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는 장기적으로 대응해야 할 문제입니다. 특정 정부의 기조에 흔들려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지구공학 연구를 시작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프랑크 코이치 미국 하버드대 대기과학과 교수(사진)는 지난달 19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기후변화 정책과 관련해 이처럼 말했다. 코이치 교수는 내년을 목표로 태양 빛을 지구 밖으로 반사시켜 온도를 낮추는 태양 지구공학의 첫 검증실험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대와 극지연구소(극지연)에 지구공학 연구를 소개하고 관심을 독려하기 위해 최근 방한한 그를 인천 연수구 극지연 본원에서 만났다.
미국 하버드대는 올해 4월 ‘솔라 지오엔지니어링 이니셔티브’를 신설했다. 지구공학을 공론화해 국제적 논의를 이끌겠다는 취지다. 데이비드 키스 하버드대 교수가 이니셔티브를 이끌고, 코이치 교수는 실험과 관측을 주도한다. 코이치 교수는 “가능한 한 여러 국가와 각 분야의 많은 전문가들이 연구에 참여해 과학뿐만 아니라 사회, 경제, 윤리, 국제적 관점에서 폭넓게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이치 교수는 “지구공학은 아직까지는 지구온난화의 대안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지구공학의 효과, 부작용 등에 대해 아직 아는 게 없어서다. 그는 “당장 도입하자는 게 아니라 지구공학의 명암을 제대로 알기 위해 과학적인 분석을 해보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이치 교수는 “현재로서는 ‘파리기후협정’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라며 “이전보다 더 적극적인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1일 오후 3시 미국의 파리기후협정 잔류 여부를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후학자들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25%를 차지하는 미국이 탈퇴하면, 2030년까지 지구 평균온도가 섭씨 0.1∼0.3도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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