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무지외반증으로 인한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무지외반증은 가장 흔한 족부 질환으로 엄지발가락이 새끼발가락 쪽으로 휘고, 발가락 아래 뼈가 돌출되면서 염증과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심한 경우 엄지발가락과 다른 발가락이 겹치는 변형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걸을 때 돌출 부위의 통증이 발생하여 새끼발가락 쪽에 과도한 힘을 주게 되는데, 이로 인해 새끼발가락까지 휘고 돌출되는 ‘소건막류’가 동반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발의 모양이 변형되고 통증이 발생해도 단순히 콤플렉스로 여기고 숨기기에만 급급한 경우가 많다.
무지외반증은 선천적 요인과 후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나타난다. 선천적 요인으로는 평발이나 넓적한 발, 중족 관절면의 각이 과다한 경우 등이다. 후천적 요인으로는 하이힐 등의 코가 좁고 굽이 높은 신발을 자주 신는 경우나 외상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가족력이 있는 경우 발병률이 높게 나타난다.
흔히 무지외반증은 여성들에게서 많이 발병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키 높이 구두 등으로 젊은 남성에게도 종종 나타난다.
2014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정보에 따르면, 2013년 무지외반증 진료 환자 중 85%는 여성이었고, 남성보다 5.5배 많은 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남성 무지외반증 환자는 2009년 5157명에서 2013년 8444명으로 4년 사이 60% 이상 증가하여 여성에 비해 급속도로 늘고 있다. 남성 환자의 급증은 특히 패션에 관심이 높은 20, 30대에서 두드러졌다.
고택수 바른본병원 원장(정형외과전문의·의학박사)은 “무지외반증은 주로 50, 60대의 중장년층 환자가 가장 많지만, 최근에는 젊은 남성 환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라며 “발 모양으로 인한 콤플렉스도 문제지만, 변형된 발 모양으로 인해 발생하는 2차 질환이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강조하며 “무지외반증으로 잘못된 걸음걸이가 습관화되면 무릎, 엉덩이, 허리까지 영향을 줄 수 있어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지외반증은 외관만으로도 바로 진단이 가능하지만, 다른 질환의 동반 여부와 정확한 변형각의 확인을 위해 X선 검사를 함께 한다. 초기 증상일 경우 보조기 착용 등의 비수술적 방법으로 발가락의 변형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막을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치료하려면 틀어진 발가락 정렬을 바로잡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봐야 한다.
바른본병원에서는 무지외반증을 치료할 때 스카프절골술(Scarf Osteotomy)과 부분마취를 시행한다. 스카프절골술은 Z자로 뼈를 절골하는 방법으로 절골면이 넓어 안정성이 높고, 회복이 빠르며, 수술 후 재발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 대부분 수술 다음날부터 보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일상 생활로의 복귀 또한 빠른 편이다. 부분 마취로 고령의 환자나 만성질환자도 치료가 가능하다.
다만 기존 갈매기절골술(Chevron Osteotomy)에 비해 수기가 까다로운 편이기 때문에 숙련된 전문의가 시행해야 한다. 고 원장은 “스카프절골술은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는 수술법이지만 Z자로 뼈를 절골해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해부학에 정통하고 경험이 많은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거친 후 수술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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