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질환은 대개 잘못된 자세에서 비롯된다. 평소 의자에 비스듬히 기대어 다리를 꼬거나 엎드려 자는 자세는 목과 어깨, 허리에 통증을 지속적으로 유발시키고 척추를 휘게 하는 등 몸의 균형을 깨뜨린다. 심해지면 허리디스크(추간판탈출증)와 같은 척추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상생활 방해하는 추간판탈출증과 척추협착증
척추의 퇴행성 변화는 다른 근골격계와는 달리 20대 초반부터 나타난다. 척추의 추간판이 노화됨에 따라 추간판 가장자리를 둘러싸고 있는 섬유륜에 균열과 방사성 파열이 발생한다. 이는, 특히 척추가 과다하게 굴곡된 상태에서 압력을 받았을 때 생긴다. 예를 들면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옆으로 옮겨 놓으려고 할 때 휜 척추에 심한 압력이 가해지면서 추간판 중앙의 완충 역할을 하는 젤리 같은 수핵은 더 이상 섬유륜에 싸여 있지 못하고 방사성 균열 사이로 비집고 나와 추간판탈출증(디스크)을 유발한다. 수핵이 퇴화된 섬유륜의 균열 사이로 신경관이 있는 후방으로 나오면 신경을 눌러 통증을 유발한다.
허리디스크는 청소년들에게도 자주 발생한다. 허리디스크가 발생하면 다리가 아프고 저린 방사통, 요통, 근력 저하 등의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
또 다른 척추질환으로는 척추관협착증이 있다. 척추관협착증이란 척추 중앙의 척추관, 신경근관 또는 추간공이 좁아져서 허리 통증을 유발하거나 다리에 여러 복합적인 신경 증세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척추관협착증은 요추부에서 주로 발생하는데 허리 통증이 빈번하게 나타나며 디스크와 달리 엉덩이나 항문 쪽으로 찌르는 통증이나 쥐어짜는 것 같은 통증이 발생한다. 심하면 다리의 감각장애와 근력저하가 동반되기도 한다. 기온이 내려가거나 활동을 하면 악화되었다가 따뜻하게 해주거나 안정을 취하면 호전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걸을 때 심한 통증이 자주 발생하고 허리를 굽히거나 걸음을 멈추고 쪼그리고 앉아서 쉬어야 한다면 협착의 정도가 심한 경우일 수 있다. 척추관협착증은 보통 종아리, 발목, 무릎, 허벅지, 엉덩이 및 서혜부를 따라 넓은 범위의 감각소실 및 저린감 같은 감각이상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정확도 높인 양방향 척추 내시경술
척추질환은 비수술 치료나 보존요법으로는 낫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만약 다리의 감각이상이나 배뇨장애가 있다면 수술을 고려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수술은 전신마취가 필요하고 절개부위에 흉터가 남아 고령의 환자, 고혈압, 당뇨병이 있는 경우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최근 몇몇 병원에서 시행되고 있는 ‘양방향 척추 내시경술’은 5mm가량의 작은 구멍 두 개를 뚫어 척추 수술을 하는 방식이다. 두 개의 구멍 중 한쪽은 내시경, 다른 한쪽에는 기구를 삽입한 뒤 내시경으로 환부를 보면서 수술한다.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바늘을 찔러서 치료하는 경피적 수술로 비수술에 가까우면서도 신경을 누르는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할 수 있다. 곽윤호 강북연세사랑병원 소장은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에 양방향 척추 내시경술을 시행하고 있다”며 “하나의 구멍을 이용한 내시경 수술보다 시야 확보가 용이하다”고 말했다.
하나의 구멍을 이용한 내시경 수술은 근육 손상이 거의 없고 수술 뒤 통증이 적은 반면 시야가 좁아 수술 효과가 확실하지 않다는 것이 곽 소장의 주장이다. 한편 기존 절개수술 방식은 절개를 하고 환부를 직접 보고 하는 만큼 시야 확보는 확실하지만 근육 등 조직 손상이 크고 수술 후 통증도 클 수밖에 없다. 곽 소장은 “양방향 척추 내시경술은 두 개의 작은 구멍을 통해 수술에 필요한 다양한 기구를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며 “수술기구의 움직임에 제한이 없어 시야가 넓고 신경이 선명하게 잘 보이기 때문에 성공률이 높다”고 말했다.
수술 시간은 30분에서 1시간 내외, 입원기간도 2일 정도로 짧다. 보조기도 2, 3주만 착용하면 된다. 조직의 손상이나 통증이 거의 없고 회복이 빠르다는 것이 양방향 척추 내시경술의 장점이다.
척추질환, 평소 생활습관 중요
척추질환과 같은 퇴행성 질환은 생활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무거운 것을 나르거나 허리를 너무 많이 움직이는 등 척추에 무리가 가는 행동은 퇴행성 변화를 촉진시킨다. 비만과 운동 부족도 척추에 무리를 주거나 척추 주변 근육을 약화시켜 퇴행성 변화의 촉진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척추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평소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습관을 들이고 적당한 운동으로 근육의 힘을 기르는 것이 좋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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