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동아/이진한 의사 기자의 따뜻한 약 이야기]생물학적제제-세포치료제-면역치료제… 생물의약품 주목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28일 03시 00분


최근 질병의 원인이 속속 밝혀지면서 사람, 또는 생물체에서 유래된 것을 원료로 제조하는 생물의약품(바이오의약품)이 치료제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생물학적제제, 세포치료제, 면역치료제 등이 대표적인데요. 비슷해 보이는 이들 약제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먼저 생물학적 제제는 다양한 면역기전 중 질병을 유발하는 특정한 단계를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것입니다. 즉, 질병을 유발하는 원인을 찾아 제압해 증상을 완화하거나 치료하는 원리입니다. 대표적 질환인 건선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우리 몸의 겉 피부는 각질세포로 이뤄져 있는데 각질세포는 각질형성세포가 만듭니다. 일정한 주기로 세포가 탄생해 자라고 또 수명을 다한 세포는 비듬과 같은 피부 껍질로 우리 몸에서 떨어집니다.

이러한 각질형성세포 증식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면역세포 중 하나인 ‘T세포’인데요. 이 T세포가 비정상적으로 활발해지면 각질형성세포가 빠르게 증식해 각질이 겹겹이 쌓여 ‘건선’을 유발합니다. 최근 출시된 건선치료 생물학적 제제인 ‘코센틱스’는 T세포가 비정상적으로 활발하도록 만든 특정 단백질(인터루킨-17A)을 차단해 피부를 깨끗하게 개선시킵니다. 생물학적 제제의 단점 중 하나가 높은 가격인데, 작년에 중등도 이상 건선의 경우 치료제 환자 부담금이 10%로 낮아졌습니다. 즉, 첫 1년 기준으로 약 220만 원의 비용이 듭니다.

세포치료제는 몸 안에 손상됐거나 질병이 있는 세포 또는 조직을 회복시키기 위해 살아있는 세포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살아있는 세포를 추출해 체외에서 배양, 증식, 선별 등 여러 방법으로 세포의 생물학적 특성을 변화시킵니다.

주입된 세포는 체내에서 특정한 세포로 분화되어 손상된 조직을 대체하거나 손상된 장기나 조직이 스스로 치유가 되도록 돕는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몸의 기능을 회복시킵니다. 사용하는 세포의 종류와 분화 여부에 따라 체세포치료제와 줄기세포치료제로 구분하고 세포의 기원에 따라 자가, 동종, 이종세포 치료제로도 구분합니다. 최근 무릎관절 줄기세포 치료제인 카티스템, 조인트스템(임상 중) 등이 대표적인 세포치료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용은 1000만 원 정도로 아직은 비싼 편입니다.

면역항암제는 암세포와 면역세포의 결합을 차단해 면역세포가 암세포 공격력을 강화시키는 치료제입니다. 인체의 면역체계는 기존에 없던 새 물질(바이러스, 박테리아, 감염된 세포 등)이 들어오면 이를 제거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공격을 시도합니다. 그런데 암세포는 자기도 살아남기 위해 면역세포(T-세포)의 면역기능을 억제하는 특정 단백질을 내보내 면역시스템의 공격을 피하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암세포가 분비하는 특정 단백질 PD-L1의 경우 면역세포가 이를 받아들일 경우 동료로 인식해 암세포를 공격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암세포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것이지요. 면역치료는 암세포의 특정 단백질과 면역세포와의 결합을 차단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제대로 인지하고 제대로 공격할 수 있도록 합니다.

대표적인 면역항암제는 키트루다(흑색종, 폐암 등), 옵디보(흑색종, 폐암 등), 티쎈트릭(방광암 폐암 등) 등 세 가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같은 면역항암제들이지만 주력 분야와 특징은 조금씩 다릅니다. 그러나 아직 환자들의 비용 부담이 높습니다. 비급여의 경우 이들 약값이 1회 투여에 500만 원 이상으로 비싼 편입니다. 국내 환자들이 혁신적인 최신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신속한 급여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한진 의학전문기자, 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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