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고가의 신약… 보험적용 등 보건당국 빠른 대응 절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7일 03시 00분


이진한 의사 기자의 따뜻한 약 이야기

C형 간염 치료제 ‘비키라팩’
C형 간염 치료제 ‘비키라팩’
 모든 질병의 궁극적인 목표는 완치입니다. 완치는 단순하게 병이 나았다는 의미를 넘어서 환자들이 아프지 않고 평범하게 일상생활을 누리는 자유를 의미합니다. 특히 가벼운 감기 몸살이 아닌 불치병, 난치병 환자들에게 완치란 기적과 같습니다. 그래서 완치를 위해서라면 몸에 좋다고 하는 민간요법을 이것저것 적용해보고, 약 값과 병원 치료에 드는 큰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치료를 원하는 환자가 많습니다.

 제약사들도 완치율을 높일 획기적인 의약품 개발에 매진하지만, 어렵게 탄생한 신약은 급여 적용이 안 돼서 고가의 약품이라는 논란을 불러오기도 합니다. 최근 대표적인 고가약 논란의 주인공은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 유방암 표적치료제 ‘캐싸일라’, C형 간염치료제인 ‘비키라팩(Viekira pak)’입니다.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동아일보DB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동아일보DB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는 항암제 시장에서 완치에 도전하는 고가의 항암제입니다. 암 투병 중이던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복용 후 완치 판정을 받으면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국내 출시 후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과 비소세포폐암에 적응증을 받았지만 비급여로 인한 높은 약가가 문제가 돼 제약사 자체적으로 30% 가격을 인하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성인 평균 몸무게를 기준으로 복용할 경우 한 달분 비용이 900여만 원에 달하는데 이는 여전히 높은 가격입니다. 최근 영국에서는 비소세포폐암에 대해 이 약이 급여로 인정을 받아 환자들이 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게 된 만큼 국내에서 거는 기대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국내 40, 50대 여성 사망 원인의 다수를 차지하는 유방암 치료에도 희망의 약이 있습니다. 로슈의 전이성 유방암 표적치료제 ‘캐싸일라’는 1차 치료에 실패한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의 유일한 치료제입니다. 생존 기간을 6개월 정도 연장시키고, 단독으로 사용이 가능해 환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시키는 효과까지 있습니다. 하지만 2014년 출시 후 급여 적용을 받지 못해 1년간 환자들의 치료 비용이 1억2000만 원에 달합니다. 특히 유방암은 젊은 연령층에서 많이 발생하는 암인 만큼 환자들에게 보다 폭넓은 치료 기회가 주어지면 좋겠습니다.

 아직 국내 허가 전이지만 임상 결과로 100% 완치 가능성을 열어 주목받는 신약도 있습니다. 바로 제약사 애브비의 C형 간염 치료제인 ‘비키라팩(Viekira pak)’은 경구용 알약 치료제인데요. 임상 결과를 보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간경변증을 동반한 환자들이 100% 완치돼 국내 C형 간염 완치의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내년에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는 이 신약은 미국에서 약 값이 3개월분(완치 기준)이 8만3000달러(약 9750만 원)에 이를 만큼 고가여서 국내 보험 급여 적용에 귀추가 주목됩니다.

 앞으로도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완치를 가져다 줄 희망의 신약들은 계속해서 등장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가격 때문에 이 약이 꼭 필요한 환자들이 치료를 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보건당국의 빠른 시스템 가동과 제약사의 사회공헌 프로그램 가동 등이 절실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이진한#약#신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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