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낮 없이 설설 끓는 대핫민국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22일 03시 00분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 발령… 대구-김해 등 영남은 엿새째 이어져
22일부터 장맛비… 더위 한풀 꺾일듯
서울 종로-용산-서초 열섬현상 심각… 저학력-저소득일수록 폭염에 더 취약

폭염 피해가 교육·소득 수준 같은 사회·경제적 조건에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김호 교수 연구팀이 2009∼2012년 서울의 폭염 당시 발생한 사망자와 25개 자치구의 교육·소득·복지 수준을 비교 분석한 결과 주거환경이 좋지 않은 동네에 살수록 폭염 때 사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25개 구의 교육·소득·복지 수준을 종합한 지역 박탈지수(deprivation index)를 산출했다. 삶의 질을 수치화한 이 지수가 낮을수록 주거 환경이 좋다는 의미다. 이 지수와 폭염 때 사망자 수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금천 강북 중랑 등 지수가 높은 상위 12개구 주민들이 지수가 낮은 강남3구(서초 강남 송파)를 포함한 13개구 주민들보다 폭염에 따른 사망 위험이 19.4% 높았다.

녹지공간이 적은 12개구 주민(서대문 도봉 등)들도 녹지공간이 많은 상위 13개구에 비해 사망 위험이 17.8% 높았다. 병원이 적은 12개구 지역(용산 금천 등)에 사는 것만으로도 병원이 많은 지역에 사는 주민보다 폭염으로 사망할 위험이 18.6% 높아졌다.

서울에서 폭염이 가장 심한 지역은 종로·용산·서초구로 밝혀졌다. 이 지역들의 폭염 기간 평균 온도는 2009년(28.7∼29.1도)에서 2012년(31.7∼32.1도)까지 3년 새 3도나 올랐다. 상대적으로 도심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열섬 현상’이 심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의 저명한 국제학술지 ‘종합환경과학(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최근호에 실렸다.

21일에도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령돼 전국적으로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경기 강원 전라 경상 일부 지역에는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대구 울산 김해 등 경상도 지역에는 16일에 발령된 경보가 엿새째 이어졌다. 20일 올해 첫 폭염경보가 내려진 서울도 이틀째 폭염경보가 발령됐다. 이례적인 폭염이 찾아온 지난해보다도 보름이나 빠른 폭염경보였다. 폭염경보는 낮 최고기온이 이틀 이상 35도 이상일 때 발령된다.

최저기온이 25도를 넘는 열대야도 계속되고 있다. 20, 21일 밤사이 최저기온은 강릉 30.1도를 비롯해 서울 27.3도, 포항 28.4도, 광주 27.5도, 제주 28.6도를 기록했다.

이번 주 내내 이어진 더위는 장마전선이 남하하면서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21일 경기 북부, 강원 중·북부 지역에 5∼40mm의 비를 시작으로 주말 동안 경기 북·동부와 강원에는 30∼80mm, 그 밖의 지역에는 5∼4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밤낮 없는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올해 3번째 온열질환 사망자가 나왔다. 질병관리본부는 19일 경북 구미에서 밭일을 하던 80대 농민 A 씨가 열사병으로 쓰러져 사망했다고 밝혔다. 올해 5월 29일부터 이달 19일까지 온열질환자는 46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93명)보다 19% 늘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기온#폭염특보#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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