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숙한 동화를 새롭게 즐길 수 있는 모바일 RPG '그림노츠'가 지난 12일 국내에 정식 출시 됐다. 이 게임은 파이널판타지 시리즈와 밀리언아서 시리즈로 국내 게이머들에게도 친숙한 스퀘어에닉스의 오리지널 타이틀로, 국내 서비스는 플레로게임즈가 맡았다.
'그림노츠'의 가장 큰 강점은 이야기에 있다. '그림노츠' 안에서 동화나 이야기 속의 주인공은 자신의 운명에 서에 쓰여진 대로 살아간다. 예를 들면 신데렐라는 갓마더의 도움을 받아 무도회 장에 가서 왕자님을 만나게 되고 유리구두를 떨어뜨리고 집으로 돌아와 왕자님과 행복하게 오래오래 산다는 식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동화가 캐릭터들이 가진 운명이다.
하지만, 카오스 텔러에 의해 상구(생각할 상, 구현할 구, 일종의 챕터)가 변화하면서 이야기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변화한다. 스토리가 게임의 핵심인 만큼 모든 것을 풀어내면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게임의 초반부 상구이자 앞서 이야기한 신데렐라의 이야기를 살짝 살펴보면, 갓마더가 신데렐라의 운명을 방해하는 카오스 텔러로 등장해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 과정에서 게이머들은 게임의 주인공을 만날 수 있으며, 게임의 주인공은 운명에 서에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은 '공백의 서'를 지녔다. 주인공은 게임 속에서 신데렐라와 소꿉친구로 카오스텔러에 의해 무참히 망가질 뻔한 신데렐라의 운명을 원래대로 돌려 놓게 되며, 다른 동료들과 함께 다른 이야기 속으로 여행을 떠난다.
이후에는 빨간망토, 보물섬, 돈키호테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계속해서 펼쳐진다. 게이머는 비틀어진 동화 속 주인공들을 본래의 모습으로 돌리는 과정을 반복하게 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카오스텔러로 인해 변화한 이야기 외에도 '그림노츠'만의 새로운 이야기도 덤으로 만날 수 있다. 원작의 해피엔딩에 '그림노츠' 만의 덤을 더한 것이라 이해 하면 된다.
특히 이야기가 가진 강점은 게임 전반에서도 나타난다. 상구 속 동화는 중요 히어로의 이야기들도 따로 만나볼 수 있다.(히어로는 게이머들이 그림노츠에서 수집하는 대상 캐릭터를 말하는 것으로, 주인공 캐릭터와 동료 캐릭터에 장착해 활용하는 방식이다.) 특히, 중요 캐릭터의 에피소드를 확인하면 해당 히어로의 특별 아이템까지 얻을 수 있어 1석 2조다. 아울러 게임에 15일 괴리성 밀리안아서의 캐릭터들이 콜라보로 참여해 이벤트 던전도 오픈 됐으며, 이렇게 콜라보로 참전한 히어로도 캐릭터만 참가한 것이 아니라 모두 이야기가 구성되어 있어 또 다른 재미를 전한다.
이야기와 함께 좋은 점수를 주고 싶은 부분은 전투다. '그림노츠'는 수집형 RPG 임에도 손이 바쁘게 움직일수록 전투에서 더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적의 뒤를 노리거나 콤보를 이을수록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 전투와 수동으로 직접 치르는 전투의 성과가 확실히 구분된다.
특히, 가로 축 외에도 세로 축 3개가 준비되어 있어 이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전투를 펼칠 수 있으며, 강력한 필살기를 활용하는 재미도 살아 있다. 특정 필살기의 경우 3개의 축에 자리하고 있는 모든 적을 공격하기도 한다.
아울러 자동전투도 단순히 캐릭터의 판단으로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게이머가 직접 AI의 움직임을 설정해 전투를 더욱 효과적으로 풀어갈 수 있다. 예를 들면 필살기 게이지가 2칸 이상차면, 그자리에서 즉시 필살기를 사용하게 하는 등 자동전투를 풀어가는 방식도 게이머 스스로 결정할 수 있으며, 그 방식도 다양하다.
게임 내 히어로의 경우 게이머는 공격력이 출중한 어태커, 방어를 담당하는 탱커, 원거리 공격을 할 수 있는 슈터, 회복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 힐러 등의 역할로 구분되어 있다. 게이머는 주인공 캐릭터와 그 동료 캐릭터에 히어로를 2명씩 장착해 전투를 펼칠 수 있으며, 서포트로 참전하는 다른 게이머의 캐릭터까지 포함하면 최대 8명의 파티를 구성할 수 있다. 그리고 이 파티를 상황에 맞춰 전략적으로 교체해 활용하면서 재미도 전투의 재미를 배가 시킨다.
주인공 캐릭터 외에는 장착할 수 있는 히어로의 역할(적성)이 결정되어 있는 만큼 조합을 전략적으로 구성해야 한다. 특히, 스토리 진행이나 요일 던전과 같은 이벤트 던전에서 특정 캐릭터를 사용할 수 없거나 꼭 사용해야 하는 등의 조건도 등장해 파티를 구성하는 것 자체부터 게임을 즐기기 위한 중요 요소 중 하나다.
이 외에도 다양한 즐길 거리가 마련됐다. 히어로의 진화를 위한 요일 던전은 물론, 미니어처 월드도 존재한다. 특히, 미니어처 월드의 경우 나만의 마을을 꾸미면서 캐릭터를 더욱 강력하게 키우는 것부터, 다양한 재화의 획득, 영웅의 육성 등 게임의 전반적인 부분에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여기에 하루에 한번 '앵그리버드'와 같은 방식의 미니 게임을 통해 다양한 재화 획득의 기회도 준다.
국내 출시를 위해 플레로게임즈가 노력한 부분도 칭찬 할 만하다. 중요 부분만 소설책 20권 분량에 달한다는 텍스트를 국내 게이머들을 위해 철저하게 현지화 했으며, 게임 내 히어로들의 목소리도 국내 정상급 성우를 기용해 녹음했다. 여기에 사전에 게임 데이터를 모두 내려받을 경우 게임내 로딩이나 다양한 메뉴 이동 등도 여타 일본산 게임에 비해 상당히 쾌적하다. 플레로게임즈가 많은 부분에서 노력을 기울인 것이 엿보인다.
다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 일단 원작이 일본에서 출시된 지 제법 오랜 시간이 흘렀다보니, 플레로게임즈에서 많은 부분을 개선했어도 여전히 일부 UI는 답답하고 불편한 부분이 여전히 존재한다. 전투 진입에 앞서 파티를 구성하지 못하고, 그 앞 단의 메뉴에서나 가능한 식이다. 자동 전투나 카메라 앵글의 확대도 매번 눌러줘야 한다. 다만, 이러한 부분은 일본에서 대대적인 업데이트 버전인 '그림노츠'의 리페이지의 소식이 있는 만큼 국내 서비스 버전에도 빠르게 적용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반적으로 '그림노츠'는 탄탄한 이야기와 수준급의 전투 그리고 동화 풍의 그래픽 등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모습의 수집형 RPG다. 여기에 게임 초반 운영도 좋은 모습이다. 스테이지를 클리어만 해도 넉넉한 재화를 지급하고 있다. 뽑기형 게임의 경우 결국 재화 결제가 게임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인데, 여타 게임에 비하면 정말 넉넉한 수준의 유료 재화를 지급하고 있다. 사전 등록을 통해서도 게임 내 뽑기로 획득할 수 있는 최고 등급의 캐릭터인 5성 캐릭터를 지급했다. 단순히 단기간에 매출을 끌어 올리는 것 보다는 정말 장기간 게이머들과 소통하고 오래오래 서비스를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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