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지난달 갤럭시S8 스마트폰 출시에 앞서 신제품 2개를 함께 선보였다. 스마트폰과 연결해 360도 영상과 화면을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 ‘기어360’과 리모컨 기기를 추가해 편의성을 높인 가상현실(VR) 헤드셋 ‘기어VR 위드 컨트롤러’다. 두 제품을 묶은 패키지 상품은 판매 하루 만에 준비한 물량(1000대)이 동날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기자는 최근 지인들과 모임에서 ‘갤럭시의 친구들’을 함께 사용해봤다. 두 제품 모두 새로운 경험과 재미를 주위 사람들과 나눌 수 있도록 라이브 스트리밍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기본 세팅은 굳이 안내서를 보지 않아도 가능했다. 기어VR 전면에 갤럭시 S7 엣지 스마트폰을 꽂고 헤드셋을 쓰자 필요한 애플리케이션 설치에 대한 설명이 친절하게 나왔다. 컨트롤러에 AAA건전지 2개를 넣고 기다리니 자동으로 검색돼 블루투스로 연결됐다.
마우스 절반 크기의 컨트롤러를 손에 쥐자 엄지와 검지손가락이 총을 잡듯 제품에 자연스럽게 감겼다. 트리거(방아쇠) 부분이 반사적으로 당겨졌다.
3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갤럭시S8 언팩 행사장을 방문한 취재진이 체험존에 전시된 ‘기어VR 위드 컨트롤러’를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기어 VR를 공동개발한 오큘러스 앱에는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수백 개는 돼 보였다. 게임, 영화 예고편,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VR 영상들과 사진이 공개돼 있었다. 전작에 없던 컨트롤러 역할을 확인하기 위해 먼저 슈팅게임을 설치했다. 무료 게임 중 추천 순위가 높은 편인 ‘데드 앤 베리드(Dead and Buried)’를 골랐다. 서부영화 배경인 미국 개척지 마을의 살롱과 거리에서 권총으로 좀비들을 물리치는 스토리다.
컨트롤러는 게임 구동부터 존재감을 드러냈다. 동작인식 기능이 있는 컨트롤러는 손을 기울이는 대로 화면 속 포인터가 됐다. 눈앞에 펼쳐진 가상의 3차원(3D) 공간에선 콘텐츠 선택, 프로필 설정 등 기본적인 조작이 가능했다. 카페에 모여 앉은 기자의 지인 10여 명은 시력이 제각각이었지만 고글 윗부분에 있는 조절단추로 초점을 맞춰 사용에 지장이 없었다.
게임이 시작되자 좀비들이 하나둘 다가왔다. 방아쇠를 당겨 명중시킬 때마다 영화 속 서부 총잡이가 된 느낌이 들었다. 회전식 탄창에 6발이 들어가는 리볼버는 손목 스냅을 이용해 컨트롤러를 아래로 숙였다 올리면 자동으로 장전됐다.
입체감 있는 화면 덕분에 몰입감은 오락실 게임보다 훨씬 실감났다. 장전하는 사이 눈앞에 달라붙은 좀비들을 처리하느라 남녀 할 것없이 소리를 지르고 어깨를 들썩였다. 오락실에서 흔히 볼수 있는 총기 모양의 컨트롤러 게임을 해보지 않은 유저들은 컨트롤러 사용과 장전이 익숙하지 않은 듯 연신 고개와 손목만 꺾다가 일찍 게임을 마쳤다.
이 정도 재미라면 굳이 오락실까지 갈 필요가 없겠단 생각이 들었다. 슈팅게임 외에 살인현장에서 추리하는 스릴러게임, 몽환적인 판타지 환경에서 펼쳐지는 탐험게임 등이 눈에 띄었다. 게임당 1만 원 안팎인 유료게임 중에는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주인공들처럼 우주선에서 함포 사격을 할 수 있는 게임도 있었다. 격렬한 조작 뒤에 가끔 컨트롤러 초점이 틀어져 재조정해야 하는 점은 아쉬웠다.
기어360 카메라
기어360 카메라는 귀여운 디자인과 다양한 화면모드 지원에 관심을 끌었다. 전후면 렌즈가 달린 작은 구모형에 일체형 손잡이가 달려 손에 쥐기 편했고 무게(130g)도 전작(153g)보다 가벼웠다. 스마트폰 앱을 깔고 블루투스를 켜면 손쉽게 연결된다. 전후면 렌즈로 각각 촬영한 영상을 이어붙이는 360도 모드, 상공에서 찍은 사진 같은 원형 모드, 사진을 넓게 펼치는 파노라마 모드, 위아래로 병렬되는 듀얼 모드 등 취향에 맞게 4가지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실제 사용하진 못했지만 유튜브와 페이스북에 직접 촬영한 동영상을 업로드할 수 있고 풀HD급 화질로 360도 실시간 방송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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