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CTO가 들려준 대학생이 클라우드를 배워야하는 이유

  • 동아닷컴
  • 입력 2017년 5월 31일 16시 27분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이하 클라우드)가 IT 업계에선 일상이 됨에 따라 클라우드 서비스를 배우고자 하는 열망도 점점 커지고 있다. 현업 개발자뿐만 아니라 컴퓨터 과학을 전공한 대학생까지 많은 사람들이 IT 업계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 클라우드를 공부하고 있다.

왜 컴퓨터 과학을 전공한 대학생이 클라우드를 공부해야 하는 것일까? 클라우드를 익히는 것이 현업에서 어떤 도움이 될까? 황성현 레이니스트 CTO(최고기술담당자)를 만나 대학생에게 왜 클라우드가 필요한지 물어봤다.

대학생이 클라우드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 현업 환경을 느끼기 위해

황 CTO야말로 대학생이 왜 클라우드 개발 환경에 익숙해져야 하는지 설명해줄 수 있는 적임자다. 본인이 경험해봤기 때문이다. 황 CTO는 대학을 졸업하기 전인 2014년에 레이니스트에 합류했다. 황 CTO가 회사에 합류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소프트웨어 개발방법론인 애자일 개발론(Agile software development)을 회사에 심은 것이었다. 스타트업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인 서비스 개발 지연을 막기 위해 개발 기간을 2주 단위로 쪼갠 후 2주마다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를 달성했는지 평가했다. 이를 통해 자사의 서비스인 '뱅크샐러드'를 한층 빠르게 상용화할 수 있었다.

<황성현 레이니스트 CTO>(출처=IT동아)
<황성현 레이니스트 CTO>(출처=IT동아)

"클라우드에서 특정 기술을 배우는 것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그것보다는 클라우드를 활용한 개발 환경에 익숙해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클라우드는 다양한 기술, 기능, 데브옵스(개발자와 운자가 연계하여 협력하는 개발 방법론) 등을 제공하는데, 이렇게 무엇이 클라우드 내부에 존재하는지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시야가 넓어집니다. 클라우드는 쉽게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이를 통해 서비스 개발 실습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현업 개발환경에서는 클라우드 상에서 서버 인프라를 어떻게 구축할지를 두고 논의가 활발합니다.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를 비롯해 주요 아키텍처에 관한 논의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제 생각엔 대학생들이 이러한 아키텍처를 이해하고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지 이해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현업에 나서기 앞서 반드시 클라우드를 경험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VPC(가상사설망클라우드)에 대해 고민해보는 것만으로도 네트워크의 구조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 클라우드 내부에 이미 완성되어 있는 개별 서비스 모듈을 조합해 빠르게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는 방식. 레고 블록(모듈)을 조립해 원하는 모형(서비스)을 만드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를 활용하면 개발자들이 보다 빠르게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고 서비스 유지 및 보수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단축할 수 있어, 최근 서비스 개발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클라우드를 이용해서 직접 서비스를 만들어봐야 현업 환경에 쉽게 적응할 수 있습니다. 사실 대학생이 직접 서비스와 앱을 개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서비스와 앱을 위한 장비를 임대해야 하는데, 대학에서 그런 환경을 제공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때문에 더욱 클라우드에 기대야 합니다. 시중의 클라우드 서비스도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각종 프로모션을 통해 대학생들에게 클라우드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핀테크와 클라우드의 만남

황 CTO가 개발한 뱅크샐러드는 금융 관리 통합 서비스다.핀테크(금융+IT 기술)의 일종이다. 사용자가 공인인증서로 한 번만 인증하면, 시중 은행 및 카드사 여기저기에 흩어져있는 계좌와 결제 내역을 뱅크샐러드 한 곳에서 관리할 수 있게 해준다. 뱅크샐러드는 현재 19개의 은행과 10개의 카드사를 지원한다. 국민, 신한, 농협, KEB하나, SC, 우리, 새마을금고 등 주요 은행과 국민, 농협, 롯데, 삼성, 신한, 씨티, 우리, 현대, 비씨, 하나(외환) 등 주요 카드사의 서비스를 뱅크샐러드에서 통합 관리할 수 있다.

뱅크샐러드는 앱과 웹이 조금 다른 형태로 운영된다. 앱에선 앞에서 설명한 금융 관리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웹에선 사용자에게 맞는 카드, 예금, 적금 서비스 등을 추천해주고 있다. 현재 월 50만 명의 사용자가 뱅크샐러드를 활용해 자신의 계좌와 카드를 관리하고 있다.

뱅크샐러드(출처=IT동아)
뱅크샐러드(출처=IT동아)

금융과 클라우드의 만남은 점점 가속화되고 있다. 신한은행, 미래에셋 등 주요 금융사부터 레이니스트 같은 소규모 핀테크 스타트업까지 이 흐름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 레이니스트가 자사의 서비스 인프라로 클라우드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스타트업이 클라우드를 선택하는 이유는 딱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빠르게 성장해야 하니까. 스타트업은 회사의 주력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 것에만 집중해야 합니다. 이런 아이디어를 테스트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게 중요합니다. 때문에 많은 스타트업, 아니 거의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자사의 인프라 환경으로 클라우드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클라우드를 선택함으로써 서버 엔지니어 없이 서비스를 운영하고 관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었고, 서비스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서비스 개발 초기인 2014년부터 클라우드를 활용했습니다. 클라우드에는 스타트업을 위한 많은 기능이 들어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오토스케일링을 들 수 있죠. 트래픽에 따라 서버를 자유롭게 증감할 수 있고, 이러한 증감 결과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뱅크샐러드가 서비스 초창기에 공중파 방송을 통해 소개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로서는 예상해보지 못한 사용자가 우리 서비스로 몰려왔습니다. 난리가 난 거죠. 하지만 클라우드의 오토스케일링 기능을 활용해 슬로우타임(사용자가 몰려 서비스가 느려지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빠르게 서비스를 정상화할 수 있었습니다."

"돈을 다루는 핀테크 업체라는 입장에서도 클라우드가 제공하는 보안 기능이 유용합니다. VPC를 활용해 외부의 침입을 막고 고객들의 데이터를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었습니다."

"클라우드를 활용해 레이니스트는 뱅크샐러드 서비스를 더욱 편리하게 바꿔나가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는 뱅크샐러드 앱과 웹 서비스를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현재 내부에 다양한 금융 데이터가 쌓이고 있는데, 이 데이터를 분석해서 인사이트를 추출하는 도구도 개발할 예정이고요. 단순 핀테크 업체에서 벗어나 금융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역량도 갖출 계획입니다."

'클라우드(Cloud)가 세상을 변화시킨다.' 이제는 4차 산업혁명, 나아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최첨단 정보기술(IT) 클라우드의 중요성에 대해 어느 누구도 부인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선 비즈니스 현장으로 들어가면 '과연 많은 돈을 들여 클라우드를 써야 하는 것일까'하는 의문은 남아있습니다. 비즈니스인사이트와 IT동아는 클라우드가 미디어부터 제조업, 유통업, 금융업, 스타트업 등 실제 산업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고, 향후 어떻게 비즈니스 생태계를 변화시킬 것인지에 관해 비즈니스맨들에게 인사이트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오늘부터 클라우드가 바꾸는 비즈니스 환경, 다시 말해 Biz on Cloud라는 주제로 연재를 시작합니다.

비즈니스인사이트 바로가기(http://m.blog.naver.com/PostList.nhn?blogId=businessinsight&categoryNo=0)

동아닷컴 IT전문 강일용 기자 ze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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