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으뜸의 트렌드 읽기]혁신 기술의 미래… 기대 반 걱정 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4일 03시 00분


송으뜸 마크로밀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과장
송으뜸 마크로밀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과장
끝없이 상상력을 자극해 온 ‘미래 사회’는 점점 우리의 현재 모습이 되어 가고 있다. 공상과학(SF)영화 이야기처럼 생각되던 일들이 실제 눈앞에서 펼쳐지기 시작한 것으로,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은 빠르게 진화하는 기술의 혁신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롭게 등장하는 혁신기술들은 불가능이란 없다는 것을 보여 주듯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더 편리한 생활을 원하는 대다수 소비자들도 내심 현재보다 더욱 발전된 형태의 혁신 기술을 원한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의 조사 결과 10명 중 9명(89.4%)은 앞으로도 혁신적인 기술의 개발과 발전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반면 현재의 기술로도 충분하다고 바라보는 소비자는 7.3%뿐으로, 대체로 혁신 기술이 더 발전되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어 보였다. 그만큼 혁신 기술이 삶을 편리하게 해 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큰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은 혁신 기술로 삶의 질이 향상될 것 같고(82.3%), 더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을 것(64.8%)이라는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가장 혁신적인 기술은 인공지능(62.2%·중복 응답)이었으며, 자율주행자동차(60.6%)와 3D 프린터(59.7%), 가상현실(57%), 자동 통·번역 기술(49.5%), 증강현실(47.7%) 등도 혁신적인 기술로 평가되었다.



물론 혁신 기술이 긍정적인 변화만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일자리 문제에 대한 불안감이 매우 컸다. 전체 81.9%가 혁신 기술로 인해 일자리가 줄어들 것 같다고 바라봤으며, 향후 자신의 일자리가 혁신 기술로 대체될 것 같아서 두렵다는 의견도 69.5%에 달했다.

로봇과 인공지능 등 인간의 능력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는 혁신 기술이 결국 먹고사는 문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두려움이 존재하는 것이다. 나아가 빈부 격차가 더 심해질 것 같다는 의견도 10명 중 8명(81.3%)에 달했다. 다른 한편으로 혁신 기술로 인해 윤리적 도덕적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76%), 인간에 대한 가치가 떨어질 것 같다(63.4%)며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 윤리의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상당했다.

혁신 기술에 대한 이러한 상반된 시선은 앞으로 다가올 미래 사회를 바라보는 태도와도 일맥상통했다. 사람들은 미래 사회를 떠올릴 때 편리함(46.2%·중복 응답), 최신(36.4%), 발전(35.4%)과 같은 긍정적인 기대를 먼저 내비쳤지만, 전체적으로는 복잡(29.4%), 감시(29.4%), 통제(26.6%), 혼란(23.6%), 불안(22.6%), 불평등(22%)과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많이 연상하고 있었다.

미래 사회에 삶이 좀 더 편리해질 것이라고 기대하면서도, 개개인에게 찾아올 변화들에 대해서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것이다. 결국 다가오는 미래 사회가 장밋빛일지 잿빛일지는 지극히 가치중립적인 기술들을 인류가 어떻게 활용하는지, 또한 시민들이 이를 어떻게 지켜보고 감시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과 함께 미래 사회가 현실로 다가온 지금부터라도 이런 사회적 논의가 좀 더 본격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송으뜸 마크로밀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과장
#혁신 기술의 미래#인공지능#증강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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