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크 환자 75% 자연치유… 한 달 이상 지켜보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16일 03시 00분


‘세계 척추의 날’ 올바른 허리 건강법

16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세계 척추의 날’이다. 현대인의 고질병인 척추 질환을 예방하고 정확히 치료하기 위해 2001년 지정됐다. 척추는 33개의 뼈가 인대와 관절, 디스크로 연결돼 마디를 이루고 있다. 그 주위에는 두꺼운 근육이 둘러싸고 있어 척추의 운동을 조절한다. 워낙 복잡한 구조이다 보니 자주 통증이 생길 수밖에 없다.

○ ‘단순 요통’과 ‘병적 요통’ 구분해야


허리가 아프면 일단 ‘디스크’를 걱정한다. 하지만 허리가 아프다고 다 심각한 건 아니다. 삼성서울병원 김은상 신경외과 교수는 “10명 중 8명은 평생 한 번 이상 허리 통증을 경험한다. 대다수가 겪는 허리 통증은 ‘단순 요통’”이라고 했다.

이는 일상생활에서 허리에 부담이 가 생긴다. 가장 많은 허리 통증인 염좌는 뼈와 뼈를 연결하는 인대가 부분적으로 끊어진 경우다. 평소 수영이나 요가, 빠르게 걷기 등으로 허리 근육을 단련하면 단순 요통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반면 척추의 추간판 탈출증(허리디스크)이나 척추관 협착증 등 ‘병적 요통’은 단순히 볼 수 없다. 디스크(추간판)는 척추뼈 사이에서 쿠션 역할을 하는 말랑말랑한 젤리 같은 구조물이다. 무리한 힘이 가해지면 손상을 입어 돌출하게 된다.

허리 통증보다 다리 통증이 더 심하면 디스크를 의심해야 한다. 허리디스크는 허벅지와 장딴지의 뒤쪽을 따라 발등이나 발바닥까지 통증이 내려간다. 다만 디스크는 감기처럼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전체 환자의 75%가 자연 치유된다. 증상이 있다고 바로 수술하기보다 최소 한 달 이상 지켜보는 것이 좋다. 전문의들은 터져 나온 디스크가 흡수되는 경우도 있어 급하게 수술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한다.

약물이나 물리치료에도 △통증을 견딜 수 없거나 △발가락이나 발목의 힘이 현저하게 약해진 경우 △대소변을 보는 힘이 약해진 경우 등은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A병원에서는 수술을, B병원에서는 비수술적 치료를 권한다면 가급적 비수술적 치료로 경과를 좀 더 지켜보는 것이 좋다.



○ 척추관 협착증이나 척추 측만증이라면?

‘척추관 협착증’은 50대 이후 발생하는 퇴행성 질환이다. 척추 신경이 지나다니는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생긴다. 허리 통증만 있다면 척추관 협착증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척추관 협착증은 걸을 때 허리보다 엉덩이와 다리 쪽 통증이 심하다.

이 역시 약물이나 물리치료를 먼저 시도해본 뒤 보행거리가 100m 이내로 짧아지고 통증이 커 일상생활에 지장이 많다면 신경이 눌리지 않게 하는 ‘감압술’이나 불안정한 척추를 잡아주는 ‘고정술’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척추 측만증’은 척추의 휘어진 상태에 문제가 생긴 질환이다. 앞에서 볼 때 척추가 일자가 아니고 옆으로 지나치게 휘어 ‘척추 변형’이 생긴 경우다. 누구나 약간씩 측만 증세가 있지만 심하면 심폐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측만 증세가 심하다면 어떤 형태의 측만증인지 검사한 뒤 휘어짐을 예방하는 ‘보조기 치료’나 휘어짐을 작게 하는 ‘수술적 치료’를 해야 한다.

그렇다면 비수술적 치료로 간단하게 디스크나 협착증을 치료한다는 병원 광고는 얼마나 믿을 수 있을까. 칼을 대지 않고 뭔가를 넣어서 척추관을 넓혀주거나 디스크를 제거하는 시술은 일시적으로 통증을 완화시켜 줄 수는 있어도 근본적인 치료법은 아니라고 전문의들은 강조한다.

‘수술을 하면 허리가 더 나빠진다’는 말도 사실이 아니다. 서울아산병원 조재환 정형외과 교수는 “흔히 ‘척추 수술은 잘되면 본전이고 대개는 더 나빠진다’는 잘못된 선입견이 있다”며 “과학적으로 수술을 받을 만하다고 입증된 환자가 수술을 받으면 대개 결과가 좋다”고 했다. 명심해야 할 점은 수술 역시 척추 건강을 회복하는 하나의 과정이라는 것이다. 수술을 하더라도 운동을 통해 허리를 강하게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세계 척추의 날#올바른 허리 건강법#디스크 환자 자연치유#척추 측만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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