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션]‘이번엔 무슨 색?’…소변으로 보는 내 몸 건강상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25일 16시 26분



소변은 혈액이 우리 몸을 순환한 뒤 신장에서 걸러진 결과물입니다. 신장에서 걸러진 혈액 속의 노폐물과 여분의 수분이 요로를 통해 몸 밖으로 배출되는 것이죠. 소변에는 혈액의 일부가 담겨 있고, 소변은 우리 몸의 상태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단서가 됩니다.

김병일 한의사는 “횡문근 융해증, 황달 등 일부 질병은 초기 증상으로 소변색이 변한다”며 “평소에 소변을 잘 살피면 여러 가지 질병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또 김 한의사는 “소변의 색깔, 냄새, 양, 횟수, 거품 유무 등을 통해 내 몸의 건강 상태도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 하루 5~7회, 맑고 노란 소변본다면 정상

건강한 성인의 소변량은 하루에 1L~1.5L 정도. 체중 1kg당 1시간에 1mL의 소변이 만들어진다고 보면 됩니다. 예를 들어 체중이 50kg인 성인이라면 24시간 동안 1.2L의 소변이 만들어지는 것이죠.

하루 소변량이 400mL 미만이라면 소변감소증에 속합니다. 심한 탈수, 사구체신염, 부종이나 복수가 생기는 울혈성 심부전 등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지속적으로 하루 소변량이 2.5L이상이라면 다뇨증으로 과도한 수분 섭취, 당뇨병, 멀건 소변이 다량 배출되며 갈증을 동반하는 요붕증 등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병원 진료를 받아 보는 것이 좋습니다.
방광은 보통 500mL 정도의 소변을 담아두고 한번에 200~400mL씩 배출하는데요. 건강한 성인의 경우 보통 하루 5~7회 소변을 봅니다.

정상적인 소변 색깔은 무색부터 진한 황갈색까지 다양합니다. 우리 몸 속의 유로크롬과 유로빌린이라는 색소가 소변 속에 섞여 나와 노란색을 띠는 것인데요. 가장 ‘이상적인’ 소변 색깔은 맑은 노란색입니다. 물을 많이 마시면 소변이 묽어져 무색에 가까워지고 반대로 수분 섭취가 부족하거나 땀을 많이 흘린 후에는 소변이 진하게 농축돼 좀 더 짙은 노란색을 띠게 됩니다. 비타민이나 영양제를 복용해도 소변이 노랗습니다.

● 콜라색 적색 소변…내 몸이 보내는 경고

소변색이 아주 진해져서 콜라처럼 짙은 갈색을 띤다면 간 기능의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간세포 손상이나 담도의 폐색에 의해 황달이 생기면 빌리루빈이라는 색소가 소변에 녹아 나오며 소변이 짙은 갈색을 띱니다. 또 평소에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스피닝과 같이 극심한 운동을 한 뒤 짙은 갈색 소변을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횡문근 융해증에 걸린 것인데요. 근육 내 섬유세포가 괴사하며 생긴 마이오글로빈과 칼륨 등 부산물이 소변으로 빠져 나오며 소변색이 변하는 겁니다. 이런 경우 가급적 빨리 병원을 찾는 게 좋습니다.


병원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경우는 붉은색 소변입니다. 소변에 혈액이 섞여 나오면 소변이 붉어지는데요. 만약 눈으로 보일 정도의 혈뇨라면 사구체신염, 요로염증, 종양, 결석 등을 의심할 수 있으니 검사를 받아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적색뇨가 반드시 혈뇨에 의한 것만은 아닙니다. 약이나 식품에 의해서도 소변색은 변할 수 있습니다. 블랙베리나 마황 또는 색소가 들어 있는 음식을 먹고 붉은 소변을 보기도 하고요. 항경련제인 ‘딜란틴’ 등을 복용해도 붉은 소변을 볼 수 있습니다.

빨간 색의 뿌리채소인 비트를 먹으면 분홍색, 결핵치료제인 ‘리팜핀’을 복용하면 오렌지색, 항우울제인 아미트리프릴린을 복용한 후에는 파란색 소변을 보기도 합니다.



● 소변에서 지린내 심하다면


고기, 현미, 멸치 등 인산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많이 먹으면 소변이 탁할 수 있습니다. 염증성 질병이 있을 때도 뿌옇습니다. 세균감염이나 요로결석 등으로 인해 신장에 소변이 고이면 발생하는 신우신염, 방광염이 대표적입니다. 신우신염이라면 고열과 함께 옆구리가 아프고 농이 있는 소변을 보기도 합니다.

정상적인 소변도 거품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상적인 소변의 거품은 많지 않고 오래 지속되지 않습니다. 마치 비누를 풀어놓은 것처럼 거품이 많이 일어나거나, 거품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단백질 성분이 소변으로 빠져나오고 있다는 신호이므로 소변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단백뇨는 신장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보여주는 간접적인 신호입니다.

흔히 소변에서는 지린내가 납니다. 소변에 포함된 요산에서 암모니아 냄새가 나기 때문인데요. 수분 섭취가 적어 소변이 농축되면 냄새도 심해지겠죠. 지린내가 너무 심하다면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코를 톡 쏘는 썩은 암모니아 냄새가 나면 요도나 방광의 염증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당뇨병이 있을 때는 은은한 사과향, 아스파라거스나 파슬리를 먹은 뒤에는 매운 냄새가 나기도 합니다.

(도움말=김병일 한의사)

김아연 기자 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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