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Innovation]“과학문화 대중화로 4차 산업혁명 시대 준비하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1일 03시 00분


특별기고 / 박태현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

갖가지 꽃들이 만개하는 4월은 과학의 달이기도 하다. 과학기술처가 발족한 1967년 4월 21일을 기념해, 그 이듬해부터 그날을 과학의 날로 정하여 현재까지 내려오고 있다. 과학창의재단도 같은 해인 1967년에 ‘(재)과학기술후원회’라는 이름으로 설립됐다. 과학문화 확산과 창의인재 육성의 취지 아래 올해 50주년을 맞이하고 있다. 과학의 달인 4월에 몰려 있는 다양한 과학 축제와 행사를 준비해야 하는 과학창의재단 직원들은 4월을 ‘잔인한 달’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특히 올해 과학의 달 기념 축제에서는 ‘4차 산업혁명’을 중심으로 한 신기술 관련 이벤트가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 것으로 기대된다. 4차 산업혁명이 과학기술계와 산업계는 물론이고 사회 전반에서 연일 뜨거운 화두로 언급되고 있지만, 지난해 유니언뱅크스위스(UBS)가 발표한 ‘4차 산업혁명 적응준비 국가순위’ 중 우리나라는 25위에 머물러 있다. 우리 사회가 이에 대한 관심은 크지만 준비는 안 돼 있다는 반증이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발간한 ‘기업가 정신과 혁신’이라는 보고서에서 그들이 집계하고 있는 통계를 보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MIT 졸업생들이 사회에 나가서 새로 창업한 회사의 직종과 수에 대하여 1960년대부터 줄곧 통계를 내오고 있다. 그들이 창업한 회사 수는 계속 늘고 있다. 어떤 직종이 새로 태어나고 있는지도 통계를 통해 알 수 있다. 우리나라 대학들이 집계하는 소위 잘나가는 기존 직장에 취업하는 졸업생 현황에 대한 통계와는 사뭇 다른 관점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하여 변화될 세상에서 살아가야 할 우리 미래 세대들은 많은 부분에서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직업을 가지고 살아가야 할 것이다.

이제 지식을 머리에 주워 담고 그를 이용하여 기존 직장에 취직하여 사는 시대는 끝났다. 이미 오래전에 IBM 컴퓨터 왓슨이 인간 퀴즈 챔피언을 물리쳤고, 일반적인 지식뿐만 아니라 전문지식도 인간이 컴퓨터를 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컴퓨터가 의료상담과 법률상담을 하고, 드디어 우리나라 병원에서도 컴퓨터가 환자를 진단하기 시작했다. 일찍이 이런 상황이 닥칠 것을 간파한 아인슈타인은 “상상력이 지식보다 중요하다”는 말을 남겼다.

스티브 잡스가 집 차고에서 친구들과 함께 애플이라는 회사를 창업하고, 기술뿐만 아니라 마케팅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마케팅의 귀재라는 존 스컬리를 찾아간다. 존 스컬리는 세계적 기업인 펩시콜라의 사장이었다. 이제 갓 벤처회사를 차린 젊은이가 대기업 사장을 만나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당신의 남은 생애를 설탕물 팔면서 보내렵니까? 아니면 나와 함께 세상을 바꿀 새로운 일을 해보시렵니까?”스티브 잡스의 이 당돌한 이야기가 존 스컬리의 마음을 움직였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야 할 우리 미래 세대들에게 커다란 울림을 준다.

창의적 과학인재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해 나갈 것이다.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등 세계적인 창의인재들은 과학문화의 대중화가 탄생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학문화의 대중화는 일반 대중에게는 멀게만 느껴지는 과학에 대한 인식을 친근하게 느끼게 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과학적 상상력을 현실로 구현하려는 것이 괴짜의 엉뚱한 행동이 아닌 자연스러운 과학문화의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미래를 짊어질 우리 아이들이 과학적 상상력으로 가슴 두근거리는 순간들을 느끼고 있는지, 아니면 우리 사회가 이 아이들에게 아직도 머릿속에 지식을 집어넣게 하는 교육에만 매달리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볼 일이다.
#과학#4차산업혁명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