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이면 날씨가 건조해지면서 팔꿈치, 무릎 등에 하얀 각질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평소보다 비듬도 많아진다. 이는 단순 건조증이 아닌 ‘건선’일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경고한다. 최근 59대 대한피부과학회 회장으로 선출된 중앙대병원 피부과 서성준 교수(59·사진)를 2일 오후 서울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병원에서 만나 ‘건선’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봤다. ―건선은 어떤 질환인가.
“건선과 피부 건조증은 다르다. 건선은 단순 피부질환이 아니다. 피부 표피의 과도한 증식과 진피의 염증이 만성적으로 나타나는 ‘난치성 피부 질환’이다. 우리 몸의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기면서 발생한다. 피부 면역세포인 T세포의 활동성이 증가하면서 분비된 여러 면역물질이 피부의 각질세포를 자극해 과다하게 세포를 증식시킨다. 이로 인해 염증과 발진, 비정상적인 각질이 발생한다. 이 외에 유전이나 공해 등 환경적 요인도 건선의 원인이다. 국내에는 40만 명 정도가 건선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건선의 주요한 증상은….
“피부에 좁쌀 같은 붉은색 발진이 생기고 그 위 경계 부분은 은백색의 각질이 덮이면서 마치 비늘처럼 일어난다. 팔꿈치, 무릎, 두피에 흔하게 나타난다. 가려움이나 따가움을 동반한다. 건선 부위의 면적이 전신 피부 면적의 2% 미만이면 ‘경증’이다. 2% 이상∼10% 미만이면 ‘중등증’, 10% 이상이면 ‘중증’으로 본다. 건선은 조기 치료가 필수다. 오래 앓으면 관절염, 포도막염, 염증성 장질환, 심혈관 질환, 대사성 질환 등이 생기기 쉽다.”
―겨울에 건선이 심해지는데, 어떻게 치료하나.
“피부가 건조하면 피부 기능이나 유해 물질 차단력이 떨어진다. 건선이 겨울에 악화되는 이유다. 비교적 가벼운 건선이면 주로 바르는 약으로 치료할 수 있다. 증상이 심해 중등도 이상이면 자외선 광선을 쬐는 ‘광선치료’나 과도한 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약제를 사용한다. 최근에는 T세포 활성화를 차단하는 생물학적 제제가 나와 중등도 이상 건선 환자의 치료가 훨씬 수월해졌다. 하지만 건선은 완치되는 질환이 아니다. 치료가 된 듯해도 잠복해 있다. 피부 보습은 물론이고 흡연과 음주를 피하면서 면역조절제를 일주일에 2, 3번 바르는 등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차기 대한피부과학회장으로 어떤 역할을 하고 싶나.
“피부과라고 하면 미용 쪽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피부암, 악성 흑색종을 비롯해 중증 난치성 피부질환이 정말 많다. 앞으로 피부질환 관련 소규모 연구회를 활성화시킬 계획이다. 중증 난치성 피부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겠다. 정부도 암, 심장질환 등 4대 중증질환 외에 난치성 피부질환으로 지원을 확대해 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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