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만유인력 법칙을 발표한 영국 과학자 뉴턴은 일정 속도의 비행물체를 쏘면 달처럼 지구 주위를 돌 수 있다는 인공위성 이론을 제시했다. 이후 300년 가까이 지나 이 이론을 처음으로 실현한 것은 1957년 소련 최초의 우주선 ‘스푸트니크 1호’다. 소련은 1961년 4월 12일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유인 우주선 ‘보스토크 1호’를 발사해 성공했다. 최초의 우주 비행사인 유리 가가린은 우주에서 ‘지구는 푸르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대한민국 최초의 인공위성은 1992년 8월 11일 발사한 우리별 1호다.
현재 우주에는 공식적으로 무려 6000여 개에 달하는 각국의 인공위성이 지구 궤도를 따라 돌며 활동하고 있다. 인공위성에는 정지궤도위성과 이동위성이 있다. 정지궤도위성은 적도 상공 약 3만6000km에서 지구의 자전주기와 같은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에 지표면에서 보면 위성이 한 지점에 정지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안테나 등 수신 장치를 움직일 필요가 없어 기상위성이나 통신위성, 방송위성 등이 대부분 정지위성이다. 정지궤도 이외의 궤도를 비행하는 것은 이동위성이다.
국내에서 제작한 최초의 정지궤도위성은 2010년 6월 발사한 천리안으로 기상과 해양 영상, 방송통신 위성이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세계 7번째 독자 기상 위성 보유국이자 세계 최초의 정지궤도 해양 위성 보유국이 됐다. 천리안 위성에서 매일 170여 장의 기상 영상과 8장의 해양 영상을 촬영해 발신한다. 이를 통해 태풍과 집중호우, 황사, 바다안개 등 특이 기상 현상을 조기 탐지하고 장기간의 해수면 온도 등을 산출한다. 현재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위성 사진은 천리안 위성의 5개 채널에서 관측한 자료로 만들어진다. 여기에 한반도 주변 위성에서 받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시간 기상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필자는 평소 외출할 때나 행사가 있으면 날씨 예보와 함께 기상청의 위성 영상을 직접 보고 판단한다.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위성 영상은 구름의 이동 경로 등을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어 간단히 날씨를 예측할 수 있다. 독자들도 소풍이나 등산 등 야외활동 시 기상청 위성 영상을 보고 스스로 판단해 보기를 권한다. 특히 비나 눈이 오는 경우 본인 위치에서 한두 시간 뒤의 날씨를 맞히는 재미가 쏠쏠하다.
1807년 설립된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의 예산 규모는 연간 약 55억 달러(약 5조9770억 원)이고 1만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산하기관이 6개나 된다. 반면 한국 기상청의 예산은 약 4000억 원이고 인원은 1300여 명이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약 19조 달러이고 대한민국은 1조 달러다. 한국의 경제 규모가 미국의 20분의 1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기상청도 미국 NOAA와 비교해 결코 뒤지지 않는 규모다.
기상청 자체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 강수 예보 정확도는 2010년 89%에서 2015년 이후 92%로 올랐다고 한다. 반면 국민이 느끼는 기상 예보 서비스 만족도는 2014년 77%에서 지난해 74%로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이는 국지성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후의 영향으로 폭염과 장마 예측이 빗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가 짧고 예측 기술 수준이 다소 부족하지만 재해 예방과 신(新)기후체제 적응을 위해서는 예보 선진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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