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투사 거리 줄여가는 '단초점 빔프로젝터'

  • 동아닷컴
  • 입력 2017년 8월 21일 13시 40분


IT동아 편집부에는 하루에만 수십 건을 넘는 보도자료가 온다. 대부분 새로운 제품, 혹은 서비스 출시 관련 소식이다. IT동아는 이 중에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 몇 개를 추려 기사화를 한다. 다만, 기업에서 보내준 보도자료 원문에는 전문 용어, 혹은 해당기업에서만 쓰는 독자적인 용어가 다수 포함되기 마련이다. 이런 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를 위해 IT동아는 보도자료를 해설하는 기획기사인 '뉴스 줌인'을 준비했다.

출처: LG전자(2017년 8월 20일)
제목: 'LG 프로빔 TV', 12cm 거리서 100인치 화면 띄운다


LG 프로빔 TV(출처=IT동아)
LG 프로빔 TV(출처=IT동아)

원문: LG전자가 짧은 투사거리로 대화면을 보여주는 초단초점(超短焦點) 프리미엄 빔프로젝터를 국내에 출시했다. 'LG 프로빔 TV(모델명: HF85JA)'는 제품과 화면 사이 거리를 12cm만 확보하면, 100인치(2.54m) 화면을 감상할 수 있는 제품이다. 기존 제품 대부분은 33cm 거리에서 80인치(2.03m) 화면을 띄우는 것과 비교해 더 가까운 거리에서 더 큰 화면을 볼 수 있다.

교실이나 회의실 등에 주로 사용되는 빔프로젝터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을 투자하면서 큰 화면을 구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다만, 설치와 사용 시에 투사하는 벽면 또는 스크린과 빔프로젝터 사이에 공간이 필요한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 공간 낭비를 줄일 수 있는 '단초점 빔프로젝터'가 등장해 주목받고 있다.

사실 단초점 빔프로젝터와 일반 빔프로젝터를 나누는 명확한 기준은 없다. 보통 기존 출시되어 있는 빔프로젝터와 비교해, 1/3 거리에서 동등하거나 더 큰 화면을 투사할 수 있으면 단초점 빔프로젝터라고 일컫는다. 특히, 최근에는 업무나 교육 등의 목적으로 적은 인원이 참석하는 소규모 회의나 강의, 모임 등이 늘어나고 있어 단초점 빔프로젝터 수요는 꾸준히 증가했다. 또한, 가정에서도 큰 화면을 감상하기 위해 빔프로젝터 구매를 고려하는 사용자가 늘면서, 상대적으로 설치가 편리한 단초점 빔프로젝터를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아무래도 일반 가정은 회의실 등과 비교해 공간 확보가 적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원문: 이 제품은 투사거리가 짧아 비좁은 공간에도 설치하기 편리하다. 예를들어, TV 장식장처럼 폭이 좁은 곳에도 제품이 튀어나오지 않게 설치할 수 있다. 제품과 화면 사이 거리가 짧아서, 사람이 지나가며 화면 빛을 가릴 염려도 없다. 사용자가 기존 프로젝터를 이용할 때처럼 화면 크기와 각도를 최적화할 수 있는 지점을 찾거나, 천정에 제품을 매달 필요가 없다.


LG전자가 보도자료를 통해 'LG 프로빔 TV' 활용 방법을 소개하는 것도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 결과다. 넓은 화면을 원하는 수요층 즉, 빔프로젝터를 찾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벽면에 붙여서 설치하는 TV 장식장 등에 설치할 수 있고, 광원을 사용하는 빔프로젝터 특성상 지나가는 사람으로 인해 음영이 발생하지 않다는 것을 강조한다. 또한, 적절한 화면 크기와 각도를 찾기 위해 이리저리 제품을 옮길 필요가 없다는 것을 내세우며, '단초점'이라는 본연의 제품 특성을 알린 것.

원문: 이 제품은 촛불 1,500개를 동시에 켰을 때 해당하는 1,500안시 루멘(ANSI Lumen) 밝기를 갖춰, 기존 제품보다 500안시 루멘 이상 밝다. 해상도는 풀HD(1,920x1,080)다. 프로젝터는 화면이 커질수록 빛이 분산됨에 따라 밝기가 높고, 해상도가 선명해야 대화면을 제대로 보여준다.

빔프로젝터에서 밝기는 가장 중요한 사양 중 하나다. 밝기가 밝을수록 스크린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선명하고 큰 화면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어둡지 않은 곳에서 사용하는 경우, 밝기가 부족한 빔프로젝터가 투사하는 화면은 제대로 감상하기 어렵다. 빔프로젝터 밝기는 안시루멘(ANSI-Lumens, 촛불 1개의 밝기) 단위로 표기한다. 가정이나 작은 사무실에서 쓰는 보급형 빔프로젝터는 1,000 안시루멘 전후, 큰 회의실에서 쓰는 제품은 2,000 안시루멘 전후 제품이 많다. 3,000 안시루멘 이상 고광량 제품은 소형 강당 등에 적합하다.

해상도(픽셀 수)란, 전체 화면을 이루는 점을 뜻하며, 픽셀, 화소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당연히 해상도가 높을수록(픽셀 수가 많을수록), 정교한 화면을 감상할 수 있다. 화면의 가로줄 x 세로줄 수를 뜻한다. 최근, 출시되는 빔프로젝터 기준으로 보급형은 1,280x720(HD급) 전후, 고급형은 1,920x1,080(풀HD급) 이상 해상도를 지원한다.

원문: LG전자는 이 제품에 스마트 TV 플랫폼인 웹OS 3.0을 적용했다. 사용자는 셋톱박스, PC 등 주변기기를 연결하지 않고도 푹(pooq), 티빙(Tving) 등이 제공하는 동영상, 드라마, 방송 등을 즐길 수 있다. 무선으로 스마트폰 화면을 전송해 볼 수도 있다.

웹OS는 지난 'MWC 2013'에서 LG전자가 HP로부터 인수를 발표한 스마트TV 운영체제다. 사실 웹OS를 개발한 HP는 애플의 iOS, 구글의 안드로이드처럼 스마트폰용 모바일 운영체제로 개발했던 운영체제다.

지금처럼 스마트폰 보급 이전에 'PDA(Personal Digital Assistant)'라는 모바일 기기가 있었다. 초기 스마트폰을 가리켜 PDA라고 일컫기도 했을 정도로, PDA를 스마트폰 원조라고 칭하는 사람들도 많다. 초기(1996년) PDA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기업이 바로 팜(palm)이라는 업체다. 팜은 독자 운영체제 '팜OS'를 탑재한 다양한 PDA를 선보였고, 북미 및 전세계에서 많은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팜이 선보인 PDA와 스마트폰은 아이폰과 블랙베리 등이 등장하면서 사양길에 접어들었다.

팜 프리(출처=IT동아)
팜 프리(출처=IT동아)

그렇게 점차 시장에서 잊혀가던 팜이 2009년 스마트폰 '팜 Pre'를 선보인다. 이 때 팜 Pre에 탑재한 운영체제가 바로 최초의 웹OS(버전 1.0)다. 당시 웹OS는 유연한 멀티 터치 제스처 기능, 탁월한 멀티태스킹 성능 등을 바탕으로 업계로부터 좋은 평가도 얻었다. 그리고 이 평가는 PC 시장의 강자 HP가 모바일 기기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주당 5,7달러, 총 약 12억 달러라는 금액으로 팜을 인수하는 결과를 낳는다.

윈도모바일 또는 윈도폰7을 탑재할 것이라고 알려졌던 HP의 태블릿PC 'HP 슬레이트' 발표가 무기한 연기된 것도 팜 인수 때문이다. HP는 웹OS를 자사의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에 탑재할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2011년 2월, HP는 'Think Beyond'라는 주제로 웹OS 이벤트를 열어 웹OS를 탑재한 신제품과 전략 등을 공개했다. 뒤를 이어 중국 상해에서 'Everybody ON'이라는 주제로 아태지역 미디어를 대상으로 9.7인치 화면 크기의 태블릿PC '터치패드'와 2.6인치 화면 크기의 초소형 스마트폰 '비어(Veer)', 3.58인치 화면 크기의 소형 스마트폰 '프리(Pre)3' 등을 선보였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HP 터치패드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남기지 못했고, 2011년 8월, 결국 16GB 제품은 99.99달러까지 가격이 내려갔다. 당초 599달러에서 499달러로 가격을 인하했던 32GB 제품도 149.99달러로 판매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가격 인하와 함께 '10만 원짜리 태블릿PC'라는 소문이 퍼지며 매진 사례가 벌어지곤 했다.

이후 HP는 2011년 12월 9일, 웹OS를 오픈소스로 전환한다. 안드로이드처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한 것. 웹OS용 자바스크립트 프레임워크인 '엔요(Enyo)'도 함께 공개했다. 하지만, 이 역시 결과적으로 실패했고, 결국 LG전자가 HP의 웹OS 소스코드 및 개발인력, 관련 문서 등을 인수, 웹OS 관련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맺어 스마트TV 운영체제로 사용했다. LG전자는 웹OS 인수 후 꾸준히 개발해 지난 2015년 12월 22일, 사용 편의성을 강화한 웹OS 3.0을 공개했다.

웹OS 3.0(출처=IT동아)
웹OS 3.0(출처=IT동아)

원문: 'LG 프로빔 TV' 신제품 출하가는 209만 원이다.

아무래도 단초점 빔프로젝터는 일반 빔프로젝터와 비교해 다소 비싸다. 당연한 이야기다. 공간 낭비를 줄인다는 장점만은 무시하지 못한다. 짧은 거리에서 큰 화면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투사 영상이 프로젝터의 렌즈로부터 넓은 범위로 고르게 퍼져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 다양한 종류의 렌즈를 다수 사용해 빛의 진행 방향을 굴절 및 확산시켜야 한다. 단초점 빔프로젝터를 업체가 보유한 광학 기술력 척도로 가늠하는 이유다.

동아닷컴 IT전문 권명관 기자 tornados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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