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신의 비법] ‘새는 장 증후군’ 아시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15일 17시 25분


《미국의 신경 생리학자 마이클 거슨은 장을 ‘제2의 뇌’라 명명했다. 우리가 흔히 행복호르몬이라 부르는 세로토닌의 95%가 장에서 만들어지며 우리 몸의 면역세포의 70%가 장에 모여 있음이 밝혀졌다. 그만큼 장이 중요하다. 최근 크론병 등 원인을 알 수 없는 자가면역질환, 1형 당뇨병, 자폐증, ADHD 등이 '새는 장 증후군'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새는 장 증후군'에 대해 채널A '나는 몸신이다'와 동아일보 과거기사로 알아본다.》


장은 음식물을 소화하고 영양분을 흡수하여 에너지를 제공하며 배변활동을 통해 노폐물을 배출시킨다. 또 세균이 음식물을 통해 들어오는 과정에서 체내에 쌓이는 독소나 유해균을 걸러주는 역할도 한다. 장이 건강하지 않으면 장내 유해균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한다. 이에 따라 장 질환 및 면역질환이 늘어난다.

장은 입에서 항문까지 뚫려 있는 긴 관으로 외부물질에 대한 최초의 방어시스템이다. 각종 세균이나 유해물질 등 우리 몸에 해로운 물질들이 혈액으로 흡수되지 못하도록 막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장이 약해지거나 장 점막이 손상되면 장에 틈이 생긴다. '새는 장 증후군'이 되면 염증이 혈관계를 따라 온 몸을 돌아다니며 병을 일으킨다. 염증이 뇌로 가면 뇌 질환, 피부로 가면 아토피 등 재발성 난치성 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



평소 △복부에 가스가 차거나 더부룩한 느낌, 때로 복통 △변비가 있거나 묽은 변, 설사를 하는 경우 △특정 음식에 알레르기 질환이 있거나, 생긴 경우 또는 특정 음식을 먹으면 컨디션이 나빠지는 경우 △ 비염이나 천식 △피부에 잦은 염증 반응(건선, 아토피, 지루염 같은 만성 피부염) 중 2,3가지 증상이 반복된다면 '새는 장 증후군'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 장 건강의 적 : 가공식품 항생제
장과 건강의 관계에 대한 연구는 현대에도 활발하다. 가미노가와 슈이치 일본 니혼대 식품과학공학과 교수는 저서 ‘장이 편해야 인생이 편하다’에서 면역력은 장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전체 면역계의 50%가 넘는 림프구와 항체가 장 속에 모여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방부제가 들어간 가공식품, 항생제, 섬유질이 부족한 식사 등은 장 건강의 적이다.

원래 장엔 좋은 균들이 나쁜 균들과 곰팡이를 억제하며 살아가는데 항생제가 이런 균들을 다 죽여 버려 곰팡이가 급속히 증식한다. 그중 대표격인 칸디다는 손상된 장 점막을 통해 들어와 전신을 돌며 여러 가지 증상을 일으킨다.

항생제를 먹고 나면 변이 녹색에서 검은 녹색으로 변하고 끈적거리며 나쁜 냄새가 나는데 이렇게 변이 녹색으로 되는 것은 칸디다 곰팡이가 많을 때의 특징이다. 더 진행되면 변이 새까맣게 되고 염소 똥처럼 동글동글하게 굳어지며 변비가 생긴다. 음식알레르기, 스트레스, 고(高)탄수화물 식사, 단 음식 등도 면역력을 떨어뜨려 칸디다를 많이 자라게 한다. 또 피임약이나 위궤양약, 프레드니손 같은 스테로이드제를 복용해도 칸디다가 늘어난다.

기름진 음식과 육류의 과잉 섭취도 장에 좋지 않다. 차가운 것을 많이 먹으면 위와 장에 냉기가 누적돼 대사가 느려지고 덩어리가 생기기 쉬운 조건이 된다. 맵거나 자극적인 것을 많이 먹으면 장에 열이 쌓여 염증을 일으키기 쉽다.

<관련기사>
“장이 튼튼해야 무병장수” (동아일보 2015.5.25)
[Health&Beauty]과민성 대장증후군 (동아일보 2014.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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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김아연 기자 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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