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오 연세대 의대 산부인과 교수는 “세계 여러 곳에서 계속 시도해 왔으나 실패를 거듭했던 것이 드디어 성공한 것”이라며 “우리나라에서도 (…) 앞으로 연구를 지속한다면 멀지 않은 장래에 우리도 시험관 아기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기대했다. 반면 박대선 목사는 “오늘의 과학이 가공스러운 경지에까지 발전한 한 단면을 보이는 것이지만 하나님의 창조 원리를 거역한 이 같은 생명의 탄생은 하나님의 축복이 없는 무의미한 것이라 하겠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같은 해 7월 25일 영국 올드햄병원에서 몸무게 5파운드 12온스(2.6~2.7㎏)의 여자아이가 태어난 직후였다. 아이의 이름은 루이스 브라운. 세계 최초의 시험관 아기였다. 브라운은 2004년 결혼해 자연임신으로 두 아들을 낳았다.
나팔관 폐색증으로 ‘임신 불가’ 판정을 받은 레슬리 브라운은 남편과 함께 올드햄 병원의 문을 두드렸다. 의료진은 10여 년간 시험관 아기 실험을 해왔다. 정자와 난자를 산모의 몸이 아닌 시험관에서 인공수정 시킨 뒤 그 배아를 산모의 자궁에 착상시켰다. 그때까지 동물을 상대로 실험해온 방식을 인간에게 적용한 셈이다.
종교계는 강력 반발했다. 가톨릭계 등은 “인간은 정상적인 자연 질서에 의해, 신의 뜻에 따라 태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이를 간절히 원했던 부부들에게는 기적 같은 소식이었다. 시험관 아기 시술은 이후 활발하게 이뤄졌다. 1985년 10월 12일 서울대병원 장윤석 교수팀에 의해 국내에서도 첫 시험관 아기가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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