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처럼 느껴지는 탁월한 현실감 기차 충돌·롤러코스터 온몸 짜릿 화질까지 우수…높은 가격은 부담
‘가상현실(VR)’이 화제다. 최근 막을 내린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에서도 대세는 모바일게임이었지만, 정작 관람객들의 발길을 더 붙든 것은 VR콘텐츠였다. 특히 올해는 기존의 시험적 수준이 아닌 상용화 콘텐츠가 다양하게 출품돼 대중화 가능성을 타진했다.
콘텐츠 뿐 아니다. 새로운 기기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HTC가 지스타 첫 날인 17일 국내 출시를 알린 ‘바이브’가 그 주인공이다. HTC가 게임사인 밸브와 협업을 통해 내놓은 프리미엄급 제품으로 머리에 쓰는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 뿐 아닌 무선 컨트롤러, 공간 감지 센서 등을 포함한 통합 VR시스템이다. 무선 컨트롤러와 공간 감지 센서로 사용자의 정확한 위치 추적을 할 수 있어 좀 더 활동적으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실제로 지스타 현장에선 HMD를 착용하고 손과 발을 휘저으며 가상의 현실을 즐기는 관람객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그 중 하나인 스튜디오 HG의 ‘오버턴’도 무선 컨트롤러와 공간 감지 센서를 통해 사용자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콘텐츠다. 실제로 몸을 움직이면 HMD로 보이는 가상의 세계에서도 같은 움직임이 이뤄져 현실감이 높았다. 처음엔 컨트롤러가 손에 익지 않은데다 직접 몸을 움직이다 보니 어색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가상현실의 신세계에 빠져들었다.
VR의 또 다른 가능성을 열어주는 시뮬레이터 활용 콘텐츠도 만나볼 수 있었다. 시뮬레이터를 타고 그 움직임에 맞춰 가상의 세계를 보여주는 콘텐츠는 향후 테마파크 등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선 골프존유원홀딩스의 시뮬레이터를 체험해 볼 수 있었다. 2인승 시뮬레이터에 탑승해 바이브의 HMD를 착용하면 가상의 세계에서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오토바이 보조석에 타고 현실에선 경험하기 어려운 아찔한 순간을 마주했다. 기차와의 충돌 직전 상황이나 높은 곳에서 추락하는 장면에선 ‘이건 가상현실이야’라고 속으로 외치면서도 땀이 난 손은 어느 새 안전바를 꽉 잡고 있었다.
바이브는 이처럼 사용자의 움직임이 가상현실에서도 똑같이 이뤄지는 등 수동적으로 콘텐츠를 소비할 수밖에 없는 다른 저가형 VR기기와는 확실하게 다른 뛰어난 현실감을 자랑했다. 디스플레이의 화질도 뛰어났다. 다만 125만원이라는 가격은 마니아라 해도 한번쯤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