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건강한 체격의 ‘몸짱’ K 씨(35)가 발기가 약한 것 때문에 방문했다. 나는 K 씨에게 “젊은 나이에 왜 그런 걱정을 하세요? 몸도 아주 좋은데 무슨 운동을 하나요? 또 먹는 약이 있나요?”라고 물었다.
그는 “헬스와 보디빌딩을 하고, 근육을 만드는 데 좋다는 보조제를 먹고 있다”면서 “인터넷에서 ‘몸짱 광고’를 보고 보조제를 주문했다”고 말했다.
K 씨의 호르몬 검사를 해보니 결과가 아주 이상하게 나왔다. 남성 호르몬 수치가 평균보다 매우 낮아 완전 거세된 조선시대 ‘내시’의 몸 상태와 비슷한 결과가 나온 것이다. 근육강화 보조제(남성호르몬 보조제)를 먹으면서 스스로 몸에서 생성하는 남성호르몬을 억제하니 성욕과 발기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K 씨에게 “성분을 알 수 없는 몸짱 약을 당장 끊고 운동만 하고 결과를 지켜보자”고 했다. K 씨는 천연덕스럽게 “광고에선 보조제를 먹으면 ‘처음에 남성호르몬 수치가 떨어지지만 3개월이면 회복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어떻게 하면 여성에게 인기 있는 ‘매력남’이 될 수 있을까? 모든 남성들이 바라는 꿈이다. 이런 꿈을 이뤄 주는 것이 바로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다. 테스토스테론은 95%가 고환에서 생성되며 5%가 콩팥 위에 붙어 있는 부신에서 만들어진다. 사춘기 때 분비가 가장 왕성해 이때부터 남성다움이 나타나게 된다.
테스토스테론은 뇌의 집중력을 높이고 성욕을 증가시키고 근육량을 늘리며 지방을 감소시키고 털을 나게 하고, 골밀도를 높여준다. 그러므로 매력남이 되기 위해서는 바로 테스토스테론 양을 잘 유지해야 하는 것이다.
건강한 남성의 경우 농도는 260∼1000ng(나노그램)이며 그 수치는 하루에도 계속 변한다. 아침에 높은 농도를 유지할 때 ‘조조(早朝) 발기’가 일어나며 오후가 돼 피곤하면 바로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떨어진다. 테스토스테론은 우리 몸의 필요에 따라 분비가 자동 조절된다.
젊은 남성이 몸짱이 되려고, 또는 일시적으로 경기력 향상을 위해 호르몬제를 사용하면 오히려 체내 자가 생산을 억제해 역효과를 내고 선수 수명이 단축된다. 우리나라 유명 수영 선수가 사용해 논란이 된 남성호르몬 주사제는 선천적으로 남성호르몬 부분 결핍증이 있는 환자나 갱년기 남성들에게 아주 좋은 회춘의 명약이지만 젊은 선수에겐 금기약물이다.
스스로 노력해 얻은 땀만이 보람 있으며, 수명이 오래간다고 할까. 젊은이들이 몸짱을 만들기 위해 호르몬 보조제를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걷고 뛰고 근력운동을 하는 것이 가장 돈을 안 들이고 부작용 없이 매력남을 만드는 최상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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