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와 경기콘텐츠진흥원이 개최하는 VR/AR 글로벌 개발자포럼 #GDF 2017이 막을 올렸다. 가상에서 혀실로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VR/AR 분야의 핵심인사 32명이 연사로 나서 31개의 주제로 강연을 펼친다. 특히 VR/AR 산업을 단순히 기술적인 측면에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철학, 인문학 등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다.
경기도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염종현 위원장은 "우리는 문화가 힘이고 콘텐츠가 경쟁력인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콘텐츠 산업은 글로벌 경쟁에서 우리나라를 이끌어나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변화와 함께 가치가 더더욱 주목받는 기술이다. AR/VR은 기술을 융합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해 우리 삶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신기술 플랫폼이다. #GDF2017은 그 주인공이 모인 자리라 할 수 있다. 경기도의회는 새로운 성장 산업인 AR.VR을 위해 시와 함께 집중적인 투자와 실험을 시도하고 있다. 경기도가 주도해서 세계로 널리 퍼져나가 경기도의 스타트업, 중소기업이 미래를 준비하는 출발점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더VR펀드 팃팟탓 체나바신 대표는 오늘날 산업 현장에서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 VR과 AR의 사례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더VR펀드는 가상현실, 증강현실, 복합현실 등의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벤처 캐피탈이다. 팃팟탓 체나바신 대표는 "VR과 AR은 원래 군사, 제조 등 산업을 위해 개발되고 발전해온 기술이다. 이러한 기술이 일반 사용자를 중심으로 유행하다가 이제 다시 산업 현장으로 돌아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VR과 AR의 차이에 대해 VR은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고, AR은 현실 세계에 디지털 요소를 덧붙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화를 예로 들자면 VR은 매트릭스, AR은 아이언맨의 토니 스타크가 작업하는 모습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러한 작동 방식의 차이 때문에 VR과 AR의 용도를 굳이 엔터테인먼트와 산업용으로 나눌 필요는 없다고 설명헀다. 즉 VR을 산업에 이용할 수 있는가 하면, AR도 엔터테인먼트에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산업 현장에서 VR과 AR은 어떻게 쓰이고 있을까? 3D 모델 시각화나 시뮬레이션은 이를 활용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포드는 HTC나 오큘러스 같은 기업이 등장하기 전부터 VR을 이용해 자동차 디자인 과정에서 프로토타입을 제작하고 있다. 이를 통해 프로토타입의 문제점을 3D 프린팅 등을 통해 제작하기도 전에 파악할 수 있다. 또한 공기저항 테스트 등도 물리엔진으로 구현하면 실제 테스트를 거치는 것보다 빠르고 저렴하다. 가상현실 공간에 제작한 VR 프로토타입은 작업에 참여하는 사람이 직접 와서 보지 않고, 네트워크를 통해 원격 접속하는 것도 가능하며 이를 통한 비용 절감 효과도 얻을 수 있다.
팃팟탓 체나바신 대표는 "이러한 프로토타입 제작에는 지금까지 산업용 3D 프린팅을 사용해왔다. 물론 3D 프린팅도 훌륭하지만, 비싸고 제작에 오랜 기간이 걸린다. 특히 자동차나 항공기 부품처럼 대형 모델을 한 번에 출력하려면 이에 맞는 대형 3D 프린터도 필요하다. 하지만 VR은 이런 문제가 없다. 향후 VR은 프로토타입 제작용 3D 프린팅의 주요 경쟁자가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산업에서 VR은 데이터 시각화 용도로 사용할 수도 있다. 우리가 모니터로 보는 화면은 2D 화면에 표현한 2차원 그래프다. 이와 달리 VR로 구현한 그래프는 X축, Y축뿐만 아니라 Z축까지 갖춰, 기존 그래프에서는 표현하기 어려웠던 정보까지 동시에 적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보고 과거에는 도출하기 어려웠던 인사이트를 얻을 수도 있다.
시뮬레이션은 VR이 과거부터 주로 사용됐던 분야다. 고정익/회전익 시뮬레이터는 실제 장비 기동 시 드는 연료비나 사고 위험성을 줄이면서 우수한 파일럿을 육성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또 최근에는 이를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높이는 데 사용하는 추세도 보인다. 예를 들어 진상고객을 대응하는 방법을 익히기 위해 다양한 상황의 가상현실 아바타와 대화하며 이러한 기술을 연마하는 것이다.
AR은 산업에서 어떻게 쓰일 수 있을까? 팃팟탓 체나바신 대표는 원격지원을 대표 사례로 들었다. 독일의 엘리베이터 기업인 티센크루프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와 스카이프를 이용해 원격지원 솔루션을 구축했다. 엘리베이터 정비가 필요할 때 현장에 있는 기술자는 홀로렌즈와 스카이프를 통해 이를 실제로 설계한 사람과 원격으로 연결된다. 엘리베이터 내부 공간에는 증강현실(AR)을 통해 고장과 관련한 정보를 표시해준다. 이밖에 시스코 같은 화상회의 솔루션 기업도 VR과 AR을 융합해 먼 곳에 있는 사람과 마치 한 공간에 있는 것처럼 대화하거나 협업할 수 있는 기술을 제안하고 있다.
팃팟탓 체나바신 대표는 "가까운 미래에는 마치 레고 블럭을 가지고 노는 것처럼 누구나 쉽게 VR/AR을 통해 3D 그래픽을 만들고 다룰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다. 10년 후 등장할 VR/AR의 씨앗은 이미 심어져 있다. 기업에서 이미 예전에는 없던 작업 방식으로 VR과 AR을 이용하고 있으며, 이러한 기술은 곧 일반인에게도 익숙해질 것이다"고 설명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