속'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11월 16일 16시 07분


마이크론 소비자 제품 부문 브랜드, 크루셜(Crucial)이 설립 20주년을 맞아 한국 시장과의 접점을 늘린다. 2016년 11월 15일, 대원 CTS 사무실(서울 용산)에서는 그 동안 국내에서의 성과를 조명하고 앞으로의 계획을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여기에는 조나단 위치(Jonathan Weech) 마이크론 컨슈머 프로덕트 그룹 마케팅 총괄 매니저와 찬 웨이 레옹(Chan Wai Leong) 마이크론 컨슈머 프로덕트 그룹 아시아 세일즈 이사 등이 방한했다.

한국을 두 번째 찾았다는 조나단 위치 매니저는 한국 시장 내에서의 크루셜 브랜드의 빠른 발전 속도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기색이었다. 이어 한국 시장은 늘 중요함을 인지하고 있으며, 항상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제품군을 계속 선보일 예정이라며 국내 소비자들이 관심 가져주기를 바란다는 말도 덧붙였다.

크루셜 20주년을 알리고자 방한한 조나단 위치 마이크론 마케팅 총괄 매니저(좌)와 찬 웨이 레옹 마이크론 아시아 세일즈 이사(우).(출처=IT동아)
크루셜 20주년을 알리고자 방한한 조나단 위치 마이크론 마케팅 총괄 매니저(좌)와 찬 웨이 레옹 마이크론 아시아 세일즈 이사(우).(출처=IT동아)

20년간 이어진 크루셜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2013년에 도입된 브랜드다. SSD에 이어 이후 PC용 DDR 메모리가 유통되기 시작했다. 지금은 MX300과 발리스틱스(Ballistix) DDR 메모리가 주력 상품으로 꼽힌다. 도입 이후 1년 만에 10배 이상 성장했고, 그 뒤로는 2배 가까운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이는 대원 CTS가 유통하고 있는 크루셜 제품에 한정한 것이다. 다른 유통사의 제품을 합치면 성장 규모는 더 클 것이라는게 대원 CTS 측의 설명이다.

성능·신뢰도·가격 '삼박자' 갖춘 MX300으로 성장세 완성


크루셜은 마이크론의 힘을 등에 업고 다양한 메모리 관련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했다. 기업 시장을 공략하는 마이크론과 달리 크루셜은 철저히 일반 소비자 시장을 겨냥해 제품을 선보여 왔다. 특히 소비자가 좋은 제품을 적정한 가격에 구매하도록 만들자는 정책으로 성능은 프리미엄에 근접하면서 가격은 보급형 수준으로 끌어내려 해외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과거 크루셜 SSD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평이 나 있는 상태였다. 타 동일 용량 SSD와 비교해 성능적으로 큰 차이는 없지만 가격은 저렴했다. 당시 저가 SSD들은 성능이 낮다고 알려진 컨트롤러를 채용했지만 크루셜은 당시 중고급형에 채택되던 마벨(Marvell) 컨트롤러를 채용했었다. 그럼에도 가격은 저가와 보급형에 조금 못 미치는 정도에 책정해 국내에서도 입소문을 타기도 했다.

지금은 MX300 시리즈가 바통을 이어 받아 시장에 판매되고 있다. 최신 메모리 적층 기술인 3D 낸드(NAND)를 적용해 용량과 함께 내구성을 높이고 전력 소모를 크게 낮췄다. 조나단 위치 매니저는 3D 낸드가 적용된 MX300 시리즈의 전력 소모는 일반 하드디스크가 쓰는 전력의 10%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수평으로 확장한 일반 TLC 기반 메모리와 달리 위로 32개 층을 쌓은 구조이기에 셀간의 간섭을 최대한 억제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는 TLC의 문제 중 하나로 지적되었던 성능 저하를 어느 정도 해소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물론 컨트롤러와 이를 다루는 펌웨어 등의 영향도 성능에 영향을 준 것은 배제할 수 없다.

이 기술이 적용된 MX300은 모든 제품에서 기본적으로 순차 읽기/쓰기 속도가 초당 530MB와 510MB 정도에 달한다. 무작위 읽기/쓰기 속도 또한 초당 9만 2,000 IOPS(초당 입출력)와 8만 3,000 IOPS다. 275GB 기준으로 여느 보급형 수준의 가격이지만 성능은 타 중고급형 제품의 도달해 있는 것이 크루셜 SSD의 큰 경쟁력이라고 조다단 위치 매니저는 설명했다.

MX300의 용량이 타 제품과 다른 점도 특징이다. 일반 SSD는 240GB(256GB), 500GB(512GB) 순으로 제공되는 것과 달리 275GB와 525GB, 750GB 등으로 나눴다. 일반 SSD보다 많게는 35GB 정도 이득이다. 심지어 1TB와 2TB 제품도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TLC에 대한 국내 시장의 불신, 신뢰로 풀어낼 것

초창기 TLC 메모리 기반의 SSD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면서 자연스레 일부 소비자들은 TLC 메모리가 탑재된 SSD를 신뢰하지 않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빠른 속도가 강점이었던 SSD의 특징은 사라지고 오히려 소중한 데이터가 사라지는 일도 있었다. 이런 내용을 접한 몇몇 소비자들은 TLC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내기도 한다.

크루셜과 SSD 제품군에 대해 설명 중인 조나단 위치 매니저.(출처=IT동아)
크루셜과 SSD 제품군에 대해 설명 중인 조나단 위치 매니저.(출처=IT동아)

조나단 위치 매니저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인지하는 눈치였다. 그는 "기본적으로 TLC가 좋지 않다고 하는 이유가 고용량 파일을 다룰 때 발생하는 순간적인 속도 강하 문제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사실 흔치 않다. SSD를 고용량 파일을 담아두는 저장용으로만 쓰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크루셜은 이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다양한 테스트 환경을 구축하고 최대한 검증하는 절차를 밟는다고 덧붙였다. 제품 개발 단계에서 운영체제와 게임, 포토샵 등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해 성능이 꾸준히 유지되는지 아닌지 여부를 따지고 수정해 나간다고.

동시에 엄격한 내구에 대한 기준도 마련했다. 3D 낸드를 도입하면서 각 제품에 따라 총기록용량(TBW – Total Byte Written) 를 최대한 확보하면서 성능도 높이는 것에 주력해서다.

예를 들어 275GB의 MX300은 80TB의 총기록용량을 제공한다. 이는 하루에 43GB를 5년간 매일 기록했을 때 달성할 수 있는 수준이다. 525GB는 160TB의 총기록용량을 제공하는데, 이는 5년간 하루에 87GB를 기록해야 되는 수치다. 보증기간은 3년이지만 5년 이상을 내다보는 설계가 이뤄지고 있었다.

대원 CTS 측 관계자는 "소비자의 마음을 돌리는 것은 제품을 다루는 유통사에게 주어진 숙제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기술 발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크루셜은 현재 3D 낸드 기술을 적용해 저항이나 속도 등에서 많은 발전을 이뤄냈다. 앞으로도 더 나아질 것이니 지켜봐 달라"고 덧붙였다.

20년 메모리 외길 걸은 크루셜 '지금처럼만'

크루셜은 마이크론의 일원으로 20년을 달려왔다. 그 동안 많은 제품을 선보였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지금까지 크루셜 브랜드가 이어져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조나단 위치 매니저는 "오랜 시간 쌓은 노하우와 자료들이 제품을 개발하고 출시할 때 큰 도움을 주었다. 이것이 주효하지 않았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크루셜과 대원 CTS는 다양한 제품과 마케팅으로 국내 PC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계획이다.(출처=IT동아)
크루셜과 대원 CTS는 다양한 제품과 마케팅으로 국내 PC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계획이다.(출처=IT동아)

그는 모든 전자제품은 호환성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완제품이라면 설계부터 각 부품에 대한 완성도가 고려되기에 상호간 문제가 적지만 조립 시장은 사정이 다르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러나 크루셜은 섬세하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이 있었다고 한다. 그것은 바로 호환성 테스트 도구다. 마이크론 홈페이지에는 호환성 테스트 도구를 내려 받도록 했고, 간단한 검사를 거쳐 호환 여부를 가려준다. 100% 정확하지 않겠지만 도움은 되는 부분이리라.

해당 도구는 영문이기 때문에 국내 소비자들은 영어를 잘 모르면 접근이 어렵다. 대원 CTS는 이 부분을 크루셜 측에 적극 건의했고, 머지 않아 한글 번역이 이뤄진 도구를 내려 받을 수 있게 제공할 방침이라고 한다. 이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국내 시장의 의견을 반영한 조치다.

조나단 위치 매니저는 20주년은 맞았지만 특별한 전략은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소비자를 바라보고 '적정한 가격에 최고의 성능'이라는 정책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지금처럼만"이라고 말한 그의 말이 묵직하게 다가온다.

동아닷컴 IT전문 강형석 기자 redb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