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으로 추위가 시작됐다. 기상청은 12월과 내년 1월에는 지구온난화로 북극의 찬 공기가 자주 남하하고 ‘라니냐’(적도 부근 해면의 수온이 평년보다 차가워지는 현상)로 인해 ‘강력한 한파가 기습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예보했다. 따라서 올겨울은 저체온증, 동상 등 한랭질환과 만성질환 관리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 올겨울 ‘한랭질환 주의보’
27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3년 259명이던 한랭질환자 수는 2014년 458명, 지난해 483명 등 2배 정도로 급증했다. 지난해 한랭질환자 중 26명이 사망했을 정도. 한랭질환자는 저체온증, 동상이 대부분이다. 저체온증은 체온이 35도 이하로 떨어진 상태로 혈액 순환은 물론이고 호흡, 신경계 기능이 느려진다. 전신이 떨리고 맥박, 호흡이 빨라지면서 근육경직, 탈수가 생긴다. 외부 온도가 낮아지면 우리 신체는 열을 잃지 않으려고 피부에 있던 혈액을 뇌, 심장 등 장기로 이동시킨다. 동상이 발생하는 이유다.
저체온증을 막으려면 체온 유지는 필수다. 얇은 옷을 여러 겹 입고 바지는 밑단으로 갈수록 통이 좁아지는 것을 입는다. 두꺼운 양말을 신으며 발이 너무 조이지 않도록 여유 있는 신발을 신는다. 실내에서 준비운동으로 몸을 약간 덥힌 후 외출한다.
가벼운 동상에 걸렸다면 즉시 38∼42도의 물에 홍조가 생길 때까지 20∼40분간 담근다. 하지만 동상 부위에 직접 불을 쪼이는 것은 금물이다. 피부조직이 손상될 수 있다. 이동훈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동상 부위를 마사지하면 오히려 세포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며 “동상이 걸린 부위를 움직이지 않게 한 상태에서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한랭질환에 강해지려면 평소 수분과 균형 잡힌 식단으로 영양을 충분히 섭취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해 몸의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차원철 삼성서울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고령자는 한파에 노출되지 않아도 울혈성 심부전, 당뇨병, 요독증, 약물 중독, 급성 호흡부전, 저혈당 등으로 저체온을 보일 수 있으니, 가족은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 만성질환자는 특히 ‘한파’ 주의해야
특히 ‘한파’라는 외부 환경은 체내 생리환경 변화로 면역성과 체력을 떨어뜨려 만성질환자에게 치명적인 상황을 유발할 수 있다. 김영학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겨울철에도 날씨가 조금만 따뜻해지면 마음을 놓는 경우가 많다”며 “덜 추운 날도 일교차가 커 아침에 갑자기 심장마비, 협심증, 뇌출혈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침에 갑자기 찬 공기에 노출되면 몸의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돼 말초동맥들이 수축하고 혈압이 올라가면서 심장의 부담이 늘어난다. 고혈압 환자는 혈압이 올라 뇌중풍(뇌졸중) 발생률이, 심장질환 환자는 심장 발작이나 협심증의 위험성이 커지는 이유다. 김효수 서울대병원 심혈관센터 내과 교수는 “아침에 천천히 일어나고 새벽 운동은 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겨울철에는 음식에 첨가하는 소금이나 간장의 양을 절반 이하로 줄이는 것이 좋다.
당뇨병 환자는 겨울철에 혈당 수치가 더 오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연말 연초 회식이 많은 데다 추운 날씨 때문에 야외 활동과 운동을 잘하지 않게 되는 탓이다. 따라서 과식을 하지 않도록 스스로 식사량을 조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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