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집에서 나오는데 아내가 왜 셔츠를 입었느냐고 하더군요. 오늘은 인터뷰는 공적인 자리라서 입었죠. 그렇지 않으면 저는 게임 개발자니까 되도록 편한 티셔츠에 트레이닝복 복장으로 출근합니다.”
온라인게임 개발사 펄어비스의 김대일 이사회 의장(37)은 지난달 25일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게임 개발자라며 복장은 되도록 편한 차림이 좋다고 말했다.
그가 14일에도 셔츠 차림을 한 채로 한국거래소에 나타났다. 펄어비스의 코스닥 상장을 기념하는 자리였다. 펄어비스는 이날 상장으로 시가총액이 약 1조1900억 원을 기록했다. 이로써 펄어비스 주식 약 471만 주를 가진 김 의장은 약 4800억 원대의 주식거부로 등극했다. 앞선 인터뷰에서 김 의장은 “내가 주식거부라고 불리는 게 부끄럽다”며 “게임 개발에만 몰두할 텐데 특별히 삶은 바뀌는 것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 완도 출신인 김 의장은 ‘삼국지’ 등 PC게임에 푹 빠진 청년이었다. 학창시절부터 게임개발을 주제로 PC통신 동호회 활동을 했고, 진학도 게임개발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한양대 컴퓨터공학과로 진학했다. PC동호회 활동을 눈여겨본 게임개발사 가마소포트의 입사제안을 받자 대학생 2학년이던 김 의장은 학교를 휴학하고 개발자에 길에 접어들었다. 그 이후로 다시 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채 게임개발자의 길을 걸었다.
이후 김 의장은 NHN으로 자리를 옮긴 뒤 게임히트작을 내놓은 뒤 R2와 C9 등 유명게임을 개발했고, 이후 2010년에 펄어비스를 설립했다. 게임개발에만 전념하고 싶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때는 모바일 게임 열풍이 불 때였는데, 저는 PC온라인 게임에 더 매력을 느끼고 있었어요. 이러한 결정들을 보다 자유롭게 내리고 책임을 지고 싶었죠”
이후 PC온라인 역할수행게임인 ‘검은사막’을 출시해 글로벌 흥행을 거뒀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454억 원인데, 이 게임 하나로 거둔 실적이다. 북미와 유럽시장에서 선전하는 대표적인 국내게임으로 꼽힌다. 김 의장은 상장 이후에도 경영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자신은 게임개발에만 몰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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