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동아]허리 디스크, 일상을 위협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17일 03시 00분


국내 입원 질환 1위는 ‘디스크’… 연간 진료 인원 약 300만 명 육박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목 29.7% -허리 디스크 18.4% 늘어
젊은층의 경우 무리한 운동이 원인

노년층은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

디스크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이후 국내 입원 환자가 가장 많았던 질환이 디스크인 것으로 밝혀졌다. 2015년 기준 5년 새 21.8%의 증가세를 보인 통계도 발표됐다.

스마트폰 생활이 디스크 발병 높여

PMC박병원 박진규 원장.
PMC박병원 박진규 원장.
디스크는 한국인에게 흔히 발생하는 질환이다. 문제는 그동안 노년층에서 주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진 디스크가 이젠 연령층에 관계없이 발병하는 추세란 점이다.

흔히 ‘디스크’로 불리고 있는 ‘추간판 장애(추간판 탈출증)’는 척추뼈 마디 사이에서 쿠션 같이 완충작용을 해주는 디스크 조직(추간판)이 잘못된 자세나 무리한 운동 등으로 인해 밖으로 밀려나오며 발생하는 질환이다.

증상은 허리의 경우 요통 및 발과 다리의 방사통 등이 있으며, 목의 경우는 뒷목 통증 및 팔과 손의 방사통 등이 발생한다. 밀려나온 디스크 조직이 주위의 신경근을 자극해 압박하면 팔과 다리 저림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밀려난 부위가 크고 중앙에 위치하면 드물게 마비가 일어날 수 있다.

디스크는 ‘목 디스크’와 ‘허리 디스크’로 분류된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목 디스크는 29.7%, 허리디스크는 18.4%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료 인원은 2009년 약 224만 명에서 2013년에는 약 271만 명으로 47만 명이 늘어나며, 5년간 약 20.8%가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이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의 사용이 원인으로 꼽히는데, 이동 중의 IT기기 사용이 목에 무리를 주기 때문이다.

나이·증상에 따라 치료법 다르게 선택해야

30대 여성 4∼5번 디스크 파열 수술 후.
30대 여성 4∼5번 디스크 파열 수술 후.
디스크 질환은 이제 나이와 관계없이 발생하는 만큼, 나이와 증상에 따른 치료 경험이 많은 전문의 상담을 통한 맞춤 치료법이 권장된다.

22세 이모 씨는 한 달 전부터 특별한 이유 없이 허리와 엉덩이의 통증이 간헐적으로 발생했다. 물리치료나 주사치료를 받았으나 증상 완화는 잠시뿐이었다. 어느 순간부터는 기침도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해지고 엉덩이도 당겨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됐다. 걷지도 못해 휠체어를 타고 경기 평택에 위치한 PMC박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신경외과 전문의인 박진규 병원장은 MRI 등 세밀한 검사를 통해 디스크 파열임을 확인하고 내시경 고주파 시술을 시행했다.

이 씨는 5번 요추와 1번 천추 사이 디스크 파열로 엉덩이 통증이 발생하여 걸음도 제대로 걷지 못했던 것이다. 파열의 원인은 허리근육 약화로 판명됐다.

박 원장은 파열된 디스크 조각 제거를 위해 고주파 치료법을 선택했는데, 여러 치료법 중 내시경 고주파 시술을 선택한 이유는 탈출된 디스크를 눈으로 확인 가능한 만큼 정확하고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시경 고주파 치료법은 신경을 누르고 있는 부위에 7mm의 척추 내시경을 삽입해 내시경을 통한 영상을 보며 고주파 레이저로 디스크 조각을 제거하고 수축시키는 방식이다. 이 시술을 받은 환자는 대부분 시술 당일 보행이 가능하다. 그러나 3∼4주 동안은 허리를 숙이기나 무거운 짐을 나르는 등의 행동은 삼가야 하고, 단계적으로 근육을 강화하는 재활운동을 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박 원장은 “이 시술은 회복이 빨라 입원기간이 매우 짧고 출혈이 적으며 합병증의 위험이 적다”며 “뼈 조직과 관절 조직의 절제를 하지 않아 척추 주변 근육의 손상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시경 고주파 치료법은 의료진의 숙련도가 시술 결과를 좌우하기 때문에 고도로 숙달된 경험 많은 전문의를 통한 시술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척추 관절 손상 최소화하는 협착증 수술법 ‘ULBD’


경기도 평택에 사는 67세 강모 씨는 오래전부터 엉덩이가 시큰거려 보행이 힘든 것은 물론이고 서서 설거지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했다. 견디다 못해 병원을 찾았지만 이미 증상이 오래된 상태라 수술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노화로 인한 허리 협착증이 상당히 진행돼 약물이나 주사치료로는 해결을 할 수 없는 만성적 상태였던 것이다. 요추 3∼4번 신경관이 좁아져 신경을 압박하는 협착증이었다. 이는 연령 증가에 따른 퇴행성 협착증으로,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별 문제가 없지만 강 씨처럼 통증이 심하면 반드시 치료를 해야 한다.

박 원장은 ‘ULBD’ 치료법을 선택했다. 이는 부분마취로 시행되고 척추 뼈의 손상을 최소화하기 때문에 주로 고령의 환자에게 시행한다. 박 원장은 최근 90세가 넘은 노인도 ULBD로 치료한 후 통증 없는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한 바 있다.

‘척추협착증’은 초기에는 약물치료, 중기에는 풍선 성형술과 같은 치료법도 가능하다. 그러나 협착이 심한 환자는 수술적인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수술법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척추 관절에 손상을 주지 않고 그대로 보존하는 ULBD는 수술이 불가피한 퇴행성 전방 전위증(척추뼈가 어긋나 통증을 유발하는 증상)을 동반한 척추협착증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법이다.

PMC박병원 신경외과 연구팀은 척추관 협착증을 부작용 없이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치료법인 ULBD의 임상 결과를 2013년과 2014년에 대한신경외과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바 있다. ‘척추 관절 손상을 최소화해 임상적으로 매우 우수한 수술법’임을 입증해 의학계의 주목을 받은 바도 있다. 그동안 의학계에서는 허리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전방 전위증을 예방하기 위한 척추 관절 보존이 과제였는데 ULBD 수술법이 이를 해결해 준 것으로 평가받은 것이다.

박 원장은 “ULBD는 척추 전방 전위증을 동반한 협착증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최소 침습적인 방법”이라며 “그동안 시행해온 척추 유합술을 대체하는 수술법으로 척추 관절을 완벽하게 보존하는 데 좋은 치료법”이라고 설명했다.

박진혜 기자 jhpark1029@donga.com
#허리 디스크#디스크#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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