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기 아이에게 충분한 수면 중요… 집안을 덥게 만들면 잠드는데 방해
누워서 억지로 잠 청하지 말고, 가벼운 운동後 잠자리에 들어야
김종윤 씨(44)의 여섯 살배기 딸은 매일 오후 11시가 넘어야 잠자리에 든다. 아침에는 오전 7시 40분이면 눈을 떠야 한다. 맞벌이 부모의 출퇴근 시간에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매일 아침 잠에 취한 아이를 억지로 깨워 식탁에 앉힐 때 마음이 괴롭지만 출근 전 유치원 등원 준비를 마치려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육아정책연구소가 한국 일본 미국 핀란드 대만 등 5개국 2∼5세 아동 학부모를 조사한 결과 한국 영·유아의 취침 시각은 평균 오후 9시 52분으로 가장 늦었다. 특히 오후 10시 이후 잔다는 영·유아가 절반 이상(58.3%)이었다. 2016년에는 한국 영·유아의 하루 평균 총 수면시간이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서구 국가들에 비해 1시간 8분이나 짧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충분한 수면은 성장기 아이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잠을 제대로 못 잔 아이는 덜 자랄 뿐 아니라 비만이나 성조숙증 등 각종 질환에 걸리기 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소년의 경우 집중력이 떨어져 학습에 어려움을 겪고 심하면 행동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수면의학 전문의인 한진규 서울스페셜수면의원 원장은 “연령별 적정 수면시간을 알고 이에 맞춰 수면을 취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한 원장이 권하는 연령별 적정 수면시간은 영·유아의 경우 △0∼2개월 10시간 반∼18시간 △2∼12개월 14∼15시간 △12∼18개월 13∼15시간 △18개월∼3세 12∼14시간 △3∼5세 11∼13시간이다. 어린이(5∼12세)는 10∼11시간, 청소년(13∼19세)은 9시간 15분가량 자야 한다.
하지만 밤늦게까지 일을 하거나 스마트폰을 보다가 늦게 잠드는 사람이 많다. 수면장애 환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미국수면학회는 영·유아∼청소년의 20∼30%가량이 수면장애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수면장애란 수면 중 코골이 및 수면무호흡증, 이갈이, 수면 이상 행동, 수면 중 대화, 야뇨증 등이다.
잠을 자기 어렵다면 수면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 먼저 온도와 습도가 잘 맞아야 한다. 추운 날이라도 집안을 너무 덥게 해놓으면 잠이 잘 오지 않는다. 침실은 18∼23도 사이 약간 선선한 온도를 유지하는 게 좋다. 겨울과 봄은 건조하므로 가습기를 틀거나 수분을 섭취하면 잠이 잘 올 수 있다.
자기 전에 약간의 탄수화물 식품을 섭취하면 잠이 더 잘 오기도 하지만 많이 먹는 것은 금물이다. 과식은 숙면을 방해한다. 잠이 오지 않는데 누워서 억지로 잠을 청하다 보면 오히려 더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이럴 때는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가벼운 운동을 한 뒤 다시 잠을 청해 보는 것이 좋다.
성장기 영·유아나 청소년이라면 가급적 오후 10시 전에 잠들어야 한다. 성장호르몬은 오후 10시부터 오전 2시 사이에 가장 활발하게 분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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