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중국산 이어폰 확실히 달라졌다, VJJB V1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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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월 4일 11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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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자주 듣기에 이어폰이나 헤드폰에 관심이 많은 기자의 눈에 띈 한 쇼핑몰의 문구는 매우 솔깃했다. '세계가 인정하는 가성비 최고 이어폰' 가격대 성능이 그렇게 끝내주는 물건이라니 그 정체가 정말 궁금했다. 동시에 마우스를 쥔 손은 '결제하기'를 향해 움직이고 있었고, 약 3만 2,000원 정도의 비용을 들여 구매를 완료하기에 이르렀다.

VJJB V1S.(출처=IT동아)
VJJB V1S.(출처=IT동아)

VJJB V1S. 기자가 구매한 이어폰이다. 사실 절묘한 시기에 기자가 쓰던 SE535에 문제가 생겨 지난해 12월 하반기에 구매했다. 가격이 10배 이상이지만 '가성비'라는 한 마디가 마음을 움직였다. 들어보고 소리가 시원찮으면 다른 제품을 쓰면 그만이라는 생각도 있었다. 그러나 약 2주일 가량 청음한 이 이어폰, 생각 외로 물건이었다.

어디서 봤더라... 아!

처음 접한 이 이어폰을 보니 어디서 많이 보던 것이다. 그렇다. JVC HA-FXT90의 그것과 매우 흡사하다. 흡사한 정도가 아니라 거의 같다고 해도 될 정도다. 나중에 찾아보니 VJJB에서는 우드 이어폰이라는 HA-FX850 또는 HA-FW 시리즈와 흡사한 제품도 판매하고 있었다.

'하이엔드 이어폰 브랜드 OEM 생산'이라는 문구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이 곳에서는 JVC 이어폰을 주문자 생산 방식(OEM)으로 공급하고 있던 것이다. 지금도 제품을 공급하는지 확인은 안 되지만 동일 제품이라면 그것 또한 흥미로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JVC HA-FXT90의 유닛 디자인.(출처=IT동아)
JVC HA-FXT90의 유닛 디자인.(출처=IT동아)

마감도 기대 이상이다. 실리콘 재질의 케이블 외피에 내부에는 선재를 꼬아 넣었으며, 유닛과 단자 연결도 깔끔하다. 무엇보다 쉽게 꼬이지 않았다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이어폰을 막 넣어도 심하게 꼬이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으며, 쉽게 풀 수도 있었다.

가격대 때문인지 세부 마감은 어쩔 수 없어 보인다.(출처=IT동아)
가격대 때문인지 세부 마감은 어쩔 수 없어 보인다.(출처=IT동아)

하지만 꼼꼼히 살펴보니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었다. 바로 유닛. 그릴을 자세히 보니 특정 부위에 찌그러진 형상이 보인다. 그릴을 부착하는 과정에서 생긴 것인지 본래 이렇게 생긴 그릴을 부착한 것인지 알 방법은 없지만 완벽한 마감을 고집하는 소비자라면 약간 찝찝한 부분이다. 물론 많은 이들은 이 부분에 큰 신경을 쓰지 않을 듯 하다.

생각 이상의 사운드... 오!

이 이어폰의 소리를 경험했다. 청음을 위해 기자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 갤럭시 S7 엣지에 LG G5용 뱅앤올룹슨(B&O) 하이파이 모듈을 USB 연결했다. 플레이어는 별도 설치한 온쿄 HF 플레이어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 점 참고하자. 음원들은 24비트 96kHz 고해상 음원(FLAC)으로, 일부 24비트 192kHz 고해상 음원 파일도 재생했다.

VJJB V1S의 음질은 가격 그 이상을 자랑한다.(출처=IT동아)
VJJB V1S의 음질은 가격 그 이상을 자랑한다.(출처=IT동아)

먼저 사용한 플레이어나 앰프 등의 조합에 따라 최종적으로 접하는 소리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음을 언급하고자 한다. 또한 음악적 취향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으니 이 글은 어디까지나 참고만 하자.

VJJB V1S의 소리는 결과적으로 보면 가격대 이상의 만족감을 줬다. 공간에 습기가 있는 듯한 느낌만 제외하면 말이다. 마치 화장실이나 목욕탕에서 들리는 대화 같은 느낌이랄까? 과하지는 않고 단지 청취자와 소리 사이에 약한 장막 하나가 있는 정도다. 이어폰이 고가로 갈수록 질감에 차이가 느껴진다고 하는 것은 이 부분에도 영향이 있다.

공간감은 평이한 수준이다. 소리 자체는 유닛 좌우를 거쳐 가깝게 다가오는데 이것들이 애매하게 퍼지는 느낌이 들어 공간감을 구축하는데 방해가 된다. 그러나 무난하게 듣기에 문제 없는 수준이다.

저음, 중고음에 대한 표현력은? 역시나 무난하다. 각각 열심히 제 몫을 하고자 노력은 하는데 특정 영역에서 소리가 무너지는 인상이 있다. 발라드나 클래식이라면 그럭저럭 괜찮은데, 일렉트로니카 또는 빠른 비트의 음원에서 더 두드러지는 듯한 느낌이다.

VJJB V1S의 유닛.(출처=IT동아)
VJJB V1S의 유닛.(출처=IT동아)

유닛, 제조사 정보에 따르면 6mm 듀얼 드라이버로 구성했다. 참고로 JVC는 동일 제품에 5.8mm 듀얼 드라이버를 쓴다. 그러니까 0.2mm 크기를 키웠다는 점이 다르다. 아마도 이런 소소한 차이점으로 문제들을 피해갔을 가능성이 높다. 저항(임피던스)은 8옴으로 무난하다. 역시 동일한 JVC 제품의 저항은 12옴이다. 저항은 낮을수록 소리는 크게 들리는데, VJJB V1S의 음량이 크게 다가오는 것도 이 부분 때문으로 풀이된다. 저항은 높고 낮음에 따라 장단점이 있으나 이 제품에서는 크게 영향을 줄 부분은 아닐 것이다.

LG 쿼드비트, 샤오미 피스톤, 알리슈어...

가성비 좋다는 이어폰은 과거에도 있었다. 그 중 대부분은 대륙의 실수라고 나온 것들이 많다. VJJB V1S 또한 그 중 하나라면 하나다. 물론 100% 실수는 아니다. OEM 생산을 바탕으로 약간의 개조(?)를 거친 이어폰이니 말이다. 약간 엉성한 부분이 있지만 전반적인 마감이나 완성도는 가격대 이상의 만족을 주기에 충분하다.

소리도 전체적으로 무난하다. 3만 원대 이어폰이라고 하기에는 그 이상의 무엇인가가 있다. 대략 5~7만 원대 제품과 견줘도 손색 없는 수준. 그렇다고 10만 원대 이어폰과 비교하기엔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요소가 있다. 특히 소리의 탁함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결과적으로 VJJB V1S는 저렴한 가격 이상의 소리(또는 만족)를 즐기기에 좋아 보인다. 그러나 확실히 해둘 부분은 있다. 좋은 소리를 즐기려면 투자를 하시라는 것.

동아닷컴 IT전문 강형석 기자 redb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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