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기다림과 인내가 주는 달콤함 '헌팅 시뮬레이터'

  • 동아닷컴
  • 입력 2017년 9월 29일 16시 32분


게임명: 헌팅 시뮬레이터(Hunting Simulator)
개발사: 빈벡 인터랙티브
유통사: 인트라게임즈
플랫폼: 플레이스테이션4(PS4)
현지화: 자막 한글
필자명: 구석지기


인트라게임즈에서 출시한 PS4용 사냥 게임 '헌팅 시뮬레이터' (Hunting Simulator)는 오픈 월드로 펼쳐진 배경 속에서 주어진 주제에 맞춰 사냥을 완료하면 되는 게임이다. 사냥을 주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수십 종의 동물부터 다양한 사냥 장비가 등장한다.

헌팅 시뮬레이터 이미지(출처=게임동아)
헌팅 시뮬레이터 이미지(출처=게임동아)

다운로드 방식과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된 이 게임 속에서 게이머는 목적에 맞춰 총기와 장비를 셋팅하고 사냥터로 떠나게 된다. 사냥 방식은 간단하다. 동물의 위치를 파악한 후 그곳으로 잠입해 방심하고 있는 동물에게 일격을 가하면 되는 방식이다.

물론 설명은 쉽지만 시뮬레이터답게 그 과정은 그리 쉽지 않다. 사냥을 시작할 때 어떤 동물에 따라 사용하는 장비의 구성이 매우 중요하며 처음 발견하는 동물의 흔적에 따라 한 판이 길어질지, 짧아질지 결정되기 때문이다. 장비 구성도 다양해 조합의 재미도 있다.

게임은 사냥으로 유명한 북미와 유럽 대륙의 산악 지대와 우림 지대 등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골짜기부터 큰 호수, 강가, 수풀지대 등 다양한 곳을 만날 수 있으며, 제약이 어느 정도 있지만 웬만큼 넓은 공간을 마음껏 활보할 수 있게 해준다.

헌팅 시뮬레이터 스크린샷(출처=게임동아)
헌팅 시뮬레이터 스크린샷(출처=게임동아)

게임 시작 시 간단한 프로필을 가진 사냥꾼 중 한 명을 선택해 진행하게 되고 기본적인 사냥 방식에 대한 튜토리얼과 초보 미션이 주어진다. 미션은 매우 다양하며, 사냥 할 수 있는 존재들이 다채롭게 준비돼 있기 때문에 혼자서 즐겨도 무수히 많은 경험을 느낄 수 있다.

게임은 주어진 주제에 맞춰 진행하는 캠페인과 오픈월드 속에서 마음껏 사냥을 즐기는 자유 사냥, 높은 난이도의 도전 과제 전문 사냥, 함께 즐기는 멀티플레이, 연습 과제인 사격장, 도감과 흡사한 사냥꾼의 산장 등으로 구성된다.

캠페인은 12개 지역 내에서 각각 10여종 이상의 임무를 선택해 완료하는 방식이다. 각각 잡아야 할 주 사냥 목적과 갑작스럽게 나오는 깜짝 사냥 등으로 구성되며 진행 과정에 따라 더 많은 임무와 지역이 열리게 되는 방식이다.

헌팅 시뮬레이터 스크린샷(출처=게임동아)
헌팅 시뮬레이터 스크린샷(출처=게임동아)

게임 과정은 사냥감 파악, 주변에 흔적 찾기, 추적, 그리고 은신, 사냥 순으로 진행된다. 게임을 시작하면 주변을 둘러봐 사냥감의 흔적을 찾아야 한다. 흔적을 찾아서 분석하면 동물이 움직인 방향, 시간 등을 확인할 수 있는데 그 방향으로 이동하며 흔적을 추가로 찾으면 된다.

이렇게 찾아보면 해당 사냥감이 있는 지역에 가까워 지고 쌍원경이나 총기의 스코프로 확인해 멀리서라도 육안으로 보게 되면 낮은 자세나 포복 등으로 거리를 좁힌다. 그후 100~50미터 사이까지 접근한 후 사냥감이 움직임을 완전히 멈출 때까지 기다린다.

그 후 사냥감의 폐나 심장, 아니면 머리를 겨냥해 제압하면 끝. 글로 보면 매우 간단하지만 평균 10~30분 정도의 실제 시간이 들어간다. 흔적을 찾아 추적하는 것이 처음 하는 입장에서는 정말 묘하게 어렵고 제대로 진행이 안된다.

헌팅 시뮬레이터 스크린샷(출처=게임동아)
헌팅 시뮬레이터 스크린샷(출처=게임동아)

그리고 동물들 역시 반응이 매우 좋기 때문에 서서 게이머가 서서 걸어 다니거나 뛰어다니면 금방 위치가 발각되기도 한다. 그래서 흔적을 찾는 과정에서 해당 동물이 떠나간 시간이 1~2시간 대라면 무조건 낮은 자세로 이동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오는 스릴감은 매우 좋은 편이다. 그리고 매나 타깃이 아닌 다른 사냥감들의 눈도 있기 때문에 자신의 상황, 위치 등을 잘 고려해 행동을 선택해야 한다. 특히 스코프에 빛이 반사돼 사냥감이 놀라 도망가는 일 등은 실제 사냥 시 생길 수 있는 문제를 재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말이 쉽지 이 과정은 정말 피곤하다. 낮은 자세로 200미터 이상 추적하거나 이동할 때는 '이걸 왜 하고 있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고, 괜한 보조 임무 때문에 사냥감들이 다 도망가 버릴 때의 허탈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헌팅 시뮬레이터 스크린샷(출처=게임동아)
헌팅 시뮬레이터 스크린샷(출처=게임동아)

그리고 게임이 편의사항이 매우 낮기 때문에 대 부분의 정보를 육안으로 찾아야 한다. 덕분에 그 넓은 지역이 몇 시간째 이 잡듯 다니는 일도 허다하며 때론 도저히 찾지 못해 허무하게 게임이 종료되는 일이 생긴다. 어떻게 보면 사냥 게임 자체의 호불호라고 볼 수도 있다.

그나마 자유 사냥은 좀 편한 편이다. 보이는 대로 사냥할 수 있고 굳이 흔적이 아니라 육안으로 동물을 찾아내 자기 마음대로 진행하면 되기 때문이다. 물론 지역마다 사냥할 수 있는 존재가 정해져 있기에 기존에 캠페인에서 사냥터를 개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멀티플레이는 캠페인이나 자유 사냥보다 난이도가 높다. 사람들 행동 하나하나가 사냥터 전체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게임 도중에 오발 사격 한 번으로 게이머들이 모두 나가버리는 일도 많고, 잔 실수 등으로 사냥감을 놓치면 더 진행하기에 무리한 상황으로 돌변한다.

헌팅 시뮬레이터 스크린샷(출처=게임동아)
헌팅 시뮬레이터 스크린샷(출처=게임동아)

그리고 들고 들어가는 무기가 동물의 체형에 맞지 않은 구경 일 경우는 멀티플레이에서 완전한 민폐 캐릭터가 돼 버린다. 들어갈 때 이런 부분에 대한 충분한 제한 설명 등이 있었으면 이런 실수가 많이 줄어들 텐데 게임 내에는 이런 사소한 문제를 막아줄 장치가 없다.

기타 요소들은 사소한 경쟁과 수집 정도다. 헌팅 시뮬레이터는 충분히 어느 정도의 재미를 보장한다. 넓은 초원에서 동물들과 심리전을 펼치며 보이는 인내의 정석은 기존에 느끼지 못한 색다른 재미를 주기에 충분하며 다양한 동물과 사냥 장비 등을 찾는 재미도 즐겁다.

하지만 게임 자체가 주는 높은 난이도는 초보 게이머들의 진입을 막는 요소가 된다. 예를 들어 흔적 추적 등은 흔적을 찾는 것보다 찾은 후 정보가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북서쪽, 1시간이면 해당 방향으로 낮은 자세로 이동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헌팅 시뮬레이터 스크린샷(출처=게임동아)
헌팅 시뮬레이터 스크린샷(출처=게임동아)

그러나 게임에는 어설프게 동물이 이동한 그림자 정도만 노출한 후 지나가 버린다. 힌트가 있음에도 이에 대한 설명은 나오지 않는다. 화면 상단의 방향과 동물이 가까운데 잊을 지도 모르니 낮은 자세로 이동할 필요가 있다는 등의 이야기가 있다면 헤매는 일이 줄었을 것 같다.

초반 진입 장벽이 높다 보니 게임의 흥미를 빠르게 잃게 되는 문제도 있었다. 12개의 사냥터가 존재하고 무수한 동물이 있지만 초반 과정을 넘기지 못하는 일이 다반사로 발생하기 때문에 어떻게 진행하는지 파악도 못한 상태에서 게임을 놓게 되는 것이다.

튜토리얼이 있지만 이는 충분하지 못하고 게임 내 등장하는 다양한 정보 등을 어떻게 보고 파악해 사냥감을 추적하는지 등도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최근 친절도와 편의성이 높은 게임들에 익숙한 게이머들에겐 헌팅 시뮬레이터는 그냥 불편하고 어려운 게임으로 이식될 것 같다.

헌팅 시뮬레이터(출처=게임동아)
헌팅 시뮬레이터(출처=게임동아)

기다림과 인내심의 한방을 통해 통과한 맛을 느낄 수 있지만 그만큼 진입 장벽 역시 많은 인내심과 공부, 기다림을 요하기 때문에 이 부분을 충분히 고려한 후 구입하는 것이 좋다. 사냥이라는 주제의 색다른 게임이 필요한 게이머라면 한글화된 헌팅 시뮬레이터를 즐겨보자.

동아닷컴 게임전문 조영준 기자 zoroast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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