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증강현실과 구글 탱고의 차이점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12월 1일 17시 13분


구글 '탱고(Tango)'가 마침내 우리 곁에 온다. 레노버는 오는 12월 5일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탱고를 지원하는 최초의 스마트폰 '팹2 프로(Phab 2 Pro)'를 국내에 정식 출시한다.

탱고는 구글이 지난 3년 동안 개발한 차세대 증강현실(AR) 기술이자 서비스다. 서비스를 정식 지원하는 제품이 시중에 출시된 만큼 이제 계획을 의미하는 '프로젝트'를 이름에서 떼고 '탱고'라고 부르고 있다. 탱고가 서비스의 정식 이름인 셈이다.

탱고는 기존 증강현실과 무엇이 다른 것일까? 한 번 자세히 알아보자.

<구글 탱고>(출처=IT동아)
<구글 탱고>(출처=IT동아)

구글 '탱고'란?

탱고는 조악하기 그지 없던 기존의 증강 현실을 실제와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 올린 기술이다.

증강현실이란 카메라, 캠코더 등의 영상 기기를 활용해 현실의 이미지나 배경을 촬영한 후 여기에 3차원 가상 이미지를 합성해서 둘을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주는 기술이다. 이미 오래 전부터 상용화된 상태다. 많은 스마트폰 앱과 커넥티드 카 허드(HUD)가 증강현실을 활용해 현실과 가상을 합성해서 사용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기존의 증강현실에는 문제가 하나 있다. 현실과 가상이 따로 노는 현상이다. 현실에 대한 고민 없이 가상 이미지를 합성하다보니 누가봐도 어색할 정도로 어설프게 합성된다.

<기존의 증강현실, 이미지와 현실이 어색하게 합성된다>(출처=IT동아)
<기존의 증강현실, 이미지와 현실이 어색하게 합성된다>(출처=IT동아)

탱고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서비스다. 현실을 스캔해 3차원 공간 정보를 파악한 후, 이를 활용해 현실과 가상을 융합한다. 사용자가 어색함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합성된다. 이렇게 탱고처럼 실제와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정교하게 합성된 증강현실을 기존의 증강현실과 구분하기 위해 '혼합현실(MR, Mixed Reality)'이라는 새로운 용어까지 등장했다. 즉, 탱고는 혼합현실을 구현한 구글의 서비스인 셈이다.

(참고로 혼합현실이라는 용어는 구글이 직접 주장한 개념은 아니다.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이 만들어서 강조하고 있는 개념이다.)

<구글 탱고 기술을 활용해 사물의 크기를 파악하는 모습>(출처=IT동아)
<구글 탱고 기술을 활용해 사물의 크기를 파악하는 모습>(출처=IT동아)

구글 탱고의 원리

탱고의 원리는 무엇일까. 일단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탱고 기술을 최초로 탑재한 스마트폰인 팹2 프로의 경우 일반 스마트폰보다 훨씬 많은 3개의 후면 카메라와 5개의 센서를 탑재하고 있다.

첫 번재 카메라는 1,600만 화소 이미지 센서를 활용해 일반 카메라처럼 일반 이미지를 찍는다. 두 번째 카메라는 배경과 사물의 깊이(Depth)와 심도(Depth of field)를 파악하는 특수 카메라다. 세 번째 카메라는 사물의 명암을 파악하는 특수 카메라다. 두 특수 카메라는 각각 2개의 센서를 이용한다.

탱고는 팹2 프로의 카메라를 활용해 공간 데이터를 파악한 후 현실을 스마트폰 속에서 3D로 재구성한다. 재구성된 3D 공간을 활용해 가상 이미지가 어디에 어떤 형태로 배치되어야 어색하지 않을지 파악한 후 3D 공간에 가상 이미지를 정확히 합성한다. 가상 이미지의 색과 명암도 최대한 실제와 비슷하게 맞춘다. 이어 가속도계, 자이로스코프, GPS 등을 활용해 사용자와 기기의 위치를 파악한 후, 사용자의 움직임에 맞춰 가상 이미지가 어떻게 변해야 할지 판단한다.

<레노버 팹2 프로는 공간을 읽을 수 있는 3개의 카메라를 탑재하고 있다>(출처=IT동아)
<레노버 팹2 프로는 공간을 읽을 수 있는 3개의 카메라를 탑재하고 있다>(출처=IT동아)

사용자들은 탱고를 통해 두 가지 이미지를 볼 수 있다. 하나는 3D 공간과 가상 이미지가 모두 여과없이 표현되어 있는 공간정보 화면이다. 다른 하나는 3D 공간을 현실 밑에 숨기고 현실과 가상 이미지만 합성해서 보여주는 혼합현실 화면이다.

탱고는 위화감 없는 혼합현실 구현 외에도 한 가지 기능을 더 갖추고 있다. 바로 '현실 스캐너'다. 탱고를 탑재한 스마트폰으로 특정 사물이나 건물을 통째로 스캔해서 3D 모델로 바꿀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3D 모델을 CAD나 가상현실을 만들 때 활용할 수 있다.

<탱고를 활용해 집안에 미리 가구를 진열하는 모습, 진열한 가구를 구매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한다>(출처=IT동아)
<탱고를 활용해 집안에 미리 가구를 진열하는 모습, 진열한 가구를 구매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한다>(출처=IT동아)

탱고를 지원하는 최초의 스마트폰, 팹2 프로

현재 탱고 서비스의 파트너는 레노버 뿐이다(엔비디아도 파트너이기는 한데 일반 사용자용 제품을 출시하지는 않고 있다). 레노버는 구글과 계약을 맺고 제품 설계부터 탱고 탑재를 고려한 스마트폰 팹2 프로를 선보였다. 다른 회사에서 탱고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할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

(출처=IT동아)
(출처=IT동아)

팹2 프로는 QHD 해상도(2,560x1,440) 6.4인치 디스플레이, 탱고에 최적화된(3D 공간 데이터 재구성 관련 기능 탑재) 스냅드래곤 652 프로세서, 4GB 메모리, 1600만 화소 후면 카메라와 8백만 화소 전면 카메라 등을 탑재한 고사양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다. 혼합 현실과 고화질 촬영에 특화된 제품이다.

가격이나 판매 방식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오는 5일 공개할 예정이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50만 원대 후반의 가격에 지마켓 등 오픈마켓에서 판매될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이동통신 3사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다. (과거 레노버가 국내에 출시한 스마트폰 팹 플러스는 LG유플러스에서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없어 국내 출시가 무산된 바 있다.)

탱고를 지원하는 앱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카메라로 찍은 사물의 크기를 자동으로 파악해주는 '메저', 허공에 태양계를 재구성해주는 '솔라 시뮬레이터', 집안에 가구를 가상으로 배치해볼 수 있는 '웨이페어', 가상 도미노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도미노 월드', 혼합현실 속에 등장한 괴물을 찾아서 없애는 게임 '팬토가이스트' 등이다. 개발킷이 공개되어 있고 서비스를 지원하는 제품도 공식 출시된 만큼 탱고를 지원하는 앱은 점덤 더 늘어날 전망이다. 탱고를 지원하는 앱은 구글 플레이 스토어 탱고 카테고리(https://play.google.com/store/apps/collection/promotion_3001310_project_tango_featured)에서 찾을 수 있다.

<탱고를 활용한 혼합현실 게임 \'울드(Woorld)\'>(출처=IT동아)
<탱고를 활용한 혼합현실 게임 \'울드(Woorld)\'>(출처=IT동아)

탱고와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는 매우 닮았다. 둘 다 실제와 구분되지 않는 혼합현실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탱고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로, 홀로렌즈는 HMD(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로 구현하려는 것이 다를 뿐이다. 다만 근간 기술이 동일한 만큼 향후 탱고를 탑재한 HMD가 등장할 가능성도 부인할 수 없다.

동아닷컴 IT전문 강일용 기자 ze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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