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라면, 특히 자녀가 내년에 3학년이 된다면 영어 학습에 좀더 깊은 관심을 갖게 된다. 가정 형편이나 교육 환경을 떠나 어쨌든 영어 학습을 피할 수 없는터라, 대개는 저렴한 비용으로 만족할 효과를 얻을 영어교육법을 선택하려 고민한다.
학교나 집 인근의 영어학원을 보내는 게 최선의 방법일 텐데, 여전히 이들 영어학원의 교수법은 80/90년대의 주입식 방식에 머물러 있다. 아이가 암기하다 지칠 만큼 많은 단어를 일방 주입하거나, 판에 박힌 교재 진도 맞추는데 급급한 현실이다. 숙제도 많아 학원에서 돌아오면 숙제 하느라 바쁘다.
이런 구시대형 주입식 영어학습법은 교육 효과에서도 큰 기대를 할 수 없을 뿐더러, 무엇보다 자녀가 영어학습에 흥미와 재미를 잃고 결국 영어를 멀리하게 되는 결정적 원인이 된다. 초등 저학년의 영어학습은 철저히 '영어와 친해지기' 위한 방식이어야 한다.
자기 자녀를 위해 나무 장남감을 직접 만든 덴마크의 한 목수가 지금의 '레고' 블럭을 탄생시켰듯, 영어학습법도 자녀에 대한 진지한 관찰과 고민, 배려가 깔려 있어야 한다.
그런 영어학습법 중 하나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온라인 게임에 영어학습을 접목한 '스피킹덤'이다. 스피킹덤은 아이들에게 호기심과 흥미를 유발하는 캐릭터 시뮬레이션 게임 형식의 온라인 영어학습 서비스다. PC든 스마트폰이든 태블릿PC든 인터넷만 연결되면 언제 어디서든 '게임하듯 즐길' 수 있다.
스피킹덤을 개발한 스터디맥스의 심여린 대표는 초등생 자녀를 둔 평범한 엄마다. 레고의 그 목수처럼 심 대표 역시 자신의 아이의 영어교육을 위해 몇 년간의 고민, 연구하고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고 스피킹덤을 개발했다. (스피킹덤 학습 리뷰 참고 / 기본편 - http://it.donga.com/26763/, 학습편 - http://it.donga.com/26788/)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니 아이의 영어교육에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어요. 영어교육 기업을 운영하지만 저도 여느 엄마와 똑같이, 주변 학원이나 학습지, 온라인 교육 등등 두루두루 찾았습니다. 딱 하나의 기준으로요. 바로 '재미'입니다. 아이가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재미 있는 영어공부법을 찾기가 어렵더라고요."
심 대표는 두 자녀(초등생, 유치원생)를 영어학원에 보내지 않는다. 획일적인 학원 수업으로 자칫 아이가 영어에 흥미와 재미를 잃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대신 그는 아이가 어릴 때부터 책을 많이 읽어줬다. 독서는 영어학습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침을 자신의 경험으로 알고 있다.
"아이의 독서 습관은 아이 스스로 만드는 게 아닙니다. 부모가 독서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요. 아이가 책 자체와 친해져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큰 아이가 여섯 살이 되면서부터 한글책이든 영어책이든 스토리 위주의 책을 많이 읽어줬습니다. 그러면서 아이가 무엇에 반응하고, 어떤 것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파악했어요. 아이의 취향과 성향, 습성 등을 정확히 파악하는 게 영어학습의 시작이거든요."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기존과는 다른 초등 영어학습법을 고민하다 아예 직접 만들어야 겠다고 결심했다. 그 동안 파악한 아이의 성향과 학습 패턴이 다른 아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는 판단이 있었다. 자사의 성인용 회화 서비스인 '스피킹맥스'처럼, 초등생도 재미 있게, 게임하듯 '즐기는' 학습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학교나 학원, 교재 등에서 제시하듯 영어를 '공부'나 '학습'의 도구가 아닌, '재미','놀이'의 장으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초등생 영어는 무조건 재미 있어야 하고, 아이 혼자서 스스로 할 수 있을 만큼 간결해야 되니 온라인게임 형식으로 만들면 되겠다 생각했어요."
그게 2012년 초였고 공식 출시가 2017년 8월이었으니, 영어학습 서비스 하나 개발, 준비하는데 꼬박 5년이 걸렸다. 개발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초등생의 시선에 맞추면서 흥미를 잃지 않을 구성으로 다듬느라 그랬다. 테스터를 자처한 아이의 반응과 태도를 피드백으로 매번 반영했다.
"공부, 학습, 시험, 테스트, 점수, 성적 등의 개념을 철저히 배제하고, 스토리를 토대로 말하기 중심의 게임적 요소를 강조했습니다. 스피킹맥스처럼, 이민이나 유학을 가지 않고도 미국 현지 다양한 거주인들의 생생한 발음과 억양을 들려주고 싶었고요. 미국 LA를 수십 차례 왔다갔다 하며 100명 이상의 현지인을 만나 그들의 발음으로 500여 개의 스토리를 하나하나 녹음했습니다. 무모하리만치 과감한 시도였죠."
이렇게 촬영한 영상 자료를 모두 각색, 편집해 캐릭터 이미지 및 애니메이션과 함께 재구성했다. 저사양 PC나 스마트폰, 태블릿PC에서도 큰 무리 없이 실행되도록, 스터디맥스 자체 영상압축 기술을 통한 최적화 작업도 거쳤다.
"특히 제 아이를 통해 점검, 체크하며 초등생 시선에 맞추려 전체 구성을 몇번이나 뜯어 고쳤나 몰라요. 미국 초등생이 즐겨 보는 원서와 애니메이션을 최대한 많이 참고했고, 여러 온라인 시뮬레이션 게임도 플레이하며 게임형 화면을 구상했습니다. 그렇게 5년의 산고를 거쳐 스피킹덤이 태어난 거예요."
스피킹덤의 한 에피소드의 학습 분량은 30분 내외다. 일반 초등생이 특정 콘텐츠에 집중할 수 있는 한계시간을 자신의 아이를 통해 예측한 분량이다. 하루에 한두 에피소드를 진행한다면 1시간 이내에 학습이 완료된다. 영어학원 1시간 받으려 (셔틀버스 타고) 오가는 시간까지 허비할 필요 없고, 숙제와 시험으로 인한 부담도 없다.
"초등 저학년의 영어 학습은 점수나 성적이 중요한 게 아니에요. 단어 몇 개 더 암기하는 것도 큰 의미 없습니다. 무엇보다, 영어에 대한 거부감과 두려움을 없애고, 영어와 친해지는 기틀을 만들어야 할 시기입니다. 그래야 초등 고학년, 중학교, 고등학교에 진학해도 흔들리지 않거든요. 그건 제가 학창시절에 경험한 겁니다."
8월에 처음 공개돼 9월에 4개 랜드 스토리를 완성한 스피킹덤은, 오픈 3개월이 지난 현재 긍정적 성과를 보이고 있다. 오픈 직후 아직 별다른 홍보나 광고 활동을 하고 있지 않은데 가입자는 점차 증가 추세다. 심 대표는 내년 2018년을 스피킹덤의 도약기, 고도화기로 생각하고 있다.
"내년 한해 스피킹덤을 계속 발전, 개선해가며 학습 데이터를 차곡차곡 쌓아갈 겁니다. 여기에는 우리 아이들의 발음, 억양, 학습 상태 등이 저장돼 빅데이터를 이룰 텐데, 이를 분석해 좀더 가치 있고 효율적인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어요. 이와 더불어 인공지능(AI) 기기, 사물인터넷(IoT) 기기 등과도 연계할 생각이며, 가상현실(VR) 기술도 적용해 정말 실감 나는 '왕국'을 경험케 할 겁니다. 이를 위한 기초 개발은 이미 진행 중이고요."
스터디맥스와 같은 IT기술 기반의 교육 콘텐츠 기업을 '에듀테크 기업'이라 한다. 심 대표의 포부는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독창적인 교육 콘텐츠를 누구나 활용하는 IT기술에 접목해 '학습과 놀이의 경계를 허무는 것'이다. 물론 이런 IT기술 및 기기를 스터디맥스가 모두 개발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해당 분야의 전문가/전문기업과 적극적으로 제휴, 협업한다.
"현재 스피킹덤의 발음/음성인식 기능에는 '셀바스'의 음성인식 기술이 적용됐습니다. 업계에서 정평이 난 음성 기술인 만큼, 우리 아이들의 발음과 억양을 최대한 정확히 인식해 분석할 수 있습니다. 내년 이후 글로벌 서비스 확대를 위해 클라우드 서버 이전도 고려하고 있고요. 점점 쌓여가는 학습 및 음성 빅데이터를 전세계에 원활하게 활용하려면 클라우드 플랫폼이 필요하니까요."
심여린 대표는 VR, AR과 같은 차세대 영상 기술은 교육 분야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스피킹맥스나 스피킹덤이 보여주는 가상의 환경(미국 현지, 가상 왕국)을 VR, AR을 통해 좀더 실감나게 체험하며 영어권 문화를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언어뿐 아니라 사회, 문화, 역사 관련 교육 콘텐츠도 준비하고 있다.
"대개 VR 콘텐츠는 영화나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통해 처음 접하는데, 영상 전환이 너무 빠르고 혼란스러워, 사용자에 따라 신체적, 정신적 거부감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반면 교육 분야에서는 언어, 역사, 사회, 문화, 과학, 음악, 미술 등의 교과 콘텐츠를 VR을 활용해 재미 있고 편안하게 보고 듣게 만들 수 있습니다. 재미가 없으면 교육도 없습니다."
정식 출시 5년 만에 스피킹맥스가 연 매출 100억 원을 돌파할 만큼 성공할 수 있었던 건, 심 대표가 자신에게 필요한 효율적인 영어회화 학습법을 직접 연구, 개발한 결과다. 스피킹덤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아이가 재미 있게 놀며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영어회화법을 고민하다 직접 만들었다. 결과는 지켜봐야 알겠지만 기대는 높다. 레고가 그랬듯 자신의 아이에 대한 세밀한 관찰과 고민, 배려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지금 제 아이는 스피킹덤을 좋아하고 재미 있게 잘 따라하고,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학습하고 있어서, 어찌보면 제게는 더 없이 만족할 결과라 하겠습니다. 제 아이를 보며 만들었고, 제 아이가 좋아하며 부담 없이 영어를 읽고 말하고 쓰고 있으니까요. 아이가 행복해 하고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는 게 무엇보다 뿌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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