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클리닉]탄탄한 의료진… “한국의학 수준 우리가 끌어올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2일 03시 00분


[병원 탐방]한국 의학 역사의 산실

CM병원(옛 충무병원)은 대한민국이 의료 불모지였던 1949년. 일본 나고야대병원 의학박사인 이범순 박사가 고국의 의학 발전에 헌신하기 위해 귀국해서 한강 이남에 설립한 최초의 종합병원이다. 68년의 역사와 함께 3대에 걸쳐 내려온 한국 의학 역사의 산실인 종합병원의 이야기이다.

미국정형외과 학회에서 발표하는 이상훈 병원장. CM병원 제공
미국정형외과 학회에서 발표하는 이상훈 병원장. CM병원 제공


3대째 이어온 병원

서울대 의대 의학박사이자 정형외과 전문의인 이도영 2대 병원장의 시대에서 CM병원은 서울 영등포 지역 주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종합병원으로서 큰 역할을 수행하며 한번 더 큰 발전을 이룬다. “의사는 홍보하지 않으며,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무한한 지식을 지녀야 하고, 치료의 결과로만 말해야 한다”는 철학은 68년째 내려오는 병원 이념이다.

2대 병원장이었던 이도영 이사장은 “의사는 의학 발전에 이바지하고 인술을 펼치는 존재일 뿐이며 병원은 좋은 의사들이 있을 때에만 그 가치를 지닌다”는 가치관을 수많은 후학들에게 가르치고 몸소 실천해온 한국 정형외과계의 원로 박사이자 40년 임상 경험을 지닌 명의이다. 2013년 3대 병원장으로 이상훈 박사가 취임하면서 임상 연구와 기초 실험의 역량이 월등한 병원으로 키우면서 아시아를 넘어서 세계 학회에 그 이름을 널리 알리고 있다.

서울대 의대 의학박사이자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병원 전임의를 마치고 귀국해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로 재직 중이던 이 박사는 CM병원의 부름을 받고 2013년부터 교육과 연구 기능에 큰 노력을 쏟고 있다. 그는 CM병원을 대학병원 이상의 관절 특화 병원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2013년 미국 정형외과학회는 견관절 분야 임상 부문 최고의 학술상 후보로 이 박사를 지명하였고, 같은 해 나고야에서 열렸던 세계 견주관절학회에서도 최고의 학술상 후보로 최종 지명했다. 매해 세계 인명사전에는 이 박사의 이름이 오르고 있다.

스타급 교수 속속 합류


이 박사가 병원장에 취임하면서 전국 대학병원의 스타급 교수들이 CM병원으로 속속 합류하기 시작했다. 대한정형외과학 교과서의 저자이며 대통령 주치의였던 서울대병원 주임교수 출신의 정문상 교수가 가장 먼저 합류했고, 이어서 인하대병원 교수 출신의 김구상 산부인과 교수가 손을 잡았다. 또 을지대병원의 족부 명의로 전국적인 명성을 가지고 있는 김진수 교수가 합류했고, 이어서 서울대병원 무릎관절 교수였던 이상훈 교수가 CM병원으로 들어왔다. 이 후 고려대 안암병원 교수 출신이자 당뇨병 명의로 알려진 최동섭 교수까지도 CM병원으로 옮기면서 CM병원 의료진의 명성은 전국적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CM병원은 관절 분야에서 전국적인 명성을 지닌 전문의들이 많기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관절 전문 병원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68년 역사의 종합병원이다. 4명의 내과 전문의, 12명의 정형외과 전문의를 필두로 산부인과, 외과, 신경과, 신경외과, 영상의학과, 마취과, 병리과에 걸쳐서 훌륭한 의료진을 두루 갖추고 있다. CM건강콘서트를 열면서 지역 주민들에게 건강 교육과 제대로 된 의학정보를 전달해주는 지역의 주요 종합병원 역할도 맡고 있다.

CM병원은 관절 분야에서 이미 큰 명성을 지니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스포츠의학 분야는 아시아를 넘어서 전 세계적으로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 배구 국가대표팀 팀닥터이자, NC 다이노스 수석 팀닥터, 기아 타이거즈 팀닥터인 이상훈 박사는 어깨 및 팔꿈치 분야의 독보적인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진료 예약만 3개월, 수술 예약만 6주 가까이 밀려 있는 상황이지만 스포츠의학의 발전을 위해 주말을 모두 반납하고 연구와 실험활동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단순히 임상연구에 그치지 않고 한국연구재단, 식품의약안전처, 문화체육관광부의 굵직한 국가 과제들을 연구책임자로서 수행하고 있으며, 그 역량을 인정받아 현재 KAIST 교수와 선문대 교수를 겸직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수많은 선수들이 이 박사로부터 어깨와 팔꿈치를 치료받고 복귀해 수많은 금메달을 고국에 안겨주고 있기 때문에 이 박사는 엘리트 운동 선수들의 소중한 보호자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야구 선수들의 팔꿈치 수술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경험을 가진 의사 중 한 명이고, 가장 특화된 분야로 인정받고 있다. 이 박사는 KBO의 육성위원도 겸임하고 있다.

대한민국 농구 국가대표팀 팀닥터이자 이랜드 FC의 수석 팀닥터인 김진수 교수는 발목과 발 분야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포츠닥터다. 대한민국 치어리딩협회 의무위원장, 아시안 육상경기 대한민국 팀 주치의이기도 한 스포츠의학의 중심인물이다. 이상훈 박사와 함께 대한민국에도 제대로 된 스포츠병원 하나는 있어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CM병원에 합류했다.

왼쪽부터 이상훈 CM병원 병원장, 김진수 교수, 이상훈 교수 CM병원 제공
왼쪽부터 이상훈 CM병원 병원장, 김진수 교수, 이상훈 교수 CM병원 제공


임상과 연구를 함께하는 병원

CM병원의 철학은 환자만 열심히 봐서는 한국 의학의 수준을 끌어올릴 수 없다는 것이다. 이상훈 박사는 “환자만 열심히 보는 것은 어느 의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의학의 수준을 끌어올리고 한국 의학의 위상을 세계에 알리는 것은 소수 명의들의 몫”이라고 말한다. CM병원은 국내 학회에 논문을 발표하는 것보다는 SCI급 국제 학회지에 발표하는 것을 장려한다. 그래야만 대한민국의 의학 발전에 공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년간 CM병원의 의료진이 주저자로 발표한 여러 SCI급 논문들과 세계 학회에서 발표된 임상연구들은 국내 대학병원들도 쉽게 따라오기 힘든 수준이다. 2015년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미국 정형외과학회에서는 수많은 미국 의사들과 경쟁해 선택된 CM병원 의료진의 연구 발표만 4개였다.

CM병원의 과장들 모두가 충분한 경험과 연구역량이 있었기 때문이고 관절, 척추, 소화기 내과 과장들이 대학병원에서 각 분야 전임의 과정을 수료한 전문가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가능한 쾌거이기도 했다.

전 세계적으로 CM병원의 명성이 퍼지면서 단기 및 장기 교육 연수를 오려는 외국의 정형외과 전문의들의 요청이 늘고 매년 전 세계로부터 의사들이 CM병원을 방문하고 있다. 짧게는 하루, 길게는 1년까지 CM병원에서 머물면서 임상기술을 배우고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국내에서 전임의를 키워내는 교육 병원으로서의 역할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16년 3명의 전임의를 배출하였고, 2017년에도 이미 3명의 전임의가 경쟁을 뚫고 들어와서 과정을 시작하고 있다. 정형외과 전문의가 된 후 특정 분야만을 전공하기 위해서 1∼2년 추가적으로 수련을 받는 제도인 전임의 제도는 대학병원에만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CM병원에는 매년 3명 이상의 전임의들이 경쟁을 거쳐서 들어오고 있다. 그만큼 의사 사회에서 이미 대학을 넘어서는 병원으로 인지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상훈 병원장은 “환자들의 수술과 치료 결과에서는 전 세계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며 “여기에서 더 나아가 대한민국 의학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 여러 국책과제 및 기초연구들과 연계된 임상연구를 진행하여 치료의 차원을 두세 단계 높이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의료#의학#cm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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