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클리닉]반복되는 혈액 부족 문제… ‘고용량 철분주사’로 해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2일 03시 00분


[건강상식]수혈 대체재
합병증 위험 없는 ‘페린젝트’ 주목… 수혈 최소화
시간-접근성 뛰어나… 임산부 빈혈·태아 건강에도 효과

매년 의료계에서는 동·하절기 방학이 되면 혈액 부족 사태를 겪는다. 특히 세계적으로 신종 감염병이 출현할 때마다 혈액 수급에 빨간 불이 켜진다. 최근에는 폐기되는 혈액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만 8만 명이 넘는 현혈자의 혈액을 사용하지도 못한 채 폐기 처분한 것으로 조사됐다. 폐기 혈액이 늘면서 혈액 부족 상황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갈수록 높아지는 수혈 부작용

한국과 달리 미국, 중국 등에서는 수혈 감소정책을 펼치고 있다. 미국은 지난 5년간 수혈을 40% 가량 줄였으며 중국도 일찌감치 감소 정책으로 전환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수혈을 최소화할 수 있는 철분 주사요법이 근본적인 대안으로 주목 받고 있다. 동아일보DB
한국과 달리 미국, 중국 등에서는 수혈 감소정책을 펼치고 있다. 미국은 지난 5년간 수혈을 40% 가량 줄였으며 중국도 일찌감치 감소 정책으로 전환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수혈을 최소화할 수 있는 철분 주사요법이 근본적인 대안으로 주목 받고 있다. 동아일보DB
혈액 수급에 적신호가 켜지는 현상이 매년 반복되고 있지만 헌혈 참여를 독려하는 수준에서 그치는 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미봉책만 제시되고 있다.

한국과 달리 미국, 중국 등에서는 수혈 축소정책을 펼치고 있다. 미국은 지난 5년간 수혈을 40%가량 줄였으며 중국도 일찌감치 수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정책에서 축소 정책으로 전환한 지 오래다. 이는 혈액 수급 문제의 해결뿐만 아니라 수혈로 인한 환자의 부작용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다른 사람의 피를 수혈 받는 것은 각기 다른 피 세포가 섞이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장기이식과 다를 게 없다. 또 피를 보관하는 과정에서 적혈구가 변형되기 때문에 수혈로 인한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국내 병원에서는 응급수단인 수혈을 습관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질병관리본부가 제시한 수혈 가이드라인에서도 수술 후 헤모글로빈 농도가 dL당 7g 이하에서 수혈할 것을 권장하고 있지만 이를 지키는 병원은 드물다.

전문가들은 병원 내 혈액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 대책으로 고용량 철분주사를 활용하는 방법을 꼽고 있다. 고용량 철분주사는 내·외과 치료를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혈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간염, 에이즈에 감염될 위험이 없고 각종 합병증을 피할 수 있다. 또 수술 후 더 빨리 회복될 가능성이 커 입원비 등 치료비를 절약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수혈 대체효과’ 고용량 철분주사 눈길


철분 500mg을 함량한 국내 유일의 고용량 철분주사제. 수혈 대체제로 암을 비롯해 인공관절, 심뇌혈관질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JW중외제약 제공
철분 500mg을 함량한 국내 유일의 고용량 철분주사제. 수혈 대체제로 암을 비롯해 인공관절, 심뇌혈관질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JW중외제약 제공
고용량 철분주사제로 JW중외제약의 ‘페린젝트’가 있다. 이 제품은 철분 500mg 함량인 국내 유일의 고용량 철분주사제다. 기존의 정맥철분주사제는 고용량 투여가 어려워 여러 차례 병원을 방문해야 했다. 또 1회 투여 시 40분 이상 소요됐다. 페린젝트는 하루 최대 1000mg의 철분을 15분 이내에 투여해 체내에 신속히 보충시킨다.

페린젝트는 현재 암을 비롯해 인공관절, 제왕절개, 심뇌혈관질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1바이알인 500mg이 가장 많이 처방되고 있으며 수혈을 최소화하는 데 간편하고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대장절제 수술 이전에 고용량 철분주사제를 투여 받은 환자는 9.9% 정도만 수혈이 필요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38.7%가 수혈을 받았다. 수혈 환자의 약 70%가 대체효과를 거둔 것이다.

임산부 빈혈에도 효과적


고용량 정맥 철분주사제는 임산부의 빈혈이나 산모와 태아 건강에도 효과적이다. 최근 여성들의 임신 연령이 높아지고 다이어트가 일상화되면서 빈혈을 겪는 산모들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임신 초기 먹는 철분제는 입덧을 더욱 심하게 할 수 있어 꾸준한 섭취가 어렵다는 게 문제였다. 이처럼 경구용 철분제의 섭취가 어려운 임산부나 수술전후 등 단기간 고용량의 철분 보충이 필요한 환자에겐 정맥주사용 철분제를 권장한다. 특히 주사용 철분제는 자궁근종 등 부인과 질환 수술 전 몸 안 철의 양을 충분히 늘려주는 빈혈 교정에도 유용하다.

한편 무수혈 치료제는 미국을 비롯한 20여 국가에서 시행 중이며 국내에서는 약 30개 병원에서 사용되고 있다.

박진혜 기자 jhpark1029@donga.com
#수혈#혈액#페린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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