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일명 전공의 특별법)을 지난해 12월 23일 시행했다.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을 위해 근무시간을 주당 80시간으로 제한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하지만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과연 특별법이 의료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질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수련 연차별 분석 결과 인턴 평균 근무시간은 무려 114.21시간에 달했다. 이어 전공의 1년 차 102.27시간, 2년 차 92.86시간, 3년 차 81.97시간, 4년 차 70.63시간 등으로 대부분 주당 80시간 이상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턴의 경우 일주일(168시간)에 114시간 넘게 근무한다는 것은 수면과 휴식시간을 다 합쳐도 일주일에 54시간, 하루 평균 8시간을 채 못 쉰다는 이야기다.
전공의 근무시간은 병원 규모별로도 차이를 보였다. ‘빅5’ 병원의 평균 근무시간은 95.79시간인 반면에 소형 종합병원의 평균 근무시간은 87.57시간으로 8시간 넘게 차이가 났다. 규모가 큰 병원일수록 환자 수가 많기도 하지만, 그에 비해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규모에 관계없이 전체적으로 전공의 평균 근무시간이 가장 많은 곳은 112.72시간으로 조사된 가천대길병원이었고, 가톨릭중앙의료원이 105시간으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평균 근무시간이 가장 적은 곳은 69.75시간인 대동병원이었다.
▼전공의 1인당 환자 수는… 광주기독병원 28.3명 최다▼
전공의 1년차 월급 평균 328만원
전공의 한 사람이 한 번에 담당하는 환자는 몇 명이나 될까. 인턴을 제외한 전공의 1∼4년 차의 경우 평균 14∼16명으로 병원 규모나 연차에 따라 별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일부 병원에서는 전공의에게 지나치게 과도하게 환자를 돌보도록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공의 1인당 환자 수가 가장 많은 곳은 광주기독병원으로 28.3명이었다. 전주예수병원이 22.1명으로 그 다음으로 많았고, 가천대길병원 19.2명, 순천향대천안병원 18.7명, 순천향대서울병원 18.3명 등의 순이었다. 전공의 1인당 환자 수가 많으면 그만큼 전공의의 업무 부담이 크거나 환자 상태에 대한 관리가 소홀해질 가능성이 높다.
급여 수준은 실수령액을 기준으로 월평균 320만 원 선이었다. 수련 연차별로 보면 인턴 316만2900원, 전공의 1년 차 328만6500원, 2년 차 322만8500원, 3년 차 321만600원, 4년 차 324만300원 등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연차가 높아질수록 급여는 오르지만 그만큼 근무시간이 줄어든 데 따라 수당이 감소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역시 ‘빅5’가 349만9700원으로 가장 높았고, 중대형 종합병원 310만5700원, 중소형 종합병원 311만6200원, 소형 종합병원 310만8900원으로 조사됐다. ‘빅5’ 중에는 서울대병원이 359만5700원으로 가장 높았고, 서울아산병원 351만9400원, 삼성서울병원 349만2700원, 가톨릭중앙의료원 349만 원, 신촌세브란스병원 334만5300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같은 결과는 각 병원의 지급방식과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가 연차별로 동일하지 않아 실제와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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