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스크린' 스포츠 가능케 하는 첨단 센서 기술의 시대

  • 동아닷컴
  • 입력 2017년 6월 12일 18시 38분


모든 사물이 인터넷을 통해 연결돼 상호작용함으로써 미래지향형 일상을 가능케 하는 기술이 '사물인터넷'이다. SF영화에서나 봄직한 사물인터넷 일상이 가능하려면 안정적인 네트워크 연결/속도와 우수한 성능의 센서가 필요하다.

센서는 주위 환경이나 사물/사람의 움직임을 인식해 정보와 데이터를 만들어 낸다. 센서가 얼마나 정확히 인식해 세밀한 정보를 만들어내느냐에 따라 사물인터넷의 서비스 품질이 결정된다. 센서 기술은 그래서, 현대의 정보통신 세상의 핵심 조건이다.

최근 들어 센서 기술은 스포츠/여가 분야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실내 스포츠 대중화를 이끄는 스크린골프와 스크린야구는 첨단 센서 기술의 집약이다.

특히 스크린골프는 (초고속)카메라 센서, 모션 센서, 적외선 센서, 광센서 등 여러 센서를 다각도로 배치해, 골퍼의 자세, 스윙 궤도, 클럽의 타격 방향, 공 타격 부위, 공의 발사각/방향/회전, 비거리, 공 도착 지점 등을 빠른 속도로 세밀하게 측정, 분석한다.

<타석 바닥의 고밀도 센서로 골퍼와 공의 움직임을 모두 잡아낸다/출처=IT동아>
<타석 바닥의 고밀도 센서로 골퍼와 공의 움직임을 모두 잡아낸다/출처=IT동아>

실제 골프 필드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골프 역학을 첨단 센서를 통해 가상 환경에 그대로 적용한 것이다. 전세계 골프선수들도 스크린골프 시뮬레이터로 훈련을 받을 만큼 정밀해졌다.

골프연습실(평촌 에이스골프클럽)을 운영하고 있는 박용석 프로는 회원들 레슨에 골프 스뮬레이터를 적극 활용한다. 1급생활체육지도사(골프) 자격을 취득해 수년 간 레슨을 지도한 그는, 최근 도입한 골프 시뮬레이터의 분석 정확성과 레슨 효과에 대단히 만족하고 있다.

<박용석 골프지도사가 회원들의 스윙 데이터를 확인, 분석하고 있다/출처=IT동아>
<박용석 골프지도사가 회원들의 스윙 데이터를 확인, 분석하고 있다/출처=IT동아>

실제 필드 레슨과 유사한 측정/분석 결과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에 따르면 타격 시 공의 발사각과 방향, 회전은 실제 필드와 거의 동일한 수준이며, 비거리는 5미터 내외의 오차에 머무는 수준이다. 기본 자세(어드레스), 스윙의 안정성, 공 비행 방향(구질)의 일관성 등을 집중 지도하는 레슨 프로에게 골프 시뮬레이션 측정 결과는 큰 도움이 된다. 특히 고질적인 훅 또는 슬라이스 구질 교정에는 최적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박 프로가 운영하는 레슨클럽에서는 회원 각자가 골프 시뮬레이터를 활용하며 자신의 스윙 모습과 구질과 비거리 등을 바로바로 확인하며 연습한다. 타석 바닥에 함몰 설치된 초고밀도 카메라/광센서는 초당 100만 회 이상의 측정 데이터를 기록, 분석한다. 이 센서 모듈 하나만으로도 레슨에 필요한 거의 모든 데이터를 측정, 수집, 분석할 수 있다.

<고속카메라 센서 및 광센서 등을 통해 수집된 스윙/볼 비행 데이터가 표시된 화면/출처= IT동아>
<고속카메라 센서 및 광센서 등을 통해 수집된 스윙/볼 비행 데이터가 표시된 화면/출처= IT동아>

센서로 측정된 스윙 데이터는 화면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레슨 프로는 이렇게 수집, 분석된 데이터를 토대로 연습자의 스윙과 구질 등에 따른 지도 조언을 전달한다. 박 프로는 골프 시뮬레이터 없는 스윙 연습 10회보다 골프 시뮬레이터를 통한 분석 스윙 1회가 훨씬 레슨 효과가 높다고 말한다. 퍼팅 레슨 역시 광센서를 통해 퍼팅 시 힘의 강도, 퍼팅 방향, 퍼팅 거리 등을 실제와 거의 동일하게 지도한다.

박 프로가 현재의 골프 스물레이터 도입을 결정한 이유는, 여러 가지 센서를 설치해야 하는 시공 상의 복잡함이 없기 때문이다. 타석 바닥의 초고밀도 센서 한 모듈과 분석장비 본체만 구축하면 될뿐, 일반 스크린골프와 달리 고가의 프로젝터나 스크린 시공이 필요 없다.

골프 시뮬레이터가 보급되기 시작한 초기에는 타석 바닥, 천장, 벽면, 장비 본체 등에 각각 센서가 설치됐지만, 센서 기술 및 측정/분석 기술이 발전되면서 하나의 초고밀도 센서로 통합됐다. 특히 신체나 골프 클럽에 공이 가려져 정확한 인식/측정이 안되던 문제도 완전히 개선됐다.

<센서 기반 골프 시뮬레이터가 배치된 골프연습장/출처=IT동아>
<센서 기반 골프 시뮬레이터가 배치된 골프연습장/출처=IT동아>

최신 스크린골프 스뮬레이터에는 대부분 카메라 센서가 활용된다. 보다 정밀한 측정과 분석을 위해 초고속카메라 센서와 광센서를 병합 활용하기도 한다. 앞선 박용석 프로의 경우 회원들의 자세와 스윙 분석/조언에도 카메라 센서 측정 결과를 참고하고 있다. 스탠스와 어드레스, 백스윙/다운스윙, 팔로우스루, 피니시 등의 자세 교정에는 카메라 센서 측정 데이터가 많은 도움을 준다고 말한다.

첨단 센서로 무장한 골프 시뮬레이터 덕분에 레슨이 이전보다 수월해졌고 지도효과도 높다고 말하면서도, 언젠가는 레슨 프로가 필요 없을 만큼 센서 기술이 발전된 골프 시뮬레이터가 등장하리라 염려하고 있다.

<센서 측정 데이터로 효율적인 레슨을 진행할 수 있다/출처=IT동아>
<센서 측정 데이터로 효율적인 레슨을 진행할 수 있다/출처=IT동아>

현재 1조 원대 규모의 스크린골프 시장은 첨단 센서의 하드웨어와 우수한 분석 성능의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해마다 성장하고 있으며, 그에 따른 스크린골프의 대중화로 골프 인구도 600만 명을 넘어섰다. 스크린야구의 경우도 올해 약 5,000억 규모를 달성했고, 오는 2020년에는 이 역시 1조 원 시장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모두 센서 기술이 발전한 덕이다. VR(가상현실)이나 AR(증강현실) 기술까지 가미돼, 실제로 골프 필드나 야구장에 나온 듯한 느낌으로 스크린 스포츠를 즐길 수 있을 날도 머지 않아 다가올 것이다.

동아닷컴 IT전문 이문규 기자 mun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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